25. 가격과 비용

_ 합리적 가격이란 합리적 비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제품을 만들면, 가격 책정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팔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란 무엇일까요? 가격을 얼마로 할지 고민하지만, 사실 고객들이 구매결정을 할 때,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비용이 아닐까요?

가격과 비용은 같은 말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전문서적을 찾아본 것은 아니니까요.

가격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자가 구매하기 위해 교환해야 하는 화폐의 양을 정의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상품의 가격이 천 원이라면, A라는 재화를 소비자가 구매하려면 천 원만큼의 화폐의 양으로 교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비용은 그 재화나 서비스가 구매한 고객만이 아니라, 좀 더 광범위하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돈으로 환산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노인의 지하철요금이 무료입니다. 가격이 0원이라는 말이죠. 그래서, 지하철공사 적자의 원인으로 계속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전 움직이고 이동하는 것은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들이 지하철이 무료인 덕분에, 집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고 활동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한다면, 병원비등을 절약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지하철로 이동한 노인들이 어딘가에서 소비생활을 한다면, 그곳의 경제에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지하철 요금이 0원이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아껴지는 비용은 지하철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더 복잡한 문제들이 추가로 존재하기는 합니다. 지하철이 없는 지역에 사는 노인과의 형평성문제, 그리고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면서, 과연 노인의 나이를 몇 세 이상으로 정의할까 등등.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가격은 재화나 서비스를 1차적으로 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이라면, 비용은 보다 넓게 보는 것이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로사비타'라는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가격 보다 비용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와도 잘 맞을 것 같았고요. 원가, 홍보비, 영업마케팅 비용, 인건비 등등을 고려한 후, 책정하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이 '로사비타'가 사회에 미치는 비용에 대한 영향을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로사비타는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과 각종 에너지 대사를 통한 활력, 그리고 면역에 대한 기능성 성분을 배합한 제품입니다. '스트레스 관리'가 중심이고, 스트레스로 인해 떨어진 활력과 면역기능을 증진시키는 데에 도움을 줌으로써, 스트레스 관리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배합 성분을 정하고,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즉, 로사비타의 가격이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다른 행동들에 필요한 비용보다 저렴하다면. 혹은 로사비타의 가격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나쁜 것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비용보다 저렴하다면. 로사비타의 가격은 합리적인 비용을 제안하는 합리적인 가격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까요? 회사에서 보면, 회의 중, 쉬는 시간이면, 흡연자는 모두 담배를 피우러 가고, 비흡연자는 모두 커피를 만들러 갑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는 시간이 점심시간 전이면, 자극적인 점심식사 메뉴를 정하고, 여기에 아주아주 달콤한 디저트까지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죠. 회의가 끝나는 시간이 저녁시간이면,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빠지지 않고요. 소주 한잔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한 병씩은 마시게 되죠. 이러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의 결과는? 내장지방을 포함한 살, 속 쓰림, 위장 장애, 두통, 담배로 인한 각종 질병 등등. 이 모든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요? 음... 전 계산하는 방법을 모르겠네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로사비타 1일 치의 가격이 흔히들 마시는 저가커피전문점의 커피 한잔 가격과 같거나 약간 저렴하다면. 이 가격은 당연히 흡연가의 하루치 담배값보다 훨씬 저렴할 것이고, 소주값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할 것입니다. 여기에 내장지방, 살, 속 쓰림, 위장장애, 두통, 담배로 인한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 로사비타에 들어있는 홍경천추출물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해 증가한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함께 배합된 비타민 B군을 통해 에너지대사와 생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역시 함께 배합된 아연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해 저하된 면역력도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이 가격은 삶의 비용을 아주 많이 절감할 수 있는 가격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다행히도 이 가격은 로사비타를 제작한 회사의 입장에서도 아주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격과 비용의 차이부터 시작해서, 로사비타의 가격, 그리고 이 가격이 왜 삶의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삶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인지를. 어려운 숙제가 여전히 남습니다. 그래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가다 보면, 전달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