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가치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 사회가 되기는 어려운 걸까?
최근 두 개의 기사를 봤다.
하나는 이번 산불을 끄기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의 식사에 관한 기사였고, 하나는 불경기에도 국회의원들의 재산은 늘었다는 기사였다.
남쪽 지방 산불로 정말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고, 지금도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현장에서 본인의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이 있다. 그런데, 그 기사 속의 소방관들의 식사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미역국에 만 밥. 근데, 기사내용을 보면, 실제 재난현장에서 소방관들은 대부분은 이보다 못한 식사를 하게 된다고 한다. 재난현장이라는 상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재난현장에서 제대로 밥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을 리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럼 평소에는 소방관들의 식사가 충분한 대우를 해드리는 식사일까? 내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다. 부족한 급식예산으로 질적으로 좋지 않은 식사를 한다고 전에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번에 같이 나온 기사 중에는 소방관들에게 월 4만 원의 위험수당이 신청되었으나, 거절되었다는 기사도 있었다.
반면에 국회의원들의 재산에 대한 기사는 제목 자체가 '불경기에도 재산이 늘었다'였다. 물론 재산이 마이너스인, 즉 순수하게 빚이 더 많은 국회의원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억대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이도, 강남권에 집을 가진 이도 꽤 있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이룬 것이 죄는 아니다. 정당하게 이룬 '부'라면, 존경받아 마땅하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 소방관들이 처한 현실을 보며, 과연 이들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대우받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소방관들이 화마와 싸우는 일은, 본인의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며, 다른 생명을 구하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아주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일이다. 그런데, 난 소방관들이, 소방관들의 가족들이 '부'를 소유하고 풍족하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비단 소방관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가치'있는 일을 하는 이들 중에, 상당수는 그 일에 대한 댓가을 가지고 풍족하게 살거나, 부를 쌓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부가가치의 창출'이나 '지적 재산권' 등의 가치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도 이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정말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이들이, 그 일에 대한 대가로 받는 보수로 부유하고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며,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불경기에도 재산이 늘어난 이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들 역시 노력의 대가로 얻은 것일 테니까. 그냥, 그들이 '사회의 지도층'이고 이 사회의 '시스템'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소방관처럼,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이들이, 그 가치에 맞는 대우를 받는 사회가 되도록 고민하고 있기를 바래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