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선 도로의 텍사스 스케일
달라스를 처음 들어본 것은 80년대 인기 미드 <달라스>를 통해서 이다. <달라스>는 기억에 없는데 동시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다이너스티>의 여주인공, 린다 에반스와 조안 콜린스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린다 에반스의 가운데 가르마 애교머리로 이마를 가리는 뱅 헤어 스타일은 그 시대에 유행이었다.
미시간에서 달라스 텍사스 까지 차로 운전해서 약 18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하루에 6시간씩 운전하고 4 시간 골프를 치고 2박을 하면서 힘들지 않고 가볍게 도착했다. 간헐적으로 2~3시간 운전을 도운 것을 포함하여 이렇게 장거리 드라이브하기는 처음이다. 오하이로, 인디애나와 일리노이, 아칸사주를 거쳐 드라이브를 하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곧게 뻗은 도로에서 크루즈로 세팅하고 도시를 벗어나 Joy Ride 하면 이렇게 잘 닦인 도로를 혼자 쓰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다.
얼마 전 다녀온 아기자기한 이탈리아 여행과 비교가 되면서 광활한 땅을 점유하고 이렇게 공간을 넓게 쓰는 것이 미국이구나 싶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2003년도 인가 뉴욕을 시티 투어를 하면서 그동안 들었던 명성에 비해 도시가 크지 않아서 의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가 어딘가? 뉴욕이지 않은가...
달라스에 가까워지자 저 멀리 도시의 마천루가 조명에 반짝인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은 아니지만 도로의 너비와 차선으로 보아 엄청난 교통량으로 도시의 크기가 가늠이 된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16차선의 도로,
왕복 10차선의 도로의 한가운데로 2차선 익스프레스가 있다. 한 방향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러시아워에 맞추어 방향이 정해지는 모양이다.
군데군데 고가 도로가 거미줄 망처럼 2단 3단으로 엮여 있다.
어떤 곳에는 왕복 10차선 도로가 가운데에 있고 왕복 6차선 도로가 양쪽으로 있어 가히 가진 것은 땅 밖에 없으니 네 마음대로 지어~라고 말하는 듯 펼쳐져 있다.
처음으로 텍사스 스타일 도로에 압도가 되었다.
텍사스 주의 영토는 미국에서 알래스카 주 다음으로 크며 인구는 캘리포니아 주 다음으로 많다. 유렵에서 영토가 가장 넓은 프랑스보다 크고 경제는 한국 GDP를 능가한다고 한다. 서부와 동부가 만나는 중간 지점으로 달라스, 오스틴, 휴스턴 중심으로 석유, 금융, 첨단 기업들이 즐비하다.
역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텍사스에 원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물리치자 스페인이 110년 동안 선교사와 정착민을 들여 영역을 확장하려다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하면서 스페인이 물러난 자리에 미국으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인다. 멕시코인보다 많은 미국 이민자들이 혁명을 일으켜 텍사스 공화국을 세운다. 인디언과 멕시코인의 위협으로 심각한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하면서 미국의 28째 주로 편입된다. 이후 멕시코와 미국의 전쟁으로 멕시코가 패배하면서 15 밀리언 달러에 대한 대가로 텍사스와 다른 남서부의 대지들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였다.
텍사스주의 기록된 역사에서 텍사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6개 국가가 차지한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스페인, 멕시코, 텍사스 공화국, 남북전쟁 당시의 남부 동맹, 그리고 미국입니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을 때 멕시코 텍사스는 새로운 국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정착을 장려하기 위해 멕시코 당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조직적인 이민을 허용했고, 1834년에는 3만 명이 넘는 영국인이 텍사스에 거주하여 멕시코인 7,800명에 비해 4배나 많았습니다.
출처: 빙과의 대화
인구 구성은 히스패닉(중,남미계) 34%, 아프리카계(14%), 그 나머지가 백인과 아시아인으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있다. 한인 타운에 들려서 잘 차려진 한국 음식으로 호식을 하는데 서빙하는 종업원이 "그라시아"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가 분명 미국인데 땡큐대신 스페인어가 쓰이는 장면이 예전에 마이애미에 갔을 때 온갖 스페인 방송이 나오던 것과 오버랩되었다.
갑자기 내가 사는 미시간이 백인중심 업타이트(깐깐한) 곳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축산업 (소고기)과 농업(면화)이 풍부한 텍사스는 카우보이 모자에 카우보이 부츠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한다. 로데오 경기는 스탁야드 (소 파는 장)에 가야 경기장에서 구경을 할 수 있다. 소를 사고팔고 하는 것은 과거의 일이 되었으므로 로컬 식당에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온갖 사냥에서 잡은 박제된 동물들로 장식이 되어 있다.
멕시코 음식과 텍사스 음식을 Tex-Mex food라 부른다고 하는데 타코와 바비큐가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서로 잘 어울리면서 리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