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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썽으니 Sung Oct 12. 2019

생각보다 너무 잘 살아서 놀란 경제 대국, 말레이시아

22개국, 100개도시 고백아시아

말레이시아에 대한 첫 인상

동남아시아에 싱가폴을 제외하고는 경제 대국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이러한 잘못된 고정 관념 (Cliche)은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직후 깨졌다. 정말 너무나 잘 살아서 놀랐다. 물가도 거의 우리나라의 4/5수준으로 비슷한 것 같다. 찾아보니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퍼시픽 지사가 싱가폴, 홍콩 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에도 많고, 오히려 글로벌 지사를 세울 때 우리나라보다 말레이시아를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내가 몸담고 있는 에어아시아도 본사가 말레이시아이다.  

말레이시아의 수도는 쿠알라룸푸르이며 싱가포르 옆에 바로 붙어있어서 싱가포르에 여행갔을 때 육로로 잠시 다녀갈 수도 있다. GDP는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인 반면 말레이시아는 세계 38위이지만, 우리나라 못지 않게 현대화되고 글로벌한 국가라고 느꼈다. 국교는 이슬람교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히잡을 쓰고 다닌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으며, 언어는 말레이어(공용어), 영어, 중국어이다. 의외로 화교가 많아서 중국어를 쓰는 도시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너무나 도시스러웠던 쿠알라룸푸르

첫 촬영, 쿠알라룸푸르 : 내가 행복했던 이유

쿠알라룸푸르의 인생샷 명소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9개월 100개도시 여행 중 첫번째로 도착한 도시가 쿠알라룸푸르였다. 촬영이 있는 도시에서는 따로 계획을 짤 필요없이, 딩고에서 스토리보드를 기획한대로 일정에 따라 예약이 되어 있었고, 촬영을 도와주는 현지 코디네이터도 있었다. 9개월 동안 딩고와 함께 했던 도시가 10개 도시 정도 되는데, 그 중 아침부터 밤까지 촬영 일정이 가장 바빴던 도시가 쿠알라룸푸르였다. 하지만 아무리 바빴어도 정말 행복했다. 마이크를 차고 영상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왜냐하면 돌아 돌아서 오긴 했지만, 방송을 향한 오랜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9개월 간의 긴 여행여정을 함께한 딩고PD님, 카메라 감독님 


초등학교 4학년 때 까지 나의 꿈은 발레리나였다. 리틀엔젤스회관에서 공연을 하고, 학교에서도 발레부에 들었고, 선화예고 앞의 발레학원을 다녔다. 유연성도 좋고 학원에서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일년에 한 번있는 리틀엔젤스회관에서의 공연 때 주연이 되지 못했다. 실력의 문제보다는 마른 체질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연이 되지 못했다고 스스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 때 우리집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서 3개월 만에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미국에서 생각없이 너무 많이 먹어버린 탓에 살도 많이 쪄있었고, 더불어 발레를 전혀하지 않았던 탓에 유연성까지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 때 처음, 나는 꿈을 잃었다. 


다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기존에 다녔던 학교가 아니라 새로운 학교로 전학가게 되었다. 그 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반이 4개 뿐이라 전교생이 이미 서로를 다 알고있는 학교였다. 이미 친한 친구들끼리는 서로 그룹이 나뉘어져 있었고, 나는 한 명의 이방인에 불과했다. 왕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무관심과 소외감에 놓여있었다. "내가 좀 더 예뻤더라면, 내가 좀 더 말랐더라면 아이들이 나랑 놀아줬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루는 놀이터에 지나가다가 우리 반에서 가장 예쁜 친구 중 한 명과 마주쳐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본인의 꿈이 연예인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연예인이라는 직업. "아, 나도 연예인이 되면, 나도 예뻐지면 이런 무관심과 소외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그 때 갖게 되었다. 물론 나는 너무 살찌고 못생겨서 장래희망 란에 연예인이라고 쓰면 남자애들한테 놀림감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냥 내 마음 속에만 꽁꽁 숨겨둔 꿈이 되었다. 어렸던 나는 관심받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다.


부모님의 영향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연관관계는 굉장히 크다. 물론 아닌 케이스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영향을 크게 받았다. 아버지도 일반적인 회사에서 일하셨고, 엄마도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었기 때문에 해외 TOP스쿨 MBA에 대한 이야기를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들었던 것 같다. MBA를 다녀오면 회사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라는 이야기들 말이다. 예를 들어, 집에서 부모님들이 공무원 이야기를 많이 하시면, 자녀가 공무원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님이 음악을 하시는 경우, 자녀가 음악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혹은 부모님이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거나, 내 자녀는 이것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그려놓은 그림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이다. 부모님이 어떤 직업에 대해 강요를 하지 않더라도 무의식 중에 본인이 선호하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하게 되고, 자녀의 관심사도 무의식 중에 이에 종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자녀는 부모님을 만족시키고 싶어하니까. 


부모님이 전혀 강요한 적은 없지만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직업 리스트를 떠올려 보았을 때, 들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미래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성공의 공식은 회사를 들어가서 경력을 쌓고 MBA를 가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MBA입학전략' 같은 책을 사서 읽었던 것 같다.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자라온 환경에서 상상할 수 있는 2가지 꿈은 ① 연예인 (방송인) ② MBA 나와서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는 커리어 우먼 둘 중에 하나였다. 아니면 둘 다 거나. 물론, 이 모든 꿈들은 내가 진정한 신앙을 가지기 이전에 세상적인 가치관 안에서 가졌던 목표였다.


연예인을 준비하고 싶어서 부모님께도 말씀드렸지만, 대학교부터 입학하고 준비하라고 하셨다. 고등학교 때는 공부부터 하라는 것이 부모님의 하명이셨다. 대학을 가서도 연기학원도 다녀보고, 춤도 배워보고, 노래도 배워봤지만 항상 끝까지 안하고 중간에 멈춰섰던 것 같다. 오히려 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었을 때, 부모님께서 잘 생각했다고 그 쪽 길은 아닌 것 같다고 항시 말씀하셨던 그 하명을 지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있었던 것 같고, 내 끈기도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방송에 대한 미련은 이상하게도 꾸준히 남았다. 그래서 이랜드를 다니는 도중에도 반차내고 SBS 리포터 선발 오디션도 보러가고, 심지어 이랜드를 그만두고 GMAT 공부하다가도 아이돌학교에 지원서를 넣었던 흑역사가 있다. 물론 GMAT 시험날이랑 아이돌학교 오디션 날이랑 겹쳐서 GMAT 시험을 보러갔기에 나는 아이돌 학교에 '떨어졌다'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튼 방송에 대한 미련은 항상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미련을 덮어두고 잊으려고 노력했던 '방송'에 대한 꿈에 조금이지만 다가간 것만 같아서, 쿠알라룸푸르에서 촬영 일정이 아무리 바빴어도 너무나 행복했다. 딩고라는 채널에 오랜 기간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그저 촬영할 수 있다는 기쁨 안에서 감사함으로 모든 순간에 임했던 것 같다. 친구들도 방송에 대한 나의 미련을 알기 때문에, 이 소식을 듣더니 "성은아 (방송 쪽으로) 돌아 돌아서지만, 가긴 간다" 라고 말해주었다. 글쎄,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행복했다. 


얼마나 행복했던지, 쿠알라룸푸르 택시 안에서 갑자기 창문 밖을 보는데 내가 회사 안이 아니라 업무에 대한 걱정없이 촬영을 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행복해서 나도 모르게 '아악! 행복해!' 소리를 질러버렸다. 조용하던 택시 안에서 갑자기 지른 내 탄성을 듣고 다들 화들짝 놀라버렸다. 그 정도로 나는 첫 촬영이 너무나 행복했다. 


첫 도시로 향하는 여정, 그 설레임


▣ 쿠알라룸푸르 추천 맛집


*상호명 : 올드타운 화이트 커피

*썽으니 한마디 : 말레이시아 전역에 있는 대표적인 커피 전문 브랜드인데, 카야토스트와 화이트커피가 유명하다. 카야토스트는 샤니 호떡같은 익숙한 맛이고, 화이트커피는 믹스커피 느낌이다. 사실 명성과 기대에 비해 크게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대표 브랜드이니만큼 말레이시아에 오면 기념삼아서 한 번 먹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랑카위, 물을 좋아하는 젊은이여 모여라!


워터 액티비티로는 가성비 갑! 100개도시를 다녀봤지만 여기만큼 물놀이에 최적화된 도시는 없었다. 제트스키, 패러 세일링, 스킨스쿠버 등 워터 액티비티의 기본기는 랑카위에서 뗐다. 제트스키는 4시간 동안 타는 코스가 한화로 17만원 정도 하는데, 주구장창 제트스키만 타는 것은 아니고 섬을 돌아다니면서 핫도그도 사먹고 섬도 구경하고 독수리 사파리도 보는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포함되어 있다. 동남아 지역은 거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관광 물가에 빠삭한데, 4시간 동안 17만원은 정말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이다. 그리고 원래 대부분의 다른 관광지는 10분 동안 체험 수준으로만 맛보기만 보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가이드가 함께 타서 뒤에서 운전해주기 때문에 내가 직접 운전하는 시간은 적다. 그러나 랑카위는 직접 운전할 수 있어서 스릴 만점이었다. 이외에도 낚시, 디너 선셋크루즈, 패러세일링, 스노쿨링,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워터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었다.하지만 그만큼 물놀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간다면 할 것이 없다는 점은 랑카위의 약점일 수 있다. 그리고 해변가가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는 접고 가시기를 바란다. 워터 액티비티를 즐기는 최적의 여행지라는 기대만 가지시길! 하지만 그보다 더한 랑카위의 최대 약점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맛집이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있었던 맛집 The sunset bistro도 영상 만들다가 구글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다. 폐업이라고 써있었다. 아직 방문한지 1년도 안되었는데.. 랑카위의 유일한 맛집이었는데 너무나 슬펐다. 

 

 바다가 있는 동남아 도시에는 대부분 디너 선셋 크루즈가 존재한다
랑카위  해변가 자체는 예쁘지 않으나, 다양한 워텅액티비티(ex.제트스키, 디너크루즈, 호핑투어 등)를 통해 바다 멀리까지 나간다면 동남아의 아름다운 바다를 경험할 수 있다.
낚시, 패러세일링, 스노쿨링
가장 강력 추천하는 액티비티 : 제트스키

함께 여행 간 우리 넷의 공통적인 의견은 '숙소는 싼 곳에 자고 액티비티를 더 많이 하자' 였다. 그래서 랑카위의 숙소를 싼 곳에 잡았다. 그런데 너무 싼 곳에 잡았나보다. 치우가 베드버그에 물렸다. 베드버그라니! 여행 출발한 지 아직 두번째 도시인데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사실 베드버그만 문제가 아니었다. 빨간 벽돌집 같은 내부,침대 위에는 언제 빨았는지 모르겠는 담요, 그리고 욕실까지 더하면 수용소 느낌이 물씬 났다. 그리고 모기도 너무 많아서 질식사 저리가라 할 만큼 모기향을 피워두었었다. 랑카위에서는 호텔 자체가 타 지역에 비해 너무 비싸서, 안 좋을 것을 무릎쓰고 이곳으로 정했지만 이렇게 안 좋을 줄이야! 


▣ 랑카위를 간다면 이 숙소 만큼은 피할 것!

트립어드바이저 평가

*상호명 : Sandy beach resort

*썽으니 한마디 : 1박에 3만원, 배낭여행객 돈 아끼려다가.. 낭패를 보았습니다. 돈 쓸 때는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만든 최악의 숙소! 리조트라는 말에 속지 말 것. 모기가 득실 득실. 모기향에 질식사도 가능한 무서운 숙박시설.



아니, 아직 두번째 도시 랑카위인데 첫 싸움이라니...


사실 첫 싸움이라고 하기에는 나의 일방적인 빡침이었다. 여고, 여대를 나왔고 남동생도 없는 나에게, 치우와 보준이는 인생의 도전과 같은 짖꿏은 장난꾸러기들이었다. '도대체 남자들은 왜 놀리는 걸 좋아하는 걸까?' 질문에 대한 의문점은 영원히 미해결 과제로 남을 것만 같다. 이성적으로 좋아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본능적으로 놀리고 싶은 유전자가 남자한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딩고 촬영을 하다가 내가 아이돌의 꿈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그렇게 놀려댔다. 당시 29살인 나에게 30세에 아이돌 도전해보라며... 아이돌 학교 얘기도 꺼내고... 여행 초반이니까 웃기고 싶고 친해지고 싶어서 꺼낸 얘기 였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반복되는 이야기가 놀림으로 느껴졌고 꿈에 대한 상처를 들쑤시는 것만 같이 힘들었었다. 내가 그만큼 예쁘지 않고 그만큼 빛날 자격이 없었을 지 몰라도 내가 아이돌을 꿈꿨다는 사실마저 놀림감 취급당하는게 싫었다. 계속 되는 놀림 끝에 내 분노게이지가 잠을 못 이룰 만큼 높아지는 바람에, 밤중에 할 말 있다고 남자 방으로 찾아갔다. 


진지하게 꿈꿨었고, 그걸 포기하는게 너무 힘들었었고, 너희가 그걸 다시 꺼내서 내 상처를 후벼파는게 나는 너무 마음이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 도중에 울음이 터져버렸다. 내가 우니까 아이들이 놀라서 미안하다고 달래줬다. 내가 그정도로 힘들어하는지 몰랐으니까 계속해서 놀렸던 것같다. 보준이는 내 울음에 얼었던 것 같고 (우리 아버지도 그렇지만 보통의 남자는 여자가 울면 당황한다), 치우는 정말 프로페셔널 하게 잘 달래줬다(디자인 전공을 해서 그런지 같은 과 여자사람친구들을 많이 놀리고 울려보고 달래본 솜씨다). 그래도 애들이 참 착하고 순수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그 이후로 '아이돌' 주제로는 놀리지 않겠다고 합의를 보았고 여행 끝날 때까지 그 약속을 잘 이행했다. 다만 다른 주제로는 끊임없이 놀렸다. 분명 여행의 재미의 50%는 썽으니 놀리기가 아니었을지 싶다. 그 다음부터는 주로 내 흑역사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했다. 나는 그것이 왜 웃긴지 아직도 모르겠다.

아이돌학교 따라잡기... ^^ 나이 30살에 철없는 것은 매력인가 주책인가

호캉스 오졌다리 오졌다! - 페낭


모델의 삶이란, 쏘 스윗(SO SWEET)한 것! 에어아시아를 통해 호텔을 처음 협찬받았는데, 이 이후로 부띠끄 호텔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시설도 너무 좋고, 럭셔리하고, 예쁘고, 아니 이런 것이 호캉스의 행복인가! 여성 취저의 호텔 분위기에 매료되어 찍어야 할 영상만 없었으면 계속 방에 있을 뻔 했다. 페낭은 생소할 수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엄청 밀고있는 예술 관광 도시이다. 곳곳에 예술 벽화도 그려져있고, 음식도 맛있다고 소문나 있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카페도 굉장히 많다. 사실 말레이시아 전통음식은 맛있지 않았는데, 페낭은 화교 쪽 영향을 많이 받아서 중국풍의 맛 덕분에 전체적으로 맛있게 느껴졌다. 


▣ 페낭에서 꼭 봐야 할 예술 거리

*상호명 : 페낭 벽화 거리

*썽으니 한마디 : 거리 곳곳에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그림 앞에 자동차가 세워져있거나, 노점이 운영하고 있을 때도 있다. 그만큼 벽화가 생활 안에 묻어져있는데, 어우러짐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벽화가 그려진 곳을 알려주는 지도를 호텔에서 가지고 있으므로, 조지타운 구석구석에 있는 벽화를 찾아보는 것도 페낭여행의 묘미이다.


▣ 페낭에서는 이 숙소 추천!

*상호명 : The Edison, George town, penang

*썽으니 한마디 :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방 내부의 분위기에서 마치 공주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아기자기한 부티끄 호텔이다. 아이보리 색감, 에메랄드와 블루톤의 인테리어는 시각적 편안함을 준다. 실제 가격은 1박에 16만원 상당! 랑카위에서 최악의 숙소를 경험하고 온터라 천국과 지옥같은 극명한 대비에 침대가 더욱 포근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리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간식 바와 와인 타임도 준비되어 있으니 호캉스로는 100점 만점! 또한 얼마나 친절하시던지, 15일 만에 한식이 그리웠던 우리는 불닭볶음면을 만들어먹을 수 있도록 주방을 잠시 빌려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주방에서 직접해다 주셨다. 동남아에 불닭볶음면이 워낙 보편화되어 있어서 조리방법을 다 아신다는 점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얼마나 히트를 쳤던지 왠만한 슈퍼나 편의점가도 구매가 가능했고 (도대체 왜 때문에 한국에서부터 무겁게 가져온걸까) 종류도 훨씬 다양했다. 

이 곳이 정녕 말레이시아 편의점이 맞다는 말인가! 보이는 것만 불닭볶음면이 5종


▣ 페낭에서 꼭 가야하는 맛집

*상호명 : Original penang kayu nasi kandar

*썽으니 한마디 : 맛집으로 유명한 도시 페낭에서 꼭 먹어야하는 스위트 디저트 "로티티슈". 밀가루 반죽을 티슈처럼 얇게 펴서 연유, 버터, 설탕을 발라 바삭하게 구워냈는데, 100cm 길이는 비쥬얼 깡패! 달달하고 바삭한 식감의 로티티슈가 입에서 사르르 녹기까지 하는 MUST EAT 메뉴. 그러나 어마무시한 메뉴인 만큼 장인님만이 만들 수 있는데, 장인님 출근시간이 오후 3시반 이후 그 어느 시점 쯤 이라는 점은 방문 전 꼭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고백친구들도 점심먹으러 갔다가 아직 출근 안하셨다는 이야기에 허탕치고, 언제 오시냐고 물어봤더니 3시 반 이후에 온다고 해서 주변 몰에서 방황하다가 다시 간 것인데, 저희가 왔을 때도 아직 출근 전이셔서 전화해서 독촉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여유있는 생활 패턴과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으므로, 안전하게 4시 이후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손님 기다린다고 다른 직원이 전화도 넣어주시고, 만드는 과정 촬영하는데 장인님도 재밌게 리액션도 해주시고 즐거운 추억만들고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식사류가 아닌 디저트이기 때문에 해당 메뉴만 체험해보시길 바래요! 다른 메뉴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로티티슈는 맛있어요. 


도전! 과일의 왕, 두리안

동남아 야시장의 북적임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동남아에서는 야시장이 유명하다. 그래서 페낭에서도 야시장의 매력 속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사람이 북적이는 야시장, 말이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최고의 맛집을 찾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서있나 줄의 길이로 판단하면 된다. 일단 줄이 길면 맛있다는 사실은 세상의 진리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우리도 눈치게임에 성공하여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그 후 문득 향한 곳은 두.리.안.트.럭!



동남아에 왔으면 두리안 정도는 한 번 먹어봐줘야 한다는 도전 정신과 함께, 유튜브 각!을 만들겠다는 자본주의 정신이 결합되어 도전으로 이어졌다.두리안을 고르면 트럭아저씨가 껍질을 까서 트럭 옆 간이 테이블에서 먹고 갈 수 있도록 해준다. 과연 그 맛은!


식감은 고구마을 삶아서 짓이긴 느낌!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하면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두리안..의 화장실st 향. 물론 개인적 취향이니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심지어 서울에서도 두리안 판매 트럭을 봤다), 나는 아직 과일의 왕인 두리안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과일 두리안은 그나마 먹을만했다. 싱가폴에서 먹었던 두리안 맥플러리는 사상 최악이었다. 과일 두리안보다 93배 쯤 더 두리안 향이 아주 강력하게 많이 났다. 두리안 맥플러리를 먹은 이후 다음날 그리고 다다음날에는 두리안 악몽을 꾸었을 정도로... 그러나 언젠가는 이 깊은 과일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차라리 과일이 낫습니다


말레이시아 작은 소도시들

대한민국도 구석 구것 정말 예쁘고 신비로운 곳이 많듯이,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보물같은 다양한 소도시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그 중 각 도시에서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나 꼭 가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도시를 위주로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 쿠알라 트렝가누 : 해외에서 맛집을 찾는 외식 전문가의 기준


9개월 여행 중 최악의 음식점, 근데 트립어드바이져 1위 맛집이라고?


외식 커리어가 있다보니 사람들이 해외에서 맛집을 찾는 방법을 많이 물어보곤 한다. 한국은 구글맵이 거의 작동하지 않지만, 해외는 무조건 구글맵을 이용한다. 평점 4.0 이상과 한줄평을 찾아본 후 현지 맛집을 찾아가거나 현지인이 운영하는 맛집 전문 인스타그램을 해시태그로 찾아서 위치를 보고 다니는 편이다. 그러나 쿠알라 트렝가누에서의 뼈아픈 실패 이후 맛집 찾는 로직에 한 가지 항목을 더 추가 시켰다. 구글맵 한줄평 중 한국인의 평가가 하나라도 있는 곳으로 가자는 것! 외국인의 입맛과 한국인의 입맛은 굉장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외국인은 맛있다고 느낄지라도 우리 입에는 안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에 트립어드바이저 1위 맛집인 Madam bee's kitchen을 갔다가 우리 넷 다 경악하고 나왔다. 일단 요리가 거의 즉석해서 만들어 주지 않고 전자렌지에 데워져서 나왔고, 무엇보다 오뎅같은 저 길다란 메뉴는 상상이상으로 비렸다. 썩은 생선 비린 향의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다른 메뉴도 크게 맛있지 않았는데, 다만 말레이시아 전통음식인 파란 밥이 신기했지만 맛 자체는 그 어느 메뉴 하나 맛있지 않았다. 이후 우리는 트립어드바이저도 믿을 것이 못되는 구나. 어떤 맛집이든 한국인 입맛에 맞게 한국인 평가가 한 줄이라도 있는 곳으로 가자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하였다. 9개월 간의 여행 중 가장 최악의 음식을 꼽으라면 이 곳을 꼽고 싶다. (*현재는 트립어드바이저 맛집 부문 3위)



▣ 알로르 세타르 : 인생 브런치 맛집을 경험하다


쿠알라 트렝가누에서 최악을 맛보았다면, 알로르 세타르에서는 최고의 현지 브런치 맛집인 Breakfast Station을 찾았다. 하나같이 다 맛있었는데, 그 중 특별히 Oletto와 Kayatop은 한국에 들여오고 싶었다. Oletto는 우리나라 길거리 토스트 맛이었는데 조금 더 진득한 맛이었고, Kayatop은 안은 부드러우면서도 겉은 바삭한 빵 속에 카야잼과 흘러내리는 계란 속이 어우러져 그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마일로(우리나라 네스퀵 같은 동남아의 초코음료브랜드)도 비쥬얼이 장난아니었던 그러나 보기보다 달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메뉴도 사진만큼 많이 시켰는데 총 35링겔(한화 약 9,600원)밖에 안나와서 핵이득이라는 느낌적 느낌이 들었으며, 브런치 맛집인 만큼 7:30am -12:30pm 까지 단 5시간 밖에 영업을 안하기 때문에 방문을 위해서는 아침에 서둘러야 한다. 또한 리얼 현지 맛집 발견이라고 느낄 수 있었던 포인트가, 외국인이 방문이 처음이었던 것 처럼 우리를 환영해주시고 주인 오빠(?)와도 함께 사진찍기도 했다. 그리고 블랙퍼스트 스테이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우리 사진이 업로드되었다. 여행에서의 추억이 우리 기억 속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시간을 함께 보낸 현지 친구들의 기억 속에도 남겨진 것 같아서 더욱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 조호바루 : 당신에게 동심을 선물합니다, 레고랜드 "레고호텔"


사실 레고랜드 자체보다 레고랜드 옆 레고호텔이 동심을 누릴 수 있는 베스트 스팟이다. 솔직히 레고랜드는 놀이기구가 아이들 전용이 많아서 시시하기도 하고 성인 키라서 거절당한 놀이기구들도 있었는데, 레고호텔은 성인으로서 동심을 누리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레고오빠!!!!!!와 홀린듯 춤을 추고 사진을 찍었다. 잠시 후 옆에 있던 레고 성과 수많은 레고 블럭들이 부르는 환청에 이끌려 체크인은 잠시 미뤄두고 열심히 레고를 조립했다. 홀렸던 나를 고백친구들이 잘 어르고 달래서 체크인을 시키고 방으로 올라가려는 찰나 엘레베이터에서 나오는 음악소리와 사이킥은 내 몸까지 흔들게 만들었다. 


레고 호텔 룸 테마가 3가지가 있다. 그 중 우린 왕국과 모험에 들어갔다. 성인 2명 아이 2명이 잘 수 있는 패밀리 룸이었고, 아이들이 쓸 수 있는 2층 침대도 존재했는데 성인도 잘 수 있는 크기였다. 비수기, 성수기 별로 가격은 천차 만별인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10월이었고 패밀리 테마룸 1개 당 가격이 1박 16만원이었다. 어짜피 패밀리 룸이 2개로 분리되어 있어서 방 하나만 예약하여 돈을 아끼고 싶었지만, 최대 성인 3명까지 밖에 안된다고 써있어서 양심적으로 테마룸을 2개 예약했다. 룸 안에는 한국까지 데려가고 싶은 소장 욕구 치밀어오르는 레고가 그려진 어메니티(치약, 칫솔, 비누)가 비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룸에 비치된 퀴즈를 풀어 금고 번호를 찾으면 금고에 숨겨져 있는 레고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레고호텔 로비의 마법 : 고백친구들은 7살로 돌아갔다
동심 뿜뿜 자극하는 레고테마 숙소와 어메니티
금고에 숨겨진 레고 보물 찾는 중


호텔만 예약하면 호텔 수영장이 공짜였는데, 이 곳에는 레고 블럭으로 만드는 튜브가 존재해서 레고 튜브를 만들어서 놀 수도 있었다. 굳이 돈내고 호텔 앞에 있는 레고 워터파크를 갈 필요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호텔 조식! 레고로 꾸며져 있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레고들이 사이에서 우아하게 먹방을 찍었다. 그러나 솔직히 종류만 많고 맛은 컬리 감자튀김 말고는 먹을 것이 없긴 한데, 그래도 7살로 돌아간 나에게 레고호텔에서의 모든 순간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레고 호텔 수영장


조호바루만 딱 놓고 여행가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싱가폴 바로 옆이라 싱가폴 여행할 때 육로로 이동가능하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은 말레이시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자신청 없이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 조호바루까지 일타이피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조호바루는 맛집과 예쁜 카페도 많고 물가도 싱가폴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싱가폴에 여행간다면 1박 2일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서 보내고 오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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