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습관 1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습관만 조금 바꾸어도 스트레스 안 받고 소비를 줄일 수 있다. 2탄은 1탄보다 좀 더 굵직한 것들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지 않는다.
나는 커피값 4천 원에서 50%는 자릿값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 자리에 그 만큼을 지불할 생각이 있다면 그 돈이 아깝지 않다. 혼자 조용히 영상을 기획하러 스타벅스에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 수다 떨 공간이 필요해 카페를 방문해서 5천 원을 지불하는 것은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커피값 4000원으로 커피의 가치를 사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가치를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면 커피값의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같은 커피를 같은 값에 테이크 아웃해서 마신다면 그 커피값의 가성비가 떨어진다. 테이크 아웃하면 자리값이 포함되지 않은 오직 커피의 가치로만 그 가격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자릿값을 제외한 커피의 가치로만 평가했을 때 원가를 따져보면 커피값 4000원은 바가지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테이크아웃을 하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지 않는다. 커피를 끊는 것도 아니고, 카페를 끊는 것도 아니고, 오직 '테이크아웃'을 멀리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커피값 절약 방법이다.
두 번째, 세일에 무관심하기.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 있다면 그 상품의 세일이나 핫딜에 항상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도 없는데 00세일. 00핫딜 이런 마케팅에 현혹되어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매장을 방문하는 것은 충동구매를 부르는 행동이다. 나도 결혼 전엔 지나가다 세일이라고 쓰여있는 매장은 습관처럼 지나치지 못하곤 했다. 매장 안 세일이라는 단어에 들떠있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하나 건져 '득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제야 핸드폰으로 그 브랜드의 유명 제품을 검색해 계획에도 없던 소비를 했다. 필요하다 생각한 적 없던 물건도 '50%'스티커만 붙어있으면 놓치면 안 되는 기회를 만난 것이라 합리화하게 된다.
처음 절약을 실천하기 시작했을 때는 세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온갖 SPA 브랜드 카톡 친구 추가를 해놓고 세일 알림을 받으면 홈페이지에 방문했다. 1년 지나고 보니 오히려 더 잦은 소비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렇게 계획 없이 세일 때 충동구매한 물건은 막상 택배를 열어보면 100% 마음에 들지 않기 일수다. 100% 맘에 들지는 않지만 50% 할인받아 산 것이니 50%만 마음에 들어도 되지 뭐 하는 마음에 환불도 안 하게 된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 현재는 아예 세일 소식에 관심 갖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시시 때 때로 유행처럼 지나가는 00세일, 00데이 등등에 휘말리지도 않는다. 꼭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만 사이트를 방문해 보고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을 때 결제한다. 굳이 세일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소신 있게 소비를 했을 때 소비 만족도도 높고 구입한 물건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사면 100% 세일'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각종 세일 소식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올라올 때마다 나는 이 말을 떠올린다.
세 번째, 대량 구매를 안 한다.
대량 구매할만한 건 라면이나 냉동식품, 커피, 세제 등등 대부분 자주 구입하는 식품류나 생필품류다. 나는 이중에 어떤 것도 대량 구매를 하지 않는다. 생필품을 구입할 때도 개당 가격이 비싸다 하더라도 가장 개수가 적거나 용량이 적은 패키지 제품을 골라 구입한다.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두면 물건을 헤프게 쓰게 되고 작은 집에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이 싫어서다. 또 냉동식품이나 가공식품의 경우 오래 보관하다 보면 찝찝해서 먹기 싫어질 때도 있어 소량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이유로 대량 구매를 하지 않는다.
네 번째, 할부를 안 한다.
100만 원의 상품도 10만 원짜리로 보이게 하는 마법, 1년 무이자 할부. 할부의 유혹은 누구나 거부하기 어렵다. 당장의 소득으론 엄두도 못 내는 값비싼 상품도 무이자 할부 혜택과 함께라면 만만하고 저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값비싼 상품이 싸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무이자 할부라는 달콤한 단어로 비싼 상품을 싸게 느끼게 해 소비를 조장한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있는 마성의 신용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대부분 한 달에 받는 신용카드 혜택이 아쉬워서 신용카드를 해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해지하지 못한다면 할부 기능은 없는 셈 치고 사용하며 신용카드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무이자 할부는 없다고 규칙을 정해두면 한 달 예산안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50만 원 100만 원 넘어가는 고가의 상품들은 쳐다도 안 보게 된다.
다섯 번째, 휴대폰 소액결제를 안 한다.
휴대폰 소액결제는 휴대폰 번호 인증으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이 다음달 휴대폰 요금에 합산되어 나가는 결제시스템이다.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하게 되면 지출 방법이 한 가지 더 추가되는 꼴이다. 지출 방법이 여러 개로 쪼개지면 돈관리가 어렵거나 복잡하게 느껴져 지출관리가 소홀해진다. 게다가 소액결제는 신용카드처럼 실물이 있거나 따로 결제내역을 보기 쉽게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결제해놓고 기억도 못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교 때 용돈이 떨어지면 소액결제 서비스를 신용카드 대용으로 사용하곤 했었다. 그런데 휴대폰 요금 나갈 때마다 뒤통수 맞는 느낌이 들어서 그 이후로 절대 소액결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나가는 돈을 제대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없다면 아예 이용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여섯 번째, 정기결제를 안 한다.
요즘은 뭐든 구독이 대세다. 유튜브, 넷플릭스, 왓차플레이 등 영상 구독 서비스부터 꽃이나 맥주를 정기 구독해서 택배로 받아보는 서비스까지. 그 외에도 쿠팡 와우나 마켓 컬리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배송비 혜택을 주는 서비스도 있다. 이런 구독 서비스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편리함 뒤에는 항상 지출이 따라온다.
구독 서비스를 가입하기 전에 꼭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 정기로 지출하는 돈이 늘어날수록 비고정지출 안에 고정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유동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기 결제 상품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 현재 나는 밀리의 서재와 넷플릭스 총 두 개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중인데 가입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항상 주어진 규칙을 가지고 사용 중이다. 밀리의 서재는 한 달에 2권 이상, 넷플릭스는 4편 이상 봐야 한다는 규칙을 세워두고 어긴 달은 바로 해지 신청을 해둔다.
소비를 줄여주는 사소한 습관 1탄부터 2탄까지 총 11가지 방법들을 소개했다. 이 두 편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효과적인 소비를 줄여주는 습관은 바로 ‘절약’에 대한 관심이다. 매일, 꾸준히,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하더라도 꾸준한 관심이 분명 작은 변화들을 불러올 것이다.
<사소한 습관 2탄 호호양 유튜브 보러가기 https://youtu.be/Q98HaLICSK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