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방문해주신 분들을 위해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현재 구독자 2.6만을 확보하고 있는 <재테크 유튜버>다. 구독자님들도 잘 모르는 사실인데..
사실 나는 재테크 채널을 하기 전에 브이로그 채널을 먼저 운영했다.
2018년, 10년 이상 해오던 과외를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다. 과외 일과 다르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여가시간이 많아져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무료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회사에서는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상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아웃풋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고민이 많아지자 남편이 취미생활을 가져보길 추천했고 그때 당시 한창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을 때라 브이로그를 해보기로 했다.
이야기 나오자마자 주말에 남편과 데이트하며 아이폰으로 촬영을 했다. 편집 어플인 키네마스터를 이용해 내 맘대로 이어 붙여 어색한 부분만 잘라내고 적당히 자막을 써서 1시간 만에 완성한 5분짜리 영상이 내 첫 번째 영상이었다.
해볼까?라는 고민 없이 주말에 촬영해 주중에 바로 편집하고 바로 업로드를 했다. 나는 완전 컴맹이다. 핸드폰 설정도 다룰 줄 몰라서 웬만한 건 모두 남편에게 부탁한다. 채널 아트도 만들 줄 물라서 그냥 찍어놨던 사진 중에 맘에 드는 사진을 첨부했다. (사실 이때는 채널 아트라는 단어도 몰랐다. 그냥 비워져 있는 공간을 핸드폰에 있던 사진으로 채웠을 뿐)
위 캡처에 보이는 저 카페에서 편집 어플을 검색해서 알아보고 키네마스터와 비모(지금의 VLLO) 어플을 깔았다. 무료 사용기간 동안 키네마스터를 쓰다가 그 이후에는 둘 중에 저렴한 비모를 선택했다.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아이폰으로 편집을 했다. 현재도 나는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비모 어플 단 한 개로 동영상 편집부터 썸네일까지 모두 해결하고 있다.(편집은 아이패드로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나답지 않게 한치의 망설임 없이 모든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겁이 없었다.
그런데 ‘누가 보겠어?’라는 생각으로 만든 첫 영상이 내 인생을 바꿨다.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첫 번째 영상을 일주일 만에 무려 32명이나 본 것이다. 블로그 방문자수와는 차원이 다르게 희열을 느꼈다. 내가 만든 결과물을 누군가가 봐준다니!! 또 회사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을 내 맘대로 편집할 수 있는 동영상 결과물로 해소했다. 회사 스트레스를 영상 제작으로 푼 것이다. 이게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다. 시작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브이로그 채널을 6개월 넘게 운영했지만 내 구독자는 250명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주일에 한 번 업로드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편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이 어려워 유튜브를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께 브이로그부터 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브이로그는 편집이 너무 쉬워 편집에 재미를 붙이기 좋다.
브이로그는 찍어놓은 짧은 영상들을 시간 순서대로 이어 붙어 어색한 부분만 잘라내도 완성되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5분짜리 영상은 30분 안에도 완성할 수 있다. (자막 없을 시). 썸네일도 찍은 장면중 제일 예쁜 장면을 골라 캡처하면 그만이다. 영상 제목에도 브이로그에 담긴 내용 줄거리를 써 내려가면 된다. 어려울 일이 단 한개도 없다. 내 영상을 띄워야 한다는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일기라는 생각으로 기록만 하면 누구나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내 일상을 기록한 기록물이기 때문에 내 눈에는 무조건 재미있어 보인다. 내 눈에 재미있는 영상을 여러 개 만들다 보면 자신감도 생긴다. 어차피 남이 많이 봐주길 바라며 만드는 영상은 아니기 때문에 누가 안 봐준다고 연연할 필요도 없다.
유튜브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승산 있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 진입장벽 중에 하나가 바로 편집이다. 몇 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도 쉬운 편집 어플이 많아져 예전보다는 편집 진입장벽이 낮아진 탓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편집 진입장벽은 존재한다. 해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안 해본 사람은 여전히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진입장벽을 부수기 위해서 우선 브이로그부터 시작하길 추천한다. 김유라 작가님이 하신 말 중에 정말 좋아하는 말이 있다.‘거지같이 시작하라.’ 나도 정말 거지같이 시작했다. 채널 아트가 뭔지도 몰랐고 최종 화면 넣을 줄도 몰랐다. 브이로그 채널 운영하며 한 번도 컴퓨터로 유튜브 스튜디오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 오직 핸드폰 하나로 편집하고 업로드하고 태그와 제목 수정을 했다. 그런데 그 경험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튜브에 대한 진입장벽 하나를 허물어 주었다. 6개월간 브이로그 채널을 운영하며 편집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덕분에 나는 또 아무 생각 없이 <미니멀 재테크 호호양>이라는 재테크 채널을 열었다.
브이로그를 운영하다 다른 주제로 운영하고 싶을 경우가 걱정된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새로운 채널을 몇 개 더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