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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잎풀 Oct 29. 2016

립반윙클의 신부

SNS 시대에 온기를 찾아서


※ 글은 영화의 수많은 장면과 해석으로 구성됐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분이 읽기를 권합니다.








PLANET


영화는 도심의 한 빨간 우체통 옆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자를 비추면서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미나가와 나나미. 그 모습이 잠깐 불안해 보인다. 이 장면과는 조금 대조적으로, 경쾌하기도 하고 고상한 느낌의 클래식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 Concerto for Flute and Harp in C Major, K. 299 : Andantino / OST track.01


핸드폰으로 자기 위치를 문자로 전하니 곧 남자 한 명이 나타난다. 표정이 밝아진 그녀. 둘은 처음 만나는 사이다. 남자와 나나미는 모두 선생님이다. 그런데 남자는 정규직이고, 나나미는 임시직(파견직)이다. 그녀는 학교가 아니라, 파견회사 소속으로 학교에 출근하고 보수도 파견회사로부터 받는다. 정규직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니, 남자는 큰일이라며 학생들이 점점 줄어간다고 한다(학령인구 감소가 이런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말.)


남자를 찾고 있는 인파 속 나나미


@클램본
맞선 사이트에서 남자 친구를 발견했다.
어쩐지 너무나도 쉽게 손에 넣었다.
인터넷 쇼핑을 하듯이 간단히 한 번의 클릭으로.
정말 이런 식으로 남자를 만나도 되는 걸까?
그 남자도 나를 손쉽게 손에 넣은 여자라고 생각할까?


나나미는 Planet(플래닛)이라는 SNS에서 @클램본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한다. 이 연애의 시작을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서 하게 된 거다. @클램본나나미의 2 번째 계정이다. 남자와는 다른 아이디를 통해 만난 거였다. 그녀는 남자에게 이 @클램본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녀의 실제 속마음을 이 아이디로 올린다. 그녀가 플래닛에 남긴 글에는 애인이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그 뒤의 어떤 불안에 대해 이야길 한다.


우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OTO 세상에 살고 있다. 집에서 가만히 앉아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로 생활의 거의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 익숙해져 버렸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지인과의 만남에서도 스마트폰을 계속 붙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얼마나 이를 들여다보는지, 미팅 자리에서는 폰을 따로 모아두는 문화까지 생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인 가구 전성시대다. 그렇게 되어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스마트폰이 거기에 힘을 더한 게 분명히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현실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피로를 SNS의 아바타 뒤에서 해소하는 것 같다. 상황에 맞는 자세나 차림새, 처신 등에 대한 신경 쓸 거리를 뒤로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언제든 편하게 드러누워서 고독을 달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이런 사회 전반적인 경향에 더해서, 사람 간의 관계가 점점 더 인스턴트화 되는 느낌이 강해지는 면도 있는 것 같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쉽게 털어낼 수 있달까. 그래서 거기에서 형성되는 관계에 의문이 들 수가 있다. 나나미 역시 이렇게 맺어지는 관계에 조금 위화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나나미는 학교에서 목소리가 작아서 학생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한 번은, 학생들이 교탁 위에 마이크를 준비해둔다. 나나미는 학생들이 조금 부담스러운 것 같다. 시무룩 해지려는 표정을 감춘 채, 살짝 웃어 보이며 수업을 진행하려 한다. 카메라는 이 찰나의 미세한 감정을 잘 담아낸다. 나나미는 학생들의 계속되는 성화에 못 이겨 결국 마이크를 들고 수업을 하게 된다. 이게 문제였다. 파견회사의 매니저와의 미팅에서 그녀는 학교 측으로부터 이번 달까지만 나오라는 연락을 듣는다. 나나미는 어깨가 축 처져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뻗어버린다. 직장에서는 잘렸지만, 내일은 계속되는 법. 곧바로 일어나 인터넷을 통한 원격 과외를 한다. 담당 학생은 지금 배우는 걸 사회에 나가면 어디에 쓰이냐고 나나미에게 묻지만, 그녀는 답변을 하지 못한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현재다. 감독은 지금 세대가 겪는 문제들을 영화 곳곳에 배치해놨다. 그래서 영화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훨씬 그럴싸하게 생생히 느껴진다. 나나미가 처하는 상황들을 보고 있으면, 거기서 우리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혹 내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나나미와 같은 인물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나미가 인물 한 명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측면에서, 영화가 시작하면서 보여줬던 인파 속 불안한 모습의 나나미는 우리가 처해있는 모습을 암시하는 것 같다. 나나미=우리 라는 공식으로 영화를 봐도 좋을 듯하다. 나나미뿐만 아니라, 이번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어떤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영화의 도입부에는 나나미의 성격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한 흔적이 군데군데 보인다. 말투나 행동,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잡아내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며, 계속해서 나나미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녀는 작은 것에도 반응하고, 자기의 기분은 어떻더라도 남들에게는 미소를 보이려고 한다.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가 전해진다.




오늘도 난, 거짓말을 잔뜩 해버렸다. @클램본


나나미와 남자의 관계는 미래를 약속하게 된다. 둘의 약혼식 날이 다가왔다. 조용한 좌식 식당의 방에서 예식이 진행된다. 양가 부모님과 만남의 자리에서 그녀의 표정은 어딘가 조금 불편하다. 반면에 남자는 그렇지 않다. 나나미의 어머니는 차림새나 행동 거지에서 뭔가 경박함이 묻어있다. 때문에 더 남자 측의 눈치를 보게 되며 나나미의 얼굴에 있는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남자의 어머니는 인터넷으로 만난 그들에게 제대로 된 만남이겠냐며 조금 걱정 섞인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나나미는 집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한다. 이야기가 아들에 대한 화제로 이어지는데, 초등학교 시절 첫사랑인 아이를 많이 괴롭혔다고 한다. 그리고 둘이서 웃으며 잠시 이야길 나눈다. 아니라면 아닐 수 있겠지만, 약혼식 자리에서 나나미를 앞에 두고 나눌 대화 거리라기에는 조금 의문이 생긴 대목이다. 이 작은 의문이 왜 생겼는지는 나중에야 알 수 있었다. 나나미의 아버지가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는 장면이 클로즈업된다.


그렇게 약혼식이 끝이 났다. 나나미의 아버지는 택시를 잡아 그녀의 어머니를 태우고, 보기도 싫다며 먼저 보내 버린다. 나나미의 부모님은 이혼했다. 하지만 딸을 위해서 약혼식 자리에 함께 참석한 거였다. 남들에게는 딸이 결혼할 때까지 온전한 부모를 둔 좋은 자식으로 보이고 싶은, 그런 부모의 마음이었다. 남자 측은 이를 모른다.


밤이 되어 집에서 나나미와 남자는 결혼식에 대한 이야길 나눈다. 그녀는 조심스레 결혼식에 데려 올 사람이 2 명뿐이라고 한다. 남자는 부끄럽다며 좀 더 데려와보라고 재촉을 한다. 이어서 나나미는 학교를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한다. 남자의 어머니가 말씀한 대로, 가정과 일을 양립하는 게 자신이 없다며 그렇게 결정했다고 한다. 서로의 진실된 이야길 많이 나눠야 할 그들 사이에서, 그녀는 남자에게 좀처럼 속마음을 내비치지 못한다. 그리고 이를 플래닛의 @클램본을 통해 글을 남기는 것으로 푼다. 그녀의 글에 플래닛 친구 @람바랄이 반응한다. @람바랄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를 주선하는 사람을 소개해준다.



@람바랄: 결혼식에 오는 사람이 예상외로. 가짜?
@람바랄: 아르바이트로 하기도 해. 그런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알고 있어.
@람바랄: 소개해줄까?
@클램본: 뭔가 수상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나나미는 해고를 당한 것이었지만, 사람들에겐 결혼으로 인한 퇴직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그녀는 곧 @람바랄의 신뢰할 수 있는 지인 @아무로라는 해결사 남자를 만난다. 첫 만남부터 조금 특이했던 그는 이름이 하나가 아니라고 한다. 여러 이름을 가진 그를 보며 나나미의 표정은 물음표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아무로는 당신도 그렇지 않냐며 @클램본 이야길 꺼낸다. 생각해보면 정말, 누구나 각자의 많은 가면 속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의 어머니로, 아내로, 친구로, 직원으로, 선배로.. 다들 여러 이름을 가지고 산다. 둘은 결혼식 하객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고, 나나미의 형편에 비추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돈으로 사람을 사게 된다. 돈과 SNS를 통한 만남에서 너무도 쉽게 많은 것이 해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곧 남들이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을 인원수를 채워 무사히 결혼식까지 마친다.


그녀는 남편과 만나고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거짓말을 많이 해버렸다. 진실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걱정하고, 겉치레나 허세를 부리게 된 거다. 영화가 진행되어 가면서, 이 거짓말들은 결국 파국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조금 아이러니한 것은, 진정성이 조금 의심이 되었던 인터넷을 통한 남편과의 만남이었는데, 어쨌든 현실이 된 남편보다는 플래닛의 친구 @람바랄에게 더 진짜 고민을 이야기한 거다.


@아무로: 편한 일을 찾아주는 게 내 직업이죠. 무엇이든 해결해 드릴 수 있어요!




초콜릿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아무로


결혼 후 얼마 안 가 그녀는 집 청소를 하는 중에 진주 반지를 하나 발견한다. 남편이 외도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해결사인 @아무로를 다시 찾아간다. 그녀는 여전히 문제가 있으면 남편보다 SNS로 연결된 관계를 통해서 이야길 나누고 있다. 둘은 그 자리에서 플래닛 아이디를 교환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나나미의 아이디가 @클램본에서 @캄파넬라로 바뀌어 있다. 그동안 @클램본으로 글을 올렸던 걸 남편이 알아채는 것 같다며 또 다른 가면을 찾은 것이다. @아무로에게는 남편의 외도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게 된다. 그는 비싼 가격을 말하지만, @람바랄의 친구라며 요금 할인과 할부도 괜찮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돈이면 다 해결되는 것 같은 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건 꽤나 편하고 유혹적이었다. @아무로는 계속해서 이런 서비스를 영화 내내 제공한다.


@아무로는 혹시나 나나미가 자기를 버려도, 원하는 게 있다면 그녀가 먼저 다시 자기를 찾아올 거라고 한다. 무슨 자신감 이냐니깐, 자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며 품 속에서 초콜릿을 하나 꺼낸다. 그리고 그녀에게 준다고 하니, 어느새 나나미는 그의 옆 자리로 가서 앉는다.


@아무로: 눈치 못 채셨습니까 이 거리... 당신이 줄인 거예요. 이 거리.


영화에서 @아무로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아무로는 곧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현시대의 여러 서비스를 상징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리 안 쓰려해도 초콜릿처럼 달콤한 그 유혹에 내가 먼저 다시 찾게 되는 그것 말이다.


나나미의 집에 누군가 찾아왔다. 남편 외도 상대의 남자 친구라며 사정 설명을 한다. 며칠 뒤, 어느 호텔에서 보자는 그의 연락에 찾아간 그녀는 강간의 위험에 빠진다. 화장실로 피신하고선 남편이 아니라 @아무로를 찾게 되고, 그의 지시대로 행동을 한다. 그녀가 샤워를 하며 시간을 끌고 있을 때에 반전이 일어난다. 나나미를 강간의 위험에 빠뜨렸던 것은 @아무로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아무로는 남자를 내보내고 호텔 방 곳곳에 설치해 둔 캠코더를 회수한다. 이 사정을 모르는 그녀는 @아무로가 온 것에 안심하며 나온다.


남편네 집안 행사에 들른 나나미를 시어머니가 부른다. 시어머니는 그동안 나나미가 했던 모든 거짓말을 눈치채버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호텔 방에 남자와 있을 때 캠코더에 찍힌 장면을 내민다. 이를 외도 장면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나미는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그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남편을 포함해서 아무도 없었다. 거짓으로 이뤄졌던 남편과 결혼까지의 나날은 하루아침에 거짓처럼 사라졌고, 경력 단절 여성으로 남은 그녀는 거리에 내버려진다.



나나미: 제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저는 어디로 가면 되나요? 돌아갈 곳이 없어요.


쫓겨나듯 집에서 나와 걸어가는 그녀는, 이날의 이혼을 말하듯 웨딩드레스 가게 앞을 지나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처세가 미흡했던 그녀에게 세상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순진한 그녀를 세상이 자꾸 괴롭히는 느낌이랄까. 찾아갈 곳 없는 그녀의 안타까운 처지와는 대조적으로 배경음악은 아름답고 우아한 클래식의 선율이 울려 퍼진다. 이러한 배치는 역설적으로 그녀를 더 비극적으로 느끼게끔 해준다. 감독은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런 기법을 활용한다.


♪ Orchestral Suite No.3 in D Major, BWV 1068 : II. Air / OST track.17




가상 가족


나나미는 작은 호텔에서 숙식을 해결해가며 일을 돕는다. 어느 날, 그녀에게 불쑥 @아무로가 찾아온다. 남편의 외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알려주러 온 것이었다. 그는 남편이 그의 어머니와 근친상간을 맺고 있었다고 전한다. 나나미는 그런 사람에게 모욕을 듣고 마음고생을 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분하기도 하고 거짓말을 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더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로는 더 저렴한 보금자리를 알려준다면서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비싼 곳에 있었는지 알려준다. 그녀의 세상 물정에 대한 어두운 눈은 여실히 드러나고, 그녀에게 주말에 일을 하나 소개해준다.


@아무로의 소개로 나가게 된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게 거짓으로 이뤄져 있다. 대기실에서 긴장을 놓지 못하고 앉아있는 나나미를 한 여성이 계속 힐끗 쳐다본다. 식장에서 둘은 나란히 앉게 되고, 오늘 결혼식에 대해 속삭인다. 나나미가 진실을 말하지 않고 결혼까지 끌고 왔다고 하니, 이 여성은 웃음을 터트린다. 처음엔 왜 웃는지 몰랐는데, 영화를 다시 보니까 이 여성은 나나미 역시 그랬던 것을 알고 있는 거였다. 애초에 대기실에서부터 나나미가 실제 어떤 사람인지 알고 본 거였다. 이 여성의 이름은 마시로. 그녀는 10 년째 무명 배우라고 한다.


(사회자가 신랑 신부의 웃는 모습을 찍어달라는 요청에, 찍는 척하고 자신들을 찍으며) 마시로: 우리 봐 / 나나미: 으흐흐흐


나나미는 하객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이날을 함께했던 무리와 뒤풀이를 한다. 이 무리는 아버지, 어머니, 두 딸과 아들로 이뤄진 가상 가족이었다.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 그들은 미묘하게 진짜 가족처럼 느껴지는 것에 잠시간 웃음과 함께한다. 어떤 목적에 의해 결성된 가상의 관계였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따뜻함이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서로를 위하는 것에서 정말 한가족처럼 느낀 것이다. 감독은 SNS 시대가 된 요즘, 관계에 대한 이야길 많이 꺼내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현실의 관계에서도 자기 이야길 나누고 들어줄 사람이 없었는데, 화면 너머로 이뤄진 관계에서는 오히려 이를 해결하기도 하고, 이 반대의 경우도 있는 걸 보여주면서, 무엇이 진정한 관계인지,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서 전통적인 관계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거리를 던진다.



하객 아르바이트 아들 역 남자: 뭔가 신기하네요. 미묘하게 진짜 가족같이 느껴져요.


가상 가족은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헤어지고, 나나미마시로는 따로 노래 주점에 들러서 좀 더 이야길 한다. 취기가 오른 그녀들 중 마시로가 마이크를 들었다. 구슬픈 노래가 울려 퍼진다. 외롭고 쓸쓸한, 적적한 마음을 외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를 달래주는 느낌도 든다. 실제로 그녀는 일본에서 Cocco라는 이름으로 앨범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다.


♪ 何もなかったように - Cocco / OST  track.11


노래가 끝나갈 때쯤, 둘은 주점에서 나와 도쿄 거리를 걷는다. 사람이 많다.


마시로: 이 인파 속에서 한 두 명이 없어져도 아무도 눈치 못 채겠지.


곧 주점의 점원이 그녀들을 쫒으며 놓고 간 짐을 나나미에게 전해준다. 짐을 건네받은 나나미가 고개를 돌리니 마시로는 사라져 버리고 없다. 방금까지 나나미 옆에서 웃던 그녀의 온기도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주점에서 나왔을 때의 대사는 이를 암시하는 듯했다. 한편으론 앞으로 이야기하게 될 그녀의 고독을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마시로를 잃은 나나미는 플래닛을 실행시켜 아까 친구 추가를 했던 그녀의 아이디를 확인하게 된다. @립반윙클.


마시로씨?



가정부


며칠 뒤, 나나미 앞에 @아무로가 다시 등장한다. 그는 월 100만 엔의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면서 그녀를 으슥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저택으로 데려간다. 저택의 주인은 해외에 나가 있어서 없다. 그녀에게 주어진 일은 청소나 빨래 같은 가사 전반일 뿐이다. 그저 이런 빈 집에서 사는 걸로 고수익을 보장받는다. @아무로의 상징성을 떠올리면서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나나미: 어떻게 그런 꿈같은 일이 있는 거죠?
@아무로: 그런 일을 찾는 게 제 일입니다.


저택 안을 둘러보고 가정부 복장으로 갈아입은 나나미는 잠에 든다. 곧바로 화면 안으로 마시로가 나타난다. 마시로나나미를 깨우면서 자기도 여기서 3 개월 째 일하는 중이라고 한다. 날은 밝았지만 밤새 술을 마시고 왔는지 그녀는 금방 곯아떨어진다. 어리둥절한 나나미@아무로에게 전활 걸어서 그래도 마시로가 선배라서 다행이라고 전한다.


저택의 2 층 방 한 켠에는 여러 생물을 키우고 있다. 해파리, 가오리, 바다 달팽이, 전갈이 있는데 하나같이 맹독을 지닌 애들이다. 잠깐 이를 봐주러 온 업자는 나나미에게 물리면 죽으니까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청소를 열심히 하는 나나미 곁에 마시로가 온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마음껏 꺼내 먹으며, 나나미 옆으로 와서 한 침대에서 잠든다. 바쁜 나나미와 달리 같이 일하는 사이임에도 마시로는 뭔가 저택 내에서 자유분방하다.


얼마 뒤, 저택에 @아무로와 2 층 생물들을 관리하는 업자가 다시 방문한다. 그들은 집주인의 연락을 받고 택배를 확인하러 왔다. 그날로 파란 고리 문어가 새로 입양된다. 겉으로 보면 작고 귀여운 이 문어는 보기와는 다르게 맹독을 가지고 있다. 먼저 공격도 하니 역시 주의를 하라고 한다. 그리고 업자는 나나미에게 독이 없고 키우기 쉬운 베타라는 예쁜 물고기를 선물로 준다.



여태껏 영화에 등장한 인물이나 아이템들은 앞으로를 암시하거나 어떤 상징성이 있었다. 이런 영화의 흐름 속에서 어떠한 이유도 없이 저택의 생물과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을 보여준 것은 아닐 거다. 감독은 영화의 한 장면을 맹독과 죽음을 연상시키는 생물들로 채웠다. 그 뒤로 맹독 없는 순하고 예쁜 물고기가 따라왔다. 둘은 이미지가 대비된다. 또, 2 층의 맹독성 생물들은 모두 집주인 소유고, 베타는 나나미의 소유다. 그럼 이 이미지들을 각자의 주인들에게도 대입시켜 볼 수 있다. 베타는 공격성이나 독이 없고 키우기 쉽다는 것에서도 나나미를 가리키는 것으로 적절하다. 키우기 쉽다는 말은 나나미가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해서 잘 따른다는 말과도 맥을 통한다.


저택 홀의 테이블에는 2 개의 와인 잔이 있고, 각각의 잔에 물과 베타 1 마리씩이 들어가 있다. 카메라는 이를 클로즈업해서 잠시간 비춘다. 업자가 볼 일을 끝내고 돌아가니, @아무로는 나나미의 근황을 묻는다. 그런데 그녀의 표정은 영화의 초반부터 저택에 들어오기 전까지와는 조금 달라졌다. 웃음이 많아졌고, 좀 더 밝아진 느낌이다. 그리고 마시로와 보내는 건 너무 좋다고 한다. 나나미가 차를 한 잔 더 내러 화면 밖으로 사라지자, @아무로는 검은색 베타가 들어가 있는 잔을 집어 들고는, 빨간색 베타가 있는 잔으로 물을 쭉 들이붓는다. 물고기는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그래서 @아무로의 행위는 마치 검은색 베타의 생명을 빨간색 베타에게 이전하는 느낌을 전해준다.


다시 침실 장면으로 돌아와, 나나미가 자고 있다. 오늘도 늦게 들어온 마시로는 옷도 제대로 벗지 않고 나나미 곁으로 바짝 달라붙어 눕는다. 살짝 깬 나나미는 맹독 문어가 들어왔으니 만지지 말라고 한다. 나나미가 다시 잠들자, 마시로는 맹독 생물이 있는 2 층 방으로 가 이를 만지려는 시도를 한다. 그녀의 얼굴은 진지하고 표정이 없다. 영화는 계속해서 죽음을 암시하는 이미지를 곳곳에서 연출한다.


......


분명히 마시로도 가정부이지만 지금까지는 가사를 하는 모습이 좀처럼 나오질 않았다. 이제부터는 아껴놨던 그 장면을 연이서 보여준다. 그리고 거기에는 나나미가 함께 있고, 둘의 입가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서로 장난을 치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불꽃놀이를 하면서 따뜻한 추억을 쌓아간다. 둘은 행복해 보인다.




다짜고짜 친구가 필요하다고 하면 불친절하니까요. @아무로


아침이 밝았다. 나나미가 2 층의 맹독 생물을 기르던 방을 청소를 하던 중 마시로를 발견한다. 그녀의 핸드폰이 울려도, 불러도 깨어나질 않는다. 대신 전화를 받은 나나미가 수화기 너머 목소리의 요청으로 마시로를 깨워보려 하지만, 그녀는 끙끙대며 움직이질 못한다. 열이 많이 난다. 결국 전활 했던 직장 매니저가 직접 들르게 되고, 움직이지 못하는 마시로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나나미가 업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몸무게가 너무 가볍게만 느껴진다. 병원으로 이송 중에 마시로는 정신을 차리고, 촬영장으로 가주라고 계속 때를 쓴다. 실랑이를 벌이던 그녀들은 결국 마시로의 의지에 따른다.


매니저는 나나미를 저택으로 다시 데려다주면서 마시로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10 kg이나 빠졌다면서 걱정을 한다. 그리고 나나미는 그녀가 AV 배우라는 걸 알게 된다. 저택에 도착한 그녀들이 헤어지기 전에 마시로에 대한 이야길 더 나눈다. 저택은 사실 얼마 전 AV 촬영 장소였고, 마시로가 너무 마음에 들어해서 비싼 대금을 치르고 임대를 했다고 한다. 이대로 가면 파산한다며, 작은 집에 살라고 나나미가 그녀를 설득하기를 부탁한다. 꿈만 같았던 나나미의 생활은, 좋아하던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뤄진 현실이었다. 이제 설명이 된다. 지금까지 나나미는 마시로에게 고용된 거였다. 저택 내에서 같은 가정부의 입장임에도, 마시로가 유독 자유분방하고 가사를 하는 장면이 적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매니저를 보내고 난 뒤 나나미는 어찌할 바 모르겠는 표정으로 저택 여기저기를 훑어본다.


나나미@아무로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묻는다. 그가 처음에는 계약 위반이라고 알려줄 수 없다고 하지만, 곧 마시로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그녀에게 사정을 설명해준다. @아무로마시로의 의뢰를 받았다. 그 내용은 단지 친구를 찾는 거였고, 나나미가 선택된 거였다. 수많은 사람들 중 나나미를 고른 것은 @아무로였고, 무턱대고 친구를 찾는다고 하면 이상하니까 가정부라는 핑곗거리를 댄 거였다.



@아무로: 친구를 원해요. 그게 제 고객의 의뢰입니다. 미나가와 씨라면 친구가 되어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나미의 이혼을 의뢰한 사람은 누구인가?


잠깐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영화를 몇 번 보고 나서야 이해가 된 부분인데,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에도 그런 분이 있지 않을까 한다. 영화에서 @아무로가 첫 등장했던 건, 나나미의 결혼식 때였다. 그 이후로 다른 어떤 것도 없이 바로 나나미를 이혼으로 이끌기 위한 사건을 보여줬다. 반지의 발견과 강간 모의 사건 말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아무로의 계획이었다. 그에게 누가 나나미의 이혼을 의뢰했는지를 알려면, 나나미가 이혼하기를 원했던 사람이 누군지를 따져봐야 한다.


마시로가 의뢰했던 내용은 친구를 찾아달라는 거였다. 자기에게 친구가 필요한데 그게 나나미니까 이혼시켜서 데려와달라고 한 게 아니다. 영화를 전부 보고 나면 알 수 있겠지만, 마시로의 캐릭터상 본인이 외롭다고 누군가를 해코지까지 해가며 자기의 욕구를 채우려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나나미의 이혼에 대한 계획나나미를 가정부로 고용하기 위해 데려 오는 것은 구분시켜 봐야 한다.


결혼식 뒤로 바로 이혼을 유도하기 위한 사건이 나왔다는 건, 그 사이를 끼어들 새 인물이 없었다는 말이다. 그럼 이혼을 원하는 사람이 누굴까를 떠올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인물 선에서 알아봐야 한다. (전) 남편이 이혼을 먼저 원한 것은 아니다. 그럴 거면 부부간 갈등도 없었는데, 결혼하고 나서 얼마 안 가 이혼을 위한 의뢰를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혼 위자료를 노린 결혼 역시 아니다. 나나미는 그보다 처우가 훨씬 나쁜 임시직 교사였다.


나나미가 이혼 후에 @아무로와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장면을 떠올려보자. @아무로나나미 (전) 남편의 외도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그와 어머니가 매주 2 일은 호텔에서 같이 머물렀고, 나나미가 집에 없을 때 종종 들렀다고 했다. 그리고 근친상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로가 직접 그들의 성관계를 두 눈으로 봤다는 증거를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이유가 있다. 나나미의 이혼을 의뢰했던 것은 (전) 남편의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전) 남편이 나나미에게 전화로 이혼을 통보할 때에, 둘은 수화기 너머로 이야기하는 것이지 대면하고 있는 게 아니다. 얼굴도 보이지 않는데 굳이 연기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혼을 전하는 그의 표정은 꽤나 진지하고, 눈물을 글썽인다. 여기에 더해, 이런 이야길 전하는데 그의 어머니는 자리를 뜨지 않고 조금 떨어져 앉아있었다. 부부 사이에 이런 이야기를 할 때는 충분히 자리를 비켰을 법 한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이야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담긴 거다. 뿐만 아니라 아들이 통화를 끝내고 어머니 쪽을 보니까, 그녀는 아들이 아니라 손 끝의 볏짚을 꼼지락꼼지락 거리며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거기서 마치 '내가 좀 심했나'라는 식의 느낌이 있다.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생각을 발견할 수 있는 단서는 약혼식 때도 하나 있었다.


결론적으로, @아무로에게 이혼을 의뢰했던 것은 나나미 (전) 남편의 어머니라 할 수 있고, 근친상간은 확인할 수 없으나 이혼을 의뢰할 만큼 어머니가 아들을 필요 이상으로, 애욕의 대상으로 봤다고 추리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가 이를 @아무로에게 의뢰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실제로 아들과 성관계 장면을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아무로는 중간에서 이런 어머니의 태도를 확인했기에 나나미에게는 확신을 가지고 근친상간이라고 알린 것이다.


따라서 나나미마시로의 친구 후보로서 점 찍힌 때는, 그녀의 이혼 후나 (전) 남편의 어머니로부터 이혼 의뢰를 받았을 때였다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이혼 후 주말에 나갔던 하객 아르바이트, 거기서 만난 마시로는 이런 정보를 알고 갔을 거다. 그래서 그날 예식장에서 나나미의 말에 웃음을 터트린 거다. 나나미가 여기까지 아는 건 아니다. @아무로가 이혼을 계획했던 건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으니까.




@립반윙클 의 신부


나나미와 매니저는 AV 촬영을 끝낸 마시로를 집으로 데려 온다. 촬영장에서 어떻게 일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마시로는 좀처럼 깨질 않는다. 지쳤던 나나미는 거실 소파에 고꾸라지듯 잠들어 있다. 눈을 떠보니 마시로가 보이지 않는다. 곧 2 층의 맹독 생물을 키우는 방에서 마시로를 발견한다. 그녀가 약통에서 약을 꺼내 먹는다. 손에 힘이 없어서 약을 꺼내다가 쏟았는지 바닥에 몇 알이 널브러져 있다. 무슨 약인지 물어도 아무 말 없는 마시로, 약을 술과 함께 먹고 있었다. 나나미가 이를 말리지만, 그녀는 말을 안 듣는다.


영화는 수조 속 해파리를 한동안 비춘다. 고요한 가운데 헤엄치고 있는 해파리가 보인다. 맹독을 지녔다는 것과 정적인 느낌의 어둡고 파란 화면 속에서, 약과 함께 술을 마시는 많이 여윈 마시로가 가까이 있다. 영화에서 보이는 죽음의 이미지, 색채가 짙어졌다.


마시로가 술잔에 술을 조금 채우고는, 잔을 나나미의 귀에 가져다 맞붙인다. 공명으로 인한 잔의 울림으로 소리가 전해진다. 바다 안에 있는 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 화면은 수조와 해파리를 비춘다. 잔에 술을 더 붓고 나나미의 귀에 다시 갖다 댄다. 더 낮은 음의 소리가 울리며 바다 밑의 소리라고 한다. 잔을 채우는 것은 술이고, 이를 많이 채울수록(마실수록) 죽음과 가까워진다. 잔에 술을 채워서 바다 밑의 소리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수조 속 맹독 해파리와 더욱 가까워지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아무 의미도 없을 거라며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이 장면들도 끊임없이 마시로의 죽음을 암시한다.



귀에 잔을 댄 채로, 나나미마시로에게 일을 그만둔다고 얘기한다. 비싼 이 저택이나 자기에게 돈을 지불하지 말라며, 좀 더 자신을 소중히 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눈물을 애써 참으며 왈칵 쏟아질 듯한 감정을 참아내려 한다. 마시로에 대한 미안하고 고마움, 동정심 같은 여러 복잡 미묘한 감정이 오가는 장면이다. 자기를 걱정해주는 나나미를 보고 (누구도 자기를 위해서 울어준 사람이 없었기에, 이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아 머쓱한 느낌인 양) 마시로는 나나미의 볼을 살짝 핥으며 맛있다고 한다. 이는 그녀가 AV 배우기 때문에, 장난을 치는 거라고 볼 수 있다. 계속 울먹이며 미안하다고 하는 나나미에게 마시로는 그녀의 볼에 여러 번 입맞춤을 한다.


마시로: 난 이 눈물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목숨도 줄 수 있어.


나나미는 마시로에게 둘이서 계속 살 수 있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자고 하고, 같이 집을 보러 다니게 된다. 발품을 팔며 집을 알아보는데, 여전히 비쌌지만 마시로는 전망이 좋은 집을 골랐다. 계약을 성사하고 돌아가는 길에 웨딩드레스 가게를 발견하고, 둘은 들어가게 된다. 점원의 추천에 따라 드레스를 나란히 갈아입고선 앉는다. 점원은 여러 서비스를 권유한다. 그녀들은 두 신부가 되어 예배당으로 보이는 곳에서 촬영을 하게 되는데, 나나미는 쑥스러워하는 반면 마시로는 포즈가 다양하고 능숙하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며 방금까지 나오던 음악이 바뀐다. 처음 곡이 흘러나올 때 얼핏 들으면, 여성 소프라노의 목소리에 아름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흐름과 정황상 끔찍하게 느껴졌다. 이 곡명은 우리말로 ''만일 당신이 내 곁에 있다면''이다.


♪ ''Bist De Bei Mir'', BWV 508, Aria - OST track.14


둘은 진짜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처럼 서로의 손가락에 반지를 껴주는 시늉을 한다. 방금까지 쑥스러워하던 나나미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이고, 자신감 찼던 마시로의 얼굴은 울음이 나올 듯 찡그러진다. 자기의 존재를 가까이서 지켜봐 주는 친구가 생긴 것에 대한 감사함이나 앞으로의 일을 떠올리는 데서 오는 아쉬움 혹은 애처로운 감정이 공존해 보인다. 둘은 정말 예식을 치른 것처럼 모든 서비스를 받는다. 멋진 빨간색 자동차를 타고 한참을 도로를 달리는데 나나미만 잠에 들어 있다. 마치 그녀가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녀들은 방으로 들어와 한 침대에 누워 서로를 바라본다. 마시로의 정말 결혼하지 않을 거냐는 물음에 나나미는 좋다며 응한다. 마시로가 술에 취했냐니까 나나미가 그렇다고 하자, 까르르 웃는다. 마시로나나미의 입술에 가벼운 뽀뽀를 한다. 그리고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마시로: 이 세상이란 게 말이야.. 어쩌면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지 몰라. 모든 사람들이 요구에 응해줘. 택배 아저씨는 내가 부탁한 곳까지 무거운 짐을 옮겨주지. 비 오는 날에 모르는 사람이 우산을 준 적도 있어. 하지만 그렇게 쉽게 행복이 손에 들어오면, 나는 부서져 버려. 그러니까 차라리 돈을 써서 갚는 게 편해. 돈은 분명히 이런 걸 위해 존재할 거야. 사람들의 진심이나 친절함 같은 게 너무 또렷이 보이면, 사람들은 너무 고맙고 또 고마워서 다들 부서질 거야. 그래서 모두 돈에 기대서 그런 걸 못 본 척하는 거야. 그러니까.. 친절한 거야. 이 세상이 말이야. 그러니까 나는 돈으로 사는 거야.. 돈으로 사는 거야.. 그런 게 이미 한계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줘. 나 부서져.


마시로는 나나미에게 같이 죽지 않을 거냐고 묻는다. 그녀가 그러겠다고 하자, 마시로는 계속 나나미를 바보라고 한다. 그리고는 고맙다고 말한다. 서로 고맙다고 하고선 서로 사랑한다고 한다.


그녀가 느꼈던 고적함에 대한 공감이었을까. 이 장면을 함께하던 나도 따라서 울컥해버리게 된다. 무엇 때문인지 그녀는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몬다. AV 배우라는 몸을 혹사시키는 일을 하면서 번 돈을 그렇게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써 버리고, 정신을 잃을 만큼 아플 때에도 일을 멈추질 않는다. 그리고 작아 보이는 일들에도 한없는 감사함에 어찌할 줄 모른다. 마시로는 여태껏 꽤나 오랫동안 쓸쓸히 혼자 살아왔던 것 같다.


정신분석이나 심리학을 정식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그간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떠올려봤을 때에 사람은 누구나 고독해하고, 그것이 클수록 어떤 형태로든 더욱 그 에너지를 강하게 발산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누군가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다른 누군가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어떤 이는 힘든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움으로써, 또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말이다.


마시로의 경우는, 이런 자기 파괴적인 모습들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절절한 외침 속에서 나의 모습도, 우리의 모습도 보인다. 커다란 지구 위에서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작은 생명의 부르짖음에 공감과 측은지심이 함께한다. 마시로는 자기를 미약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기가 보기에,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니까 얼마나 감사함으로 가득한 지, 내 바로 앞 일상의 모든 것이 너무나 행복으로 채워져 있다고 얘기한다. 마치 파랑새 이야기처럼 행복은 그렇게 거창하고 대단한 게 아니라 여기 내 자리에 이미 있다고,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뜬금없이 등장하는 듯한 동성애 코드에 적지 않게 놀랐다. 그런데 놓치기 쉬웠던 장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몇 번을 보니까 수긍이 되었다. 감독이 꼭 동성애를 다루려는 게 먼저였을 거라기보다는 이 시대의 여러 고독을 다루려다 보니 거기서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그저 나는 나를 가까이서 지켜봐 줄 한 사람을 고마워하고 거기에서 기인한 사랑의 감정이었는데, 그 대상이 여자였을 뿐이었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마침 영화 곳곳에 현대인의 삶 속에서 맞닥들이는 문제들을 다루려 한 흔적이 있고, 요즘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들도 예전보다는 여러 매체에서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게 영화의 일정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 소재를 영화 내에서 다루는 몇 가지 이야기 중에 하나로 배치하기도 했고, 극의 흐름상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한 것도 같다. 누구에게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면서.




전하고 전해받다


날이 밝자, 저택의 입구에는 장의사와 @아무로가 서 있다. @립반윙클의 연락으로 왔다며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녀들은 침대에 누워있다. 몸을 만져보니까 차갑다. 마시로의 손에는 맹독 소라가 쥐어져 있다. @아무로는 이미 알고 있었다. @립반윙클, 마시로가 말기 암 환자였다는 것을. 혼자 죽기에 무서우니 이를 같이 할 사람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정말 같이 죽을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옆에 있어줄 사람을 찾은 건지, 진짜 같이 죽을 사람을 원했지만 그렇게 하려다 보니 나나미가 너무 고맙고 좋아져서 생각이 바뀌었는지는 모른다. 나는 전자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야기를 나누던 장의사와 @아무로 아래에서 나나미가 깨기 시작한다. 둘은 놀라서 한참을 쳐다본다. 깨어난 나나미에게 @아무로는 상황 설명을 한다. 지난밤 마시로가 오늘 죽을 거니까 사후처리를 잘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왔다고 얘기한다. 나나미는 이해를 못하고 있다. 마시로를 부르고 또 불러보지만 식어버린 그녀의 온기는 응답을 할 줄 모른다.



마시로의 장례식이 되어 카메라는 그녀의 영정사진을 비춘다. 그녀가 가장 빛났을 때였을까.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활짝 웃고 있다. 장례식장에는 함께 하객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상 가족들 모두가 와 있다. 그래도 자기 가족이라면서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사회자로 보이는 사람이 마이크로 마시로의 가족이 왔다며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울고 있는 나나미 옆으로 동료 AV 배우들이 다가와 앉는다. 그녀들은 마시로와 레즈물을 찍을 때 가슴의 멍울을 감지했다고 한다. 매니저도 몰랐다. 한 동료 AV 배우는 치료하면 살 수 있는 거라 판단하고 마시로에게 수술을 권했지만, 마시로는 그렇게 되면 상처 때문에 다시 일을 할 수 없을 거라며 입단속을 시켰다고 한다. 그녀는 죽음을 '선택'한 거였다. 그녀에겐 계속 이 일을 하는 것이 살아있을 이유가 되었다. 사람들이 찾아줬으니까. 동료 AV 배우들은 마시로를 바보라고 하면서도 하나같이 마시로의 기분을 이해할 것 같다고 한다. 어쩌면 수술을 받고 AV 배우 일을 그만두더라도 잘 살아갔을 수 있다. 다만 그녀는 겁이 많은 한 소녀였을 뿐이었는 지도. 좀 더 일찍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아무로는 진짜 혈연 가족이 없어 보였던 마시로의 어머니를 찾아냈다. 역시 이 시대의 서비스를 대표하는 그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머니가 사신다. 나나미와 @아무로는 유골을 가지고 방문하지만, 어머니는 그들이 집안에 들어서자마자부터 필요 없다며 퉁명스럽게 맞이한다. 어머니는 손님인 그들에게 다른 것 없이 술을 내와 대접한다. @아무로는 운전을 해야 된다며 거절을 해보지만, 술잔은 이미 채워지고 있다. @아무로는 마시로가 남기고 간 돈을 장례 대금과 수수료를 때어내고 정산한 금액을 어머니에게 건넨다. 돈과 계약서가 오가는 장면에서 나나미가 아무 말 없이 바라보고 있다. 남겨진 이들에겐 할 일이 있는 법이다.



어머니는 둘에게 계속 술을 마시라고 종용한다. 한 모금만 조심스레 들이킨 그들 앞에서, 어머니는 딸이 AV 배우  일을 시작했을 때를 회고한다. 당시에 친구네 힘을 빌러 딸을 찾아가서, 일을 못하도록 얼굴을 엄청나게 때렸었단다. 그때 마시로는 아무 말도 못 했다고 한다. 딸과의 만남은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그리곤 돌연히 어머니가 옷을 벗는다.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는 두 명. @아무로가 말려보지만 소용이 없다.


마시로의 어머니: 이런 걸... 사람들 앞에서 하다니... 역시 창피함뿐이잖아...


흐느끼는 그녀를 보며, 참으려던 @아무로도 울음이 터진다. 곧 격양된 그들 모두 술을 벌컥 마시면서 함께 운다. @아무로도 갑자기 옷을 벗어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헐벗은 둘은 마시로의 영정 사진 앞에서 같이 통곡한다. 깜작 놀랄 수 있는 이 장면을 보내고 나서 보니, 어머니는 @아무로에게 참 고마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해 같이 울어준 그였다.




나나미의 성장


장면이 바뀌어 나나미가 여행용 가방을 끌고 한 집을 열쇠로 열어 들어간다. 곧바로 저택 생활에서 얻었던 물고기 베타 2 마리 중에서, 검은색 베타를 새로운 잔에 물과 함께 부으며 담는다. 이 장면은 저택의 장면과는 조금 다르다. 검은색 베타가 든 잔에서 빨간색 베타가 든 잔으로 물을 옮겨 담는 게 아니다.


검은색은 아무래도 영화 속을 지배했던 몇 개의 이미지 중에서는 죽음에 가깝고, 이는 마시로와 함께 한다. 빨간색은 생기가 있는 살아있음에 근접하고, 나나미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저택의 장면을 잠깐 떠올려 보자. 검은색 베타의 물을 빨간색 베타로 옮기는 것에서 자기 생명을 이전시키는 느낌이 있었다. 마시로는 나나미에게 자신의 고독이나 아픔, 마음 편히 일하면서 숙식까지 제공하고 월급을 주는 등, 자신의 것들을 전하고 생을 다한다. 나나미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상징했다는 걸 떠올려보자. 이런 아픔을 전하고 고마움을 표하는, 전달하는 이미지는, 영화를 끝까지 함께해 준 관객에게 당신들도 누군가의 아픔을 느낄 수 있냐고 말을 건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방금 보았던 나나미가 검은색 베타에 물을 새로이 담는 모습은, 마시로 덕에 공감하고 느꼈던 것들, 고독한 건 나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나 행복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려줘서 고맙다는, 당신의 에너지를 잘 전해받았다는 것에 대한 응답이라고 봐진다. 이래야 감독이 넣은, 얼핏 보면 이유 없어 보이는 이 행위들이 설명이 된다. 2 개의 잔에 담긴 베타를 응시하는 나나미가 화면으로 보인다.


나나미는 원격 과외를 하던 학생과 대화를 잠시 나눈다. 영화의 초중반에서는 어디 있는지 묻는 게 실례라 했던 그녀가, 도쿄를 가고 싶다고 하자 먼저 소개해주려고 한다. 나나미 어딘가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곧 도쿄가 어떤 곳이냐는 물음에 잠시 회상에 빠지는 듯한 미소를 짓는다. @아무로가 새로 이사한 그녀 집에 들러서 남들이 버린다는 가구를 챙겨준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그것들이다. 그리고 마시로가 남긴 마지막 대금을 직접 전한다. 돈을 직접 건네는 장면이 몇 번 나오다 보니, 사람 간의 일이 돈으로 이뤄진다는 데서 사람이 물건처럼 생각되는 느낌으로 잠깐의 거부감도 드는 반면에, 마시로의 말처럼 마음을 전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또 든다.


@아무로는 베란다 문을 열어보며 전망이 좋다고 한다. 나나미가 이번 집을 고른 것은 분명 마시로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카메라는 @아무로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방에 돌아온 나나미를 한참 비춘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뒤, 전망을 보러 베란다 밖으로 나간다. 잔잔한 음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그녀는 마시로와 나눴던, 자기 손가락에 낀 실체가 없는 반지를 만지작 거리며 상념에 빠진다.


♪ Auf Flugeln des Gesanges, Op. 34 No. 2 / OST  track.18





이 시대 모든 나나미를 응원하며


영화가 끝이 나고, 마음속 어딘가에서 느꼈던 것들을 이해하고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단번에 정리가 되질 않아 결국 여러 번 보게 됐다. 그러면서 비로소 내가 느꼈던 것들이 좀 더 분명해져 가는 것 같았다. 영화는 있는 그대로만 보기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게 있다.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것들을, 일반적인 상업 영화 치고는 꽤나 긴 3 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 넣으려고 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래서 그 나름의 의미, 무엇을 상징하는지 찾아야 했다. <립반윙클의 신부>는 장면 하나하나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섬세한 영화였다.


영화 제목인 립반윙클의 신부는 미국의 작가 워싱턴 어빙이 쓴 단편소설집 <스케치북>에 실린 단편 소설 <립 반 윙클>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낯선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20 년이 흘러있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로 치면 구운몽이 있다. 마치 나나미가 SNS를 통해 겪었던 모든 일이 폭풍처럼 몰려왔다가 꿈처럼 사라지고 다시 평온한 일상을 찾은 것 같다는 데서 이를 비유한 듯하다.


나무위키 - 립 반 윙클
https://namu.wiki/w/%EB%A6%BD%20%EB%B0%98%20%EC%9C%99%ED%81%B4


영화 전체적으로 영상의 이미지는 밝고 맑고 순수하다. 수채화로 그린 순정만화라고 하면 될까. 조금은 몽환적인 느낌도 있다. 이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특징이다. 블랙 이와이든 화이트 이와이든, 그는 영화를 참 서정적으로 예쁘게 그려내는 것 같다. OST는 일관적이다. 등장인물인 마시로가 부른 곡만 제외하면 모두 클래식인데, 립반윙클의 '신부'라는 것에 맞춰서 결혼식장에서 쓰일 법한 곡들로 구성이 되었다. 아름다운 이 곡들은 역설적으로, 영화를 더 비극적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영화의 초중반부는 사건이 많고 해석이 필요로 하다는 느낌이 있다. 후반부가 되면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을 더 다루고 이에 따른 감상이 더 필요해지는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를 화면에 잘 담아내기 위해 카메라가 클로즈업 한 배우들의 표정을 담으려고 많이 애쓴 걸로 보인다.


감독은 영화에서 SNS 시대에 불거진 여러 문제들을 다룬다. 그것들 중에서 관계에 대한 것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아무래도 SNS라는 용어에 걸맞게 말이다. 오늘날, PC든 스마트폰이든 화면 너머로 많은 것들이 이뤄진다. 거기에서 우려 섞인 현상들 역시 많이 관찰된다. 터치 몇 번으로 이뤄지는 뛰어난 접근성으로 쉽게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형성된 관계가 영화 내내 꾸준하게 나타났다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그 과정 속에 정말 마음 없이 이뤄지는 것도 있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진중하게 되는 것도 있다.


영화 말미에 그동안 가상으로 맺어진 관계가 다 사라져 버렸지만, 나나미는 인간적으로 좀 더 성장한 것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사람들을 대하는 어려웠던 나나미가 나중에는 누군가를 다독여 줄 수 있지 않았나. 어찌 되었든, 관계는 무언가를 남겼다. 감독은 그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계가 만들어지는 플랫폼이 바뀌어 간 것일 뿐, 결국 그 뒤에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다들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보면서, 놓쳤던 장면들 하나하나 챙기는 재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를 본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누군가와 고독을 나눌 수 있는 용기와 따뜻함을 지니기를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사진 출처


다음 영화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1558

공식 예고편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vqy4J9gfBcY

파란 고리 문어 http://seastoke.com/coastal-wanderings-can-uncover-alien-like-gems/

베타 http://www.strangebeaver.com/2016/04/wallpaper-wednesday-4-6-2/#more-5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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