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섯 번째 마음을 이도 님께
이도 님, 주나입니다.
내향인들의 커뮤니티 파인클 유니버스에서, 이도 님은 버크만 검사 결과 Thinker, 즉 사고형 인간으로 나오셨지요? 말을 많이 하기보다 항상 생각에 잠겨 계시거나 온화한 미소를 띤 모습을 더 많이 본 것 같아요. 워낙 꼼꼼하게 가드너 생활을 해주셨지만, 그래도 이전 기수 동지로서 도와드릴 것이 없나 서성거리기도 했고요.
저도 신중한 성격 덕에 실행이 더딜 때도 있고,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것 같아 그 기질을 싫어할 때가 있었는데요. 실수하거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몇 번이나 곱씹기도, 생각하느라 놓쳐버리는 것들에 대해 후회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요가나 명상 같은 몸을 온전하게 감각하는 행위를 통해 정신을 가다듬는 의식이 필요했나 봅니다. 이도 님도 그러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고민과 관련해서 공유해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어요. 바로 그저께 국제도서전에서 구매한 <다시, 몸으로>라는 단편소설집의 김초엽 작가님 편을 읽다가 발견한 것이에요.
주인공들은 사람에게 물리적인 몸이 없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현존감을 느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 채 연구를 시작합니다. 이끌리는 생명체에 동화되며, 사랑하는 세계가 생김을 통해 살아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밝히면서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책에서나 현실에서나, 삶은 불확실성과 허무함을 겪는 과정의 연속이고, 이를 기억하고 극복하는 경로가 우리의 몸인 거죠. 모든 조직이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소설 속 인물이 불완전함을 영원히 지니며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상실감과 슬픔을 기꺼이 긍정하는 모습을 보며 삶 자체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배우게 되었어요.
그래서 어떤 선택이든 심사숙고하는 성질이 저의 고유한 힘이었다는 걸 긍정하기로 했습니다. 타고나기를 외부 자극을 잘 감지해서 무언가를 판단하는 새 여러 기준이 세워지는 걸 어쩌겠어요.
하지만 너무 많은 생각은 용기를 잃게 만드는 법이니까요. 이도 님도 마음의 불씨가 생기면 꺼지지 않도록, 조금씩이라도 세상에 흘려보내 보시죠. 예상치 못한 상호작용이 있어도 전보다 재밌는 순간이 올 수 있겠죠? 단단하고 유연한 몸과 마음으로 세상을 천천히 탐험해 보아요.
불안한 청춘에게 보내는 상냥한 위로의 곡을 덧붙입니다.
이도 님만이 만들어가실 세계관을 응원하며,
2025.06.22 저녁
주나 드림
*주나 드림은 파인더스 클럽 3기 <재능 플리마켓> 채널을 통해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활동 기간 동안 미리 신청한 파인더 분들을 대상으로 발송한 편지 전문을 주나드림 시즌 1으로 아카이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