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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Apr 04. 2022

싱가포르에서 코로나에 걸린다면?

5성급 오션뷰 호텔에서 격리하기

한국과 싱가포르, 모두 인구의 20%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특히, 직접 검사를 하고 감염을 밝힌 인구만 이만큼이고, 말없이 조용히 집에서 자가격리 또는 본인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 지 못한 스텔스 오미크론 확진자를 포함하면 전문가들에 따라서 인구의 절반 수준까지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글쓴이는 싱가포르에서 2년 이상 지내며, 1주일에 전체 인구의 2%씩 감염되는 2월에도 무사히 넘겼다가, 3월이 되고, 일주일 가량의 짧은 한국 휴가를 다녀왔다가 오미크론에 감염되고 말았다.

도저히 어디서 걸린 지 추정할 수도 없을 만큼, 3월의 한국은 워낙 바이러스가 만연했다.

이번에 가면서도 솔직히 안 걸리면 운이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했을 정도니, 싱가포르 입국 검사에서 음성이 뜨고 무사히 다녀왔구나 안심하는 찰나에, 입국 다음날 목에서 통증이 오기 시작했고, 대략 세 번의 자가검사 테스트 결과 입국 2일 후 저녁 양성이 나왔다.

싱가포르는 빠르게 정책이 변화하기 때문에, 내가 걸린 시점에 어느 정책을 쓰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최선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좋지만, 본인의 경우 집에서 같이 사는 구성원들도 있고, 한 번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회복했지만, 몸이 굉장히 쇠약한 노인도 한 집에서 거주하였기에, 시설 격리를 원하였다.

먼저 기본적인 싱가포르에 프로토콜은 이렇다.

건강한 성인이 양성에 경미한 증상일 경우 다음을 따르면 된다.

요약하자면, 자가 검사로 양성이 나올 경우, 굳이 병원이나 의원을 찾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을 필요는 없다. 싱가포르의 경우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이미 하고 있기에, 회사에 보고하게 되면 자동으로 병가 3일~7일이 주어지게 된다.

그다음, 집에서 자가격리를 할 경우, ART(자가검사 키트)를 이용해 검사 후 72시간 후 음성이 나오면 바로 격리가 풀리게 된다. 만약 7일째 될 때까지 양성일 경우 7일째 12시에 자동으로 자가격리 해제가 된다. (백신 미접종 자일 경우 14일까지 연장)


나는 양성을 확인하자마자 자가격리시설에 입소를 원했기에, 의원에 가서 ART 및 PCR 검사를 진행해 양성인 것을 확인받고 나서 보건부로부터 전화를 받아 다음 날 자가격리시설 입소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게 되었다. 전화를 받았을 당시에 방을 다른 사람이랑 쉐어해도 괜찮냐는 질문에 당연히 괜찮다고 대답을 했기에, 큰 기대 없이 여러 사람들이 한 곳에 자는 방에서 지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시설 입소를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에 보건부와 기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입소를 하러 픽업하러 간다고 하였다.

싱가포르에서 흔하게 보이는 택시가 왔으며, 기사는 의료진과 같이 옷을 입고 고글도 낀 채, 모든 창문을 열고 출발을 하였다. 간단히 대화를 나누며 나는 우리가 어느 시설로 가느냐고 묻자, 기사는 센토사의 호텔로 간다고 하였다.

"센토사?"

센토사라 하면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대표적인 관광지로, 싱가포르도 섬나라이지만 그 안에 작은 섬으로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유명한 비치 클럽 등이 있어서 남녀노소 매우 유명한 관광지이다. 또한, 센토사의 호텔들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Sentosa

그렇게 생각과는 다른 답변에 의아해하며 센토사에 도착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센토사의 신생 호텔 중 하나로 무려 1박에 20만 원 중반인 5성급 호텔인 것이다.

나는 기사에게, 와 나는 솔직히 여럿이서 한 방에 있는 기숙사 같은 시설을 생각했다.라고 물으니, 그가 한 대답은 인상적이었다. " Singapore care everyone "

그렇게 호텔에서 대기 중인 4명의 다른 환자와 함께 짧은 체크인을 한 뒤, 방으로 들어가니, 오션뷰에 큰 침대가 있는 개인룸에 또 놀라고 말았다.

센토사 섬에 코로나 격리시설

심지어 나는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기존에는 해외에서 입국한 확진자들은 2주 안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가로 병원 및 시설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2022년 3월 24일 자 이후로 외국인 포함 장기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모든 싱가포르 거주민들에게 무료로 병원 및 시설 치료가 제공된다. 그렇기에 나는 정책이 바뀐 지 1주일 만에 큰 혜택을 본 것이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설은 호텔에서 격리하는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제공되었고, 물론 한식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과 달라 사람에 따라 정말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목이 아픈 환자들을 위해 대부분 부드러운 식사로 제공되었고, 다양한 종교를 존중하는 싱가포르 답게 소와 돼지는 제공되지 않아 생선과 닭 위주의 음식이 제공되었다. 물론 배달음식도 가능했는데, 나는 배달음식은 일부로 시키지 않고, 그랩이라는 어플을 통해 마트에서 요거트와 라면, 과자, 과일 정도만 배달해서 먹었다. (그랩은 할인 행사를 많이 하기에 18달러 장을 보고 50% 할인을 받아 9달러만 지불했다)

그리고 호텔에 근무하시는 한국분이 가끔 전화를 하여, 필요한 물건이 있냐고 물어도 보셨고, 모든 것이 잘 구비되어 있었으므로, 간단히 티만 요구하였다.

그렇게 3일째 아침부터 매일 자가검사 키트로 검사를 하여 양성인지 음성인지 보고를 하였고, 나는 계속하여 양성이 뜨다가 마지막 날이 되어야 음성이 떠, 7일 차 11시에 격리가 해제되었다. 


어떻게 보면, 해외에서 바이러스를 들여와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편견 없이 대해주고, 치료 및 격리를 도와준 싱가포르에 크게 감사함을 가진 계기가 되었다.

또한, 한국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개인 연차를 쓰고 치료를 받거나, 개인 연차가 없을 경우 내년의 연차까지 쓰게 되는 기사를 봤기에,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순간이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앞으로 엔데믹으로 보고, 국경을 열어가고, 검사 및 제한도 해체하고 있으며,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단계를 밞아가며, 싱가포르는 이제 바이러스와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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