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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Aug 12. 2021

기후 변화는 COVID-19처럼 흘러간다

생명줄을 쥔 빈부격차와 강대국의 이기

기후 변화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껴본 적이 있는가? 한국에서 10년 전의 여름보다 오늘의 여름이 더 덥다던지,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만 보게 된다는 것 말이다. 아마 요즘은 에어컨이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고, 냉방도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심각하게 춥거나 더워 불편한 경험을 하는 것이 드물 것이다.


내가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을 적, 기후 변화를 정말 심하게 느낀 적이 있다.

그 당시, 캘리포니아는 세기의 산불로 인해 잿가루가 날리고 매일 푸르던 하늘이 한국의 미세먼지 하늘과 같은 날이 되는 날이 빈번했다. 나는 3개월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그러한 공기를 본 적이 없었기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2시간가량 외출을 했다가 다음날 목에 이물질이 낀 것 같은 불쾌한 느낌에, 미세먼지들에 의해 기관지에 정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한국에서는 약간은 무뎌졌던 감각들이 다시 들기 시작했다.


이 두 마리 때문에 큰 마당에서 똑똑한 보더콜리를 키우는 것이 나의 목표가 되어 버렸다.

산불이 시작되기 전, 나는 샌프란시스코 공항 근처, 산 마테오라는 부유하고 평화로운 동네에서 에어비앤비를 지냈다. 에어비앤비를 선택한 이유는, 거기에 보더콜리 두 마리가 있었기 때문에 혼자서 미국에 있는 동안 심리적 안정을 얻고 싶어서였다. 산 꼭대기에 있는 집 뒤에는 큰 마당이 있었고, 보더콜리 두 마리랑 원반을 던지며 노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4일 차, 아침에 일어나 밖을 드려다 본 나는 충격적인 관경에 넋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항상 푸른 하늘과 초록색 나무들이 있던 그 산 풍경은, 붉은색으로 뒤덮여있었고, 그 붉은색의 출처는 먼 지역의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것이었다. 문득, 캘리포니아 산불이 이 지역까지 오면 나도 급히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채, 다행히 이틀 만에 붉은빛은 멀리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 이후로 산불의 원인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매우 건조한 캘리포니아 날씨와 관련이 되었고, 또한 이 건조함을 가속시키는 것이 기후변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이후 꾸준히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노력했으며, 화석연료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에 매우 공감했다. 또한, 빌 게이츠의 기후변화에 관한 책도 읽으며, 책에서 나온 내용처럼 파괴된 오존층을 모든 나라들이 프레온 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통해 회복했던 것처럼, 기후변화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19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모든 나라들이 자발적으로 통제하여,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그 이면에는 미국과 같이 마스크와 남아도는 백신을 거부하며 많은 사상자를 낸 나라도,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무엇을 해보지도 못하고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몬 인도와 브라질과 같은 나라도, 강력한 통제 정책과 자발적인 희생으로 최대한 감염자를 늦춘 한국과 싱가포르 같은 케이스도 있었다.


2021년은 백신의 등장으로 이러한 비극이 사라질까 생각했던 시점, 백신 특허를 보유한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에서 우선 사용하기 시작해, 미국은 2021년 절반을 지나왔을 시점에 벌써 관광객에게도 백신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백신 확보가 늦어 원하는 사람도 맞지 못하며, 예약에 수만 명이 몰려 서버가 터지는 사건도 발생했다.

백신을 빠르게 확보한 나라들은, 대부분 부유한 나라들이다. 출처 : Our World in Data

그러면 가난한 나라들은 어떨까?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에 가난한 나라들은 백신 선택권 조차 없다. 이념에 따라 정치적 관계에 따라 중국 또는 러시아 백신을 접종한 나라들도 있었고, 코백스에 의존하는 나라들도 생겨났다.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난 이후는 더 처참했다. 빠르게 백신을 확보해 접종 원하는 국민은 모두 접종한 이스라엘과 미국이 부스터 샷을 추가로 구매하며, 누군가는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스고, 도움을 기다리는 한편, 한쪽에는 백신을 점유하며 여유분까지 늘리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COVID19 확산에 대해 WHO의 역할에 신뢰가 사라진 것이 사실이지만, 강대국들의 부스터 샷에 반대하는 이유에는 적극 동감한다. 부자나라의 국민들만 목숨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도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World Health Organization Asks Wealthy Countries to Delay COVID-19 Booster Shots
https://www.verywellhealth.com/who-calls-for-ban-covid-booster-shots-5196166


나는 이러한 사태와 관련해 기후 변화를 연관 지어 생각해 보았다. 그러기 전에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온실 가스 출처에 대해 조금은 알아보자.

혹시, 구독자들은 2021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가 어딘지 아시는가?

1위는 예상하다시피, 인구 14억의 중국이다. 빠른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사용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위는 미국이다. 가장 부유하고 가장 넓은 나라 중 하나인 만큼, 3억 인구의 미국은 14억 인구의 인도보다도 더 많은 온실가스를 사용한다. 또한 미국은 1인당 온실가스 사용량이 전 세계 1위이다.

영토가 클수록, 인구가 많을 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은 엄청나다. 출처: https://www.c2es.org/content/international-emissions/

나는 미국을 정말 좋아하고 기회가 있다면 살고 싶은 나라지만, 미국의 낭비는 정말 엄청나다. 카투사 기간 2년과 캘리포니아 생활 1년의 관찰로 본 그들은, 분리수거도 전혀 하지 않으며, 그 넓은 집에 난방을 항상 틀어놓으며, 유흥을 위해 많은 금액과 자원의 지출을 아기지 않는다.

물론 요즘은 기후 변화를 걱정해, 축산업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반대하여 자발적인 채식주의자도 되고, 환경을 많이 생각하며 소비하는 미국인들도 많아졌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걸어왔던 탄소발자국을 보면, 이러한 기후변화에 책임이 없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배출해온 온실가스를 모두 더해보면 강대국들이 얼마나 낭비했는지 알 수 있다. : 출처 : Our World in Data

이것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역대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순위권은 당연히 미국과 유럽권 국가이다. 빠르게 산업화를 시작했고, 그 산업화로 인해 자본의 축적을 누렸으니,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자원을 사용해서 발전하여 제약 및 헬스케어에 투자를 하였고, 결국에는 2021년 코비드 백신도 빠르게 만들어 선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나라들은 어떨까? 이들은 산업화를 할 기회도 없었고, 인프라가 발전하지 못해 탄소 배출량도 현저히 적다. 그렇지만 여전히 산불과 가뭄, 자연재해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동일하다. 아니 오히려 이들은 홍수를 대비하는 상하수 시설도 훌륭하지 않으며, 산불 및 가뭄재해에 대항하는 사회적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다. 마치 코로나바이러스가 의료 인프라가 훌륭해 어떻게든 방어하려고 한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많은 피해를 주는 것처럼, 기후변화는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가난한 나라들에게는 더욱 취약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강대국들이 나서서 가난한 나라들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당장,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고통받을 때 가난한 나라들을 외면하고, 본인들의 국민을 위해 부스터 샷을 추가로 구매한 그 나라들이 말이다.

또한, 이들은 산업화로 인해 빠른 성장을 하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선, 이제 와서 개발도상국들에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말라고 하며, 화석 연료 사용을 자제하라고 할 수 있을까? 가난한 나라들에게 보면, 이러한 행위는 계층 간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불공정에 분노해왔다. 중국이 발전을 위해 석탄과 석유를 태우며 발전소를 돌리고, 공장을 돌리는 동시에 미세먼지는 서해를 넘어 한국에 와서, 대한민국의 하늘이 노란색으로 변한 것에 분노해왔고, 서울에 집을 구매하고 싶은 20~30대들이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대출을 받지 못해, 집을 구매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빠져나가야만 하는 불공정에 대해 기득권에 분노해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가난한 나라들이 이러한 불공평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강대국들이 소비하는 것을 지켜보며 나쁜 놈들이라고 욕만 해야 할까? 그것 또한 아니다. 강대국들은 이렇게 선점한 기술력과 자본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투자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뽑아내야 한다. 또한, 그들은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먼저 목소리를 내서 가난한 나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며, 가난한 나라들이 온실 가스를 감축할 수 있게 지속적인 영향력을 줘야 할 것이다. 물론 위에 말했다시피, 계층 간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이러한 행위는 반감을 살 수도 있고,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기후 변화는 지금이 아니라면 다음은 없기에 빠른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만 한다.


나는 지구에 태어난 이상, 불공평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이미 일어난 상황이고, 막지 않으면 가뭄, 산불, 태풍, 홍수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이타적인 마음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생각을 하고, 특히 강대국들은 본인들의 이익만을 챙기지 말고 공공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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