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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Aug 24. 2021

싱가포르 로컬 생활 - 외식 문화

싱가포르에 혼자 살게 된다면, 본인의 한국에서 생활이 어떻게 되었든, 외식의 비중은 확실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원인에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겠다.


1. 싱가포르 집에서의 요리 제약

싱가포르는 주거비용이 많이 비싸기 때문에 싱글로 왔다면 쉐어하우스 또는 일반 가정집에 방 하나를 렌트하는 것이 매우 보편적이다. 따라서 요리를 하려면 다른 하우스메이트 또는 집주인과 같이 사용해야 하므로 눈치도 봐야 하고 시간도 잘 정해놔야 한다. 싱가포르는 동남아로부터 메이드를 쉽게 고용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이드가 요리를 하는 집이 많은데 집주인과 살게 된다면, 소정의 금액을 내는 대가로 메이드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하는 집도 있다. 위 두 경우는 좋은 케이스에 속하고, 싱가포르에서 렌트하는 대부분의 집은 집주인 유무에 상관없이 Light cooking이라고 하여 라면 끓이는 것 등을 제외한, 요리 등을 금지하는 집이 많다. 요리를 좋아한다면 이것은 방을 구할 때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조건 중 하나이다.

한 달에 1000SGD (85만 원) 짜리 방이나, 기본적인 요리조차 불가능한 방이 많다. 해외에 나와있는 외국인으로 굉장히 불편한 점이다.

또는 싱글로서 많은 돈을 지불해 스튜디오나 원베드룸 하우스를 구했다면 그것 또한 문제이다. 대부분 인덕션을 갖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스튜디오나 원베드룸은 싱가포르에서 렌트를 목적으로 설계한 집이 많아, 좋은 인덕션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물을 끓이는데 10분 이상 걸리거나, 화구가 한 개 밖에 없어서 여러 요리를 못하는 경우 등의 문제도 있다. 따라서 요리를 좋아한다면 1회용 버너를 사거나, 화구가 좋은 집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찾아야만 한다.


2. 한국요리를 하기에 비싼 장바구니 물가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한국 요리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작은 섬나라에 자체적으로 생산해 내는 식재료가 거의 없기에 모든 것을 수입할 것이고, 특히 한국에 관련된 식재료는 비싸게 넘어오는 것이 일상이다. 라면부터 시작해, 각종 양념, 특히 한국 애호박, 깻잎 등 모두 한국보다 비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인이 많고 한류 문화 덕분에 한식을 찾는 현지인이 많아져, 한인마트가 싱가포르에 꽤나 많이 있다. 또한, 현지 마트에 가면 그래도 같은 동양 문화권에 비슷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기나 야채 등 한식에 필요한 재료를 못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공산품은 대체적으로 한국보다 비싸나, 야채와 고기는 그렇게 많이 비싸진 않은데, 다만 모두 수입산이다 보니 신선함이 매우 떨어지고, 더운 나라다 보니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상한 게 대다수다.

한국 재료나 음식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으나, 모두 수입이다보니 때에 따라서는 찾기 힘들때도 있다. 특히, 락다운할 때 많은 식재료들을 찾기 어려웠다.

대략 이러한 이유로, 가족이 같이 와서 방 여러 개의 집을 구하지 않는 이상 요리는 굉장히 귀찮고 가성비 떨어질 수가 있다. 실제로 나는 한 번 된장찌개를 끓이면 보통 3인분 만드는데 30~40달러의 돈을 지불하는데, 한국식당에 가면 된장찌개 하나에 15달러니, 크게 가격적인 메리트도 없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의 외식 문화는 어떨까?

싱가포르에 오래 산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적은 돈으로 외식도 가능하고, 비싼 돈으로도 외식은 가능한데, 둘 다 별로 만족스럽진 않다.


물가가 비싸다는 소문과는 다르게 싱가포르는 한 끼에 5달러(4300원)로 생활할 수도 있는 나라이며, 이와 반대로 역시 소문대로 한 끼에 200달러(17만 원)는 쉽게 쓸 수 있는 나라이기도하다. 심지어 술을 좋아한다면 하루에 500달러(43만 원) 이상을 쓰는 사람도 보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수입하는 나라이기에, 음식 재료가 매우 좋은 음식점은 정말 보기 드물고, 비싼 가격에는 대부분 싱가포르의 비싼 렌트비에서 오는 것이 많아서, 가격만큼의 기대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또한, 아무래도 작은 나라이다 보니 식문화가 한국, 일본과 같이 다양하게 발달되지 않아서 한국에서 만큼 입맛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싱가포르에서 외식을 하게 된다면,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각 카테고리를 자세하게 나눠보려고 한다.


1. 호커센터(Hawker center), 커피샵(Coffee shop)

호커센터는 싱가포르인들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예전 중국계 사람들이 왔을 때, 우리나라로 치면 노점상에서 시작하여 중국 본토의 음식 등을 팔기 시작했으며, 싱가포르가 독립 후 어느 정도 질서를 세우고 관리를 편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노점상들을 모아놓아 푸드코트와 같은 형태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 호커센터이다. 대부분의 호커센터는 에어컨도 없는 야외에 놓여있기에 굉장히 덥고, 또한 기후의 특성상 각종 벌레들이 많이 기어 다니기에 많은 외국인들은 질색을 하며 호커센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싱가포르의 로컬 맛집이나 오래된 전통을 가진 집은 호커센터 안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만약 호커센터에 가게 된다면, 줄을 지어 서서 먹는 곳이 꼭 하나씩 있는데 로커들이 아는 맛집인 경우가 많으니 한 번씩 시도해보면 좋다. 또한 위생 문제는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데, 관광지에 유명한 호커센터는 호커센터를 위한 건물에 위치해 있어 대부분 관리가 되는 편이지만, 로컬이 사는 지역에 호커센터는 대부분 정부 주공아파트(HDB) 1층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HDB의 연식이 오래될수록 더러울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호커센터에 일하는 직원들은 은퇴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므로 위생관념에 약간 부족한 경우도 있고, 일이 고되다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음식점처럼 깨끗이 청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테이블에 먹다 남은 밥풀이나 음식들이 말라비틀어져있는 경우는 다반사고, 음식들을 정리하는 카트에 먹다 남은 접시들을 넣는 것을 밥 먹는 옆에서 지켜보면 가끔 입맛을 떨구기도 한다.

그래도 나름 각각의 음식점들은 위생에 관리를 신경 쓰고 있는데, 정부의 지침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음식점에 대해 정기적인 위생검사를 하여 A, B, C 등급을 매기는데 A등급은 누가 봐도 정말 깨끗한 음식점들이고, B등급은 깨끗하지는 않지만, 용인할 수준의 위생이고 C등급이면 아마 불이익이 있어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운 나라다 보니 이런 위생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진 것에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략 1인당 10달러 내외로 호커센터에서 이것과 같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어찌하였든 호커센터는 싱가포르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유네스코에도 등재되었고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싱가포르의 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있으니 위생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호커센터에 반드시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아는 로컬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을 받아보도록 하자. 아무리 관광지라 하여도 호커센터에서는 한 접시에 가격이 10달러 이상 넘어가는 음식을 찾는 것을 쉽지 않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반드시 호커센터를 애용하도록 하자.

https://www.oursgheritage.gov.sg/hawker-culture-in-singapore/

## 추가적인 내용(12월 6일)

추가적인 조사에 따르면, 위에 설명한 로컬 음식점들을 위한 건물을 따로 지은 경우, Hawker center라고 불리고, HDB 1층에 위치한 음식점 5개부터 10개 정도 되는 규모가 다소 작은 공간을 Coffee shop이라고 불리는 것을 확인하여 수정합니다. 용어의 차이는 있으나, 전달하려는 의도는 그대로니, 싱가포르에 방문하신다면 인지만 해주세요.



2. 쇼핑몰

싱가포르는 적도에 위치해 있어 365일 더운 나라이므로, 대낮에 에어컨은 반드시 필수이다. 따라서, 싱가포르에서 대낮에 야외활동을 하는 일은 아무리 로컬 사람들이라도 매우 드물다. 특히, 싱가포르는 MRT라는 지하철이 매우 잘 설계되어 있어, 어느 곳을 가더라도 MRT를 타면 쾌적하게 갈 수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에 쇼핑몰들은 이 MRT역 위에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따라서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굳이 걸을 필요 없이, MRT에서 내려서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빨간색 원이 칠해진 곳은 MRT 역이다. 싱가폴의 쇼핑몰은 MRT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Google map)

로컬이라면 쇼핑몰은 싱가포르 생활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그에 맞게 쇼핑몰 안에 음식점, 마트, 옷 쇼핑, 화장품, 마사지, 놀이시설, 헬스장, 도서관등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쇼핑몰에 비싼 렌트비 및 보장된 수익을 내기 위해서 어느 지역을 가든 입점해있는 상점들이 90% 이상 비슷하다.

예를 들어 명동에 롯데백화점이나 잠실에 롯데백화점이나 신촌에 현대백화점이나 대부분 들어가 있는 상점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쇼핑몰도 규모가 천차만별이므로 완전히 똑같이 입점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중간 크기에 A에 김밥천국, 백다방, 교촌치킨이 있고 규모가 작은 B에 교촌치킨, 파리바게트가 있다면 큰 규모인 C에는 김밥천국, 백다방, 교촌치킨, 파리바게트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싱가포르 생활이 단조로워지는 이유에는 이러한 쇼핑몰들도 한몫한다.

나름 큰 규모인 로컬 쇼핑몰, 싱가포르에 1년 이상 거주했다면 대부분 한번쯤은 본 프랜차이즈 일 것이다. nex.com.sg

어찌하였든, 쇼핑몰에서는 여러 음식점이 있으나, 최소 10달러 이상부터 시작하여 하이딘라오 같은 고급 핫팟 레스토랑은 2인에 150달러 이상 나오는 것이 흔하다. 또한 쇼핑몰부터 GST(+7%), Service Charge(+10%)를 강제 징수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음식을 주문한다면 1인당 최소 15달러 이상의 지출을 생각하면 된다.

싱가포르를 여행한다면 필수인 송파바쿠테, 야쿤카야토스트, 하이딘라오도 많은 쇼핑몰에 입정해있다.


3. 일반 음식점

이 쪽 카테고리는 뭐라고 정해놓기 어려워서 일반 음식점으로 표현했으나, 한국에서 보면, 상가에 있는 또는 따로 건물 모두를 차지한 음식점들, 즉 쇼핑몰과 호커센터 외의 모든 음식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카페를 간다던지, 새로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반드시 이쪽을 찾아봐야 하는데, 쇼핑몰의 프랜차이즈가 아닌 좀 더 도전적인 새로운 레스토랑이나, 인스타그램용 카페,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반드시 쇼핑몰 밖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에 지내면서 맛집 어플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은 잘 못 봤고, 주로 구글맵이나 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 대는 최소 15달러 이상을 생각하면 되고 좀 더 고급스러운 맛을 즐기고 싶다면, fine dining이나 오마카세 등을 찾아가면 150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 집이 싱가포르 중심지역에 위치해 있어 이러한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것이고, 평범한 로컬들이 많이 사는 곳에 있다면, 보통 주말에 한 번씩 나가서 찾아가게 될 것이다.

탄종파가, 하지 레인, 덕스턴 힐 같은 곳에 예쁜 카페, 음식점들이 많다. HDB가 많은 로컬 지역에서는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배달문화 및 다이어트 음식 팁

마지막으로 싱가포르는 배달문화가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어 Grab 또는 Foodpanda라는 앱을 쓰면 위 세 가지의 모든 음식점에서 배달이 가능하다. 배달비는 가까운 곳은 3달러부터 먼 곳은 10달러 이상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역시 배달음식 또는 외식을 너무 자주 하면 건강에 좋지 못한 것은 매우 분명하다. 본인도 싱가포르에 살며, 배달음식과 외식을 자주 하면서 피부 트러블 및 위장 트러블이 매우 자주 나서 지금은 탄산음료도 줄이고 저녁에는 마트에서 파는 샐러드를 사서 먹으면서, 건강을 유지해주고 있다. 만약에 건강 및 체중 조절을 생각한다면 Cold Storage에서 기본 샐러드 5달러에 닭가슴살 +1 달러에 파니 집 주변에 콜드스토리지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콜드스토리지, 페어프라이스 같은 곳에서 Deli라고 하여 치킨 한마리도 6달러(5000원)에 가능하다.



지금까지 2년 동안 살면서, 느꼈던 싱가포르 외식 문화에 대해 써봤습니다. 이 외에 싱가포르 생활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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