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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Aug 26. 2021

싱가포르 로컬 생활 - 집 구하기

싱가포르에 직장 또는 학교 때문에 살게 된다면 반드시 마주쳐야 하는 것이 집 렌트이다. 한국은 월세, 전세, 반전세 등등 다양하게 있어서 내가 가진 보증금만큼 선택을 할 수 있으나, 싱가포르는 간단하다. 월세!!

하지만 외국에 나와서  보금자리를 찾는다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은 싱가포르에서  구하기와  형태에 따른 분류를 해보겠다.


싱가포르에서 집 구하기

이전 글들에서 언급했다시피, 어느 매체든 나라별로 물가 순위를 매기면 항상 랭킹 10위 안에 드는 나라이다. 싱가포르에서 사는 것이 비싸게 만드는 주범이 집과 자동차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싱가포르인들은 집 걱정이 전혀 없다. 왜냐하면 집이 없는 싱가포르인들에게는 모두 HDB(Housing&Development Board)라고 불리는 정부 주공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예비부부나 집이 없는 조건을 충족한 모든 싱가포르인들은 99년 동안 HDB가 주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https://www.hdb.gov.sg/

하지만 싱가포르에 사는 거주민 중 40%는 외국인이다. 이들은 HDB를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렌트 또는 비싼 콘도를 구매해야 한다. 콘도의 가격을 보려고 인터넷 검색 결과 2021년 8월 기준, 1 베드룸 콘도(8~16평 크기)의 최소 가격이 55만 SGD에서 60만 SGD(4억 7천~5억 2천만 원)로 형성되어 있다. 또한 이 콘도들은 싱가포르에서 중심지역이 아닌 외곽지역에 위치해있으므로, 중심 지역에서 1 베드룸 콘도를 생각한다면 한화로 최소 10억 이상을 예상해야 한다. 이 집들의 가격을 보면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간다.

자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지는 렌트이다. 그렇다면 어떤 지역을 선택해야 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찾아야 하는지 알아보자


싱가포르 지도로 보는 부동산 가격

onemap.gov.sg/ 빨간색 - CBD, 주황색 - 센토사, 파란색 - 서클라인 근처, 검은색- 그 외 지역

빨간색 원을 칠한 싱가포르는 CBD(Central Business District)라고 주로 관광지 및 비즈니스 지역은 - 마리나 베이, 클라키, 부기스, 시티홀 등- 싱가포르에서도 가장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많은 관광지와 쇼핑몰, 맛집과 놀거리들이 몰려 있고 경관도 굉장히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여행이나 영화에서 떠올린 싱가포르의 모습은 바로 이 CBD 지역이다.

주황색 원은 센토사 지역이다. 이 지역은 주로 여행지, 관광지인데, 센토사 지역으로 가려면 통행료를 내야 하고 MRT가 없고 레일이 있어서 반드시 Vivo city라는 MRT에서 환승을 해줘야만 한다. 따라서, 주거지역으로는 전혀 적절하지 않으나, 소수의 서양인들이 아름다운 풍경과 여유로움 때문에 선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역시 제한된 부동산으로 인해 비싼 지역이다.

파란색 원을 칠한 곳은 싱가포르의 메인 대중교통 수단인 MRT에서 Circle line이라고 불리는 주황색 라인을 따라 CBD인 센트럴 지역에서 멀지 않으며, 동서남북 싱가포르 어느 지역을 가든 1시간 내로 갈 수 있는 효율적인 위치에 있어서 가격이 비싼 지역이다.  이 파란색 원의 서쪽에는 부킷 바톡, 부킷 티마 지역이나 북쪽에 앙모키오, 비샨 그리고 동쪽에 게이랑, 마린 퍼레이드 지역들은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꽤나 사는 지역이다.

검은색 원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지역이다. 서쪽과 북쪽에는 말레이시아 육로 국경이 있고 동쪽에는 창이 국제공항이 있다. 회사 위치 때문에 이쪽 지역을 선호하는 소수의 외국인들과, 주로 외국인보다는 로컬이 훨씬 많은 지역이다. 콘도의 경우 같은 크기일 때 CBD 지역과 가격이 두배 차이나는 콘도들도 있다. 곳곳에 쇼핑몰이 있으므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지만, 만남을 하거나 놀러 나갈 때는 대부분 CBD로 향하게 되므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 검은색 지역은 추천하지 않는다. 저녁에 택시비가 더 나올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집 찾기

구매가 아니라 렌트를 생각하고 있다면, 많은 브런치 글들과 인터넷 정보에 노하우들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렌트를 위해 대략 부동산 에이전트와 수 백번의 연락을 주고받았고 수 십 번의 뷰잉을 했다. 또한 수도 없이 네고를 하여 마지막 문턱에서 선택을 하지 못한 집들도 있었다. 싱가포르는 세입자보다 집주인에게 매우 유리한 나라이다. 세입자를 보호하는 법도 그렇게 없고, 부동산 에이전시도 돈이 되지 않은 세입자보다 집주인에게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경우 계약 후 여러 가지 파손 또는 거짓 이유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외국인이 수두룩하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면 small court라는 재판을 가야만 하는데, 한국에서 당연히 생각했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렇게 시간과 감정을 낭비한다는 것이 쉽게 납득이 가진 않지만, 외국인으로 살면 받는 서러움 중의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구할 때, 집 상태뿐만 아니라, 에이전트와 집주인의 성격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렌트하면 좋을 것이다.

어찌하였든 싱가포르에서 집을 구하려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선택하면 좋다.

1. 예산 2. 집 크기 or 방 크기 3. 회사 or 학교에서 거리 4. 운동 또는 취미 생활을 한다면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에서의 거리 5. MRT로부터의 거리 6. 주변 음식점 및 쇼핑몰에서의 거리 7. 집의 형태(집에 간단한 헬스장 및 수영장과 깨끗한 관리를 원한다면 콘도 위주, 가격이라면 HDB) 8. 집의 가구 여부(본인의 취향의 가구를 원하거나 나중에 가구 파손으로 인한 보증금 차감 스트레스를 겪고 싶지 않다면 non-furnitured 집을 추천한다) 등등이 있다.

여기에 본인의 가치관, 삶의 패턴에 따라 주차장 또는 주위 공원 및 자연과의 거리등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대략 이러한 정보를 파악했다면 집을 구해야 하는데, 내가 직접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하여, 집을 뷰잉 하는 방법(전화 또는 왓츠앱으로 연락을 하여 시간 약속을 잡고 그 집에 가서 만난다) 또는 에이전트를 고용하여 에이전트의 차를 타고 몇 개의 집을 보는 것이 있다. 후자의 경우 고용된 에이전트가 세입자의 편이 되므로, 가격 네고 및 집의 컨디션 확인까지 도와준다.  하지만 전자는 내가 내는 비용이 없는 반면, 후자는 집 또는 방의 가격이 3500SGD(300만 원) 이상 및 2년 계약이어야 세입자가 에이전트에게 돈을 내지 않고, 집주인이 비용을 모두 부담하게 된다. 만약 1년 또는 3500SGD 이하의 방이라면, 한 달치 또는 반 달치 월세를 에이전트에게 지불해야만 한다. 따라서 내 예산과 편리함 등 여러 가지 고려하여 직접 발로 뛸 것인지, 에이전트를 고용하여 편하게 할 것인지 선택하면 된다.

만약 직접 발로 뛰기로 결정했다면 Propertyguru, 한국촌 부동산 페이지, Facebook Group 등을 검색하여 직접 방 또는 집을 찾아 집주인 소속 에이전트에게 연락을 하면 된다.


자 본인의 집 선택 기준과 어떻게 집을 구할지 결정했다면, 어떠한 집들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싱가포르는 크게 3~4가지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1. 정부 주공아파트 - HDB(Housing&Development Board)

싱가포르인에게 집을 공급하기 위하여 99년 단위로 싱가포르 인에게 주어진 아파트 형태이다. 싱가포르인의 80퍼센트 이상은 이 HDB에서 살고 있으며, 콘도에서 볼 수 있는 수영장 및 헬스장과 같은 고급스러움은 사라지고, 작은 공원이나 놀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이 많으며, 1층에 주로 로컬 상가와 호커센터가 입점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양은 별 특이함이 없는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가 대부분이나 가끔 동그란 모양의 아파트나, 콘도 못지않은 모양을 한 HDB(e.x. Pinnacle)도 있다. 하지만 홍콩의 성냥갑 아파트처럼 빼곡하게 박힌 것이 아닌, 나름 건물들과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어느 정도의 조망은 확보된 집이 대부분이다.

CBD 중심, 탄종파가에 위치해 있는 이 멋있는 아파트(Pinnacle)는 무려 HDB이다. http://www.pinnacleduxton.com.sg/index.html

주인이 5년 이상을 거주해야만 렌트가 가능하므로, 주로 렌트 가능한 집은 어느 정도 오래되거나 정~말 오래된 집이 많으며, 보통 우리나라의 오래된 아파트라고 생각하여 집도 안 보고 계약하여 들어갔다간, 일주일을 못 버티고 도망 나오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아무래도 콘도보다 관리가 안되고, 매일 여름 날씨이므로, 특히 저층일수록 바퀴벌레 및 모기 등 다양한 벌레와 낙후되고 디자인적으로 떨어지는 집들이 많다. 보통 외관은 싱가포르에서 주기적으로 페인트칠을 해서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 않으나, 내부를 보면 굉장히 오래된 집들이 많다. 그래도 싱가포르는 자주 리모델링을 하여 오래된 집이라 하여도, 새집처럼 깨끗해 보이는 HDB도 많으니 반드시, 입주 전 뷰잉을 하여 집 컨디션을 확인해 봐야 한다.

전 세계 어딜 가든 마찬가지로, 새집은 오래된 집보다 비교적 작지만, 전반적으로 콘도보다는 방의 크기가 크다.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HDB는 절대 나쁘지 않다.


2. 콘도(condominium)

수영장, 헬스장 또는 독서실, 다용도실 등등 콘도의 규모에 따라 부가시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문 앞에 경비들이 24시간 지키고 있어서, 들어오고 나가는 인원 및 차량을 통제하는 것이 특징이며, 콘도에 상주해있는 매니지먼트 팀이 있어서 관리가 매우 잘 되고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비교적 HDB보다는 깨끗하다. 또한 주기적으로 방역을 해서 모기나 벌레 같은 관리도 HDB보다 더욱 잘 된다. 기존에 살았던 콘도 예를 들어보자면,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반드시 방역을 하는 것 같다.

조건에 따라 외국인도 소유 가능해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에 부자들이 소유한 경우도 많고, 여유 있는 싱가포르인들도 소유하여 렌트하거나 거주하는 것이 많다. 구매 또는 렌트 비용이 HDB에 비해 비싸고 특히 새로 지은 콘도의 경우 좁은 방은 정말 고시원 수준으로 정말 작다. 주로 3 베드룸 이상의 HDB와는 다르게 지역에 따라 원베드룸 형태의 콘도도 꽤나 있고, 현관문을 들어가면 왼쪽과 오른쪽에 문이 따로 있어, 왼쪽에는 스튜디오(한국의 원룸 형태)와 오른쪽의 3 베드룸의 집이 따로 있어, 집주인과 같이 살지만, 각자 다른 문으로 들어가 마주칠 경우가 매우 적은 형태도 있어 주거 선택의 폭이 HDB보다 조금 더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베드룸의 엄청난 렌트비는 부담스럽지만 프라이버시를 중요한다면 이러한 스튜디오 형식도 고려해볼 만 하나, 역시 집주인과 같이 살기 때문에, 방문객이나 요리에 대한 제약이 없는지는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내가 여러 지역을 찾아보았으나, 한국과 같은 5평 정도 크기의 원룸으로 구성된 오피스텔 형식의 집은 싱가포르에서 보질 못했다. 대부분 개인 현관문을 가지고 있는 집은 1 베드룸 이상(최소 8평 이상)이 많았으며, 스튜디오는 항상 현관문에 다른 1~3 베드룸과 공유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 한국과 같은 주거에 자유로움을 확실히 적은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에서는 대학교, 직작 생활을 하며 독립이 가능한 이유가 오피스텔, 원룸과 같은 주거 형태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인데, 싱가포르에서는 이러한 생활이 불가능하니, 대부분의 싱가포르인들은 직장을 다니더라도 HDB를 얻기 전까지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것이 매우 보편화되어있는 것 같다.

CBD와 가까운 Novena 지역의 1 bedroom 형태
콘도에 수영장과 헬스장 같은 facility는 매일 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사용하지 않게 되니, 어린 아이가 없다면 이러한 것도 잘 고려해보자.


2.5 EC(executive condo)

이 EC는 밖에서 보나 안에서 보나 콘도와 정말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HDB이다. 콘도의 형태로 되어 있어, 경비 및 수영장과 같은 시설이 있다. 일반적인 콘도보다는 더 큰 넓이로 콘도의 장점 + HDB의 장점을 조합해 논 느낌도 있다. HDB와 규정이 비슷하여 역시 구입 후 5년 후에 렌트가 가능하고, 여러 가지 정부 규제 때문에 렌트가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다. 또한 EC 특성상 MRT 옆 또는 CBD 근처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꽤나 외진, 위 지도에서 검은색 지역에 주로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렌트 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 또는 학교 위치 때문에 이러한 지역도 크게 상관이 없다면, EC 렌트도 추천한다.


3. 랜디드 하우스(Landed property)

랜디드 하우스 범위 내에도 다양한 형태의 집이 존재한다. 한국으로 치면 단독주택의 형태도 있고, 타운 하우스 느낌의 집도 있으며, 벙갈로라고 하여 큰 마당을 포함한 집의 형태도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한 집에 한 가구가 산다는 특징이 있다. 싱가포르 집의 세 범위 중 가장 다양하고 가격 및 크기 차이도 많이 나는 집이다. 참고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비싼 집도 이러한 개인 주택이고, 최근에는 틱톡의 CEO가 6400만 SGD(553억 원)의 벙갈로 집을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랜디드 하우스는 콘도와 마찬가지로 HDB처럼 99년 임대 형태의 집도 있고, 개인 소유의 freehold도 있다. 아무래도 HDB 보다는 관리하기가 어려우므로, 싱가포르 건국 초기(1965년)부터 있던 집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집들은 어떻게 이런 데서 사람이 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집들도 많다. 하지만 내가 봤던 몇몇의 랜디드 하우스는 HDB 방보다도 훨씬 넓었고, 깔끔한 집도 많았다. 따라서 내가 사는 위치에 따라 적절한 가격의 랜디드 하우스가 있다면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본인도 랜디드 하우스에서 현재 지내고 있는데, 다 만족하지만, 단점은 3층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 굉장히 힘들고 특히 짐을 옮길 때 정말 피곤하다는 것과, 창문을 열게 되면 모기들이 무지하게 들어오고 개미들과 가끔 바퀴벌레와 도마뱀이 들어와 동물농장이 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넓이며 주변 풍경에 굉장히 만족한다.

싱가포르에는 이러한 타운하우스 형태의 주거단지가 많다. 조용하나 주위에 상점이 콘도, HDB 지역들보다 많이 부족하다.


싱가포르는 도시 계획이 매우 잘 되어 있고 건물의 디자인이 매우 다양하여 집을 구하러 다닐 때마다 오늘은 어떤 모양일까? 어떤 시설들이 있을까 하는 기대도 생긴다. 하지만 날씨가 매우 덥기 때문에, 열심히 보러 다니다가, 글쓴이처럼 다음 날 몸살이 나서 끙끙 대는 경우도 있으니 날씨와 컨디션을 잘 고려하여, 대중교통과 택시를 잘 이용하여 집을 구하도록 하자!


추가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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