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an 10의 기록
1. 오랜만
이틀이나, 적어도 일주일에 한 편씩 쓰겠다는 나의 바람은 저 멀리로 사라진지 오래다. 왜냐하면, 연말이기도 했고, 과제를 해야 해서 정신도 없이 바쁘게 지나갔고, 그렇게 지내던 와중에 얼레벌레 2023년을 맞이해 버렸기 때문이다. 매일 느끼는 거지만 시간은 참 빨리 간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지금, 흘러가는 시간이 참 야속하기만 하다. 처음에 나올 때는 두 달이 그리 짧지는 않은 시간이라도 생각을 했으나, 주변에서 같이 하는 사람들의 면접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리고 내 통장의 남은 잔고를 바라볼 때마다 초조해지고는 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생존 본능이 있는 사람인지라 근본적인 불안감을 피해갈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2. 시장 상황은 좋지 않은게 맞다
글을 안 쓰는 그 2주라는 시간 내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류 합격률은 정말 낮았고, 채용 공고는 3년 이상을 원하는 공고들이 대부분이였다. 신입이 가능한 곳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이제서야 1년 경력, 2년차인 신입인데. 하지만 취업은 몇 패를 하더라도 결국 1승만 하면 되는 것이라 어떻게 보면 어디든 잘 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야지 지금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비슷했던 것 같다. 서류 합격률은 이것보다 더 높은 것으로 기억하고, 그 때는 신입 공고도 꽤 많았던 것 같지만. 확실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맞은 것 같다. 그래도 살면서 이런 때도 있는 거지, 실력자가 되면 이런 상황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정했다. 작년이 경험과 도전의 한 해였다면, 올해의 2023년 키워드는 커리어 성장의 한 해로. 작년이 행복하기는 했는데 말이지. 올해는 목표에 걸맞도록 고생을 하기는 할 것 같다. 그래도 그만큼 얻는 것이 있으면 다행이지. 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요행을 바라면 안되니까. 내가 추구하는 길에도 맞지 않고.
3. 요즘 이직에 대한 생각
요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지, 트렌드라던지, 방법론이라던지 세상에 최고라고 하는 사람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이나 구분 없이 다양한 아티클을 찾아보고 있던 중에 <취업은 운이다>라는 어떤 글을 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실력은 운이 아니지만, 취업은 운이다. 내가 그 분야에서 어떤 실력을 쌓았던지 간에, 운이 없다면 그 실력은 빛을 발하지 못하는 법이다. 본인의 취업 운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나쁜 편도 아닌 것 같다. 아니, 오히려 좋은 쪽이라고 생각한다. 동기들과는 다르게 운이 좋아 이름을 알 만한 기업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운이 좋게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했다. 그렇기에 즐거운 1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니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실력만 조금 더 갖춰 놓으면, 좋은 동료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올해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요즘 간간히 보고 있는 운세가 직업운도 좋고 전반적으로 올해 운이 좋다고 말했으니까. 무한 긍정의 힘을 믿는다. 미리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을 하고 있기 보다는 그 일이 긍정적인 결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면 그 걱정할 일이 생기지도 않음을 명심하자.
4. 커리에에 대한 고민
사실 사회초년생으로 첫 직장에 일하면서, 마냥 좋았다. 일을 처음 배워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느라고, 앞으로 나의 커리어나 목표에 관해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볼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이렇게 되면서 진지하게 내가 앞으로 직업인으로서 가고 싶은 길과 가야 할 길들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고한 생각들이 자리를 잡게 된 것 같다. 좋은 일이다.
우선, B2B보다는 B2C 구조의 회사에서 일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싶다. 모두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든다는 것에 공통점은 존재하지만, 프론트엔드는 고객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분야로써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직접 제공하여 더욱 더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 플랫폼이 있는 고객들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왕이면 내가 쓰는 서비스면 더 동기부여가 잘 될 것 같다.
두 번째로, 장기적으로는 1인으로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운영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 일을 하려면, 세상의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형태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는 물론이고, 전체적인 인프라의 구성까지 아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한 분야는 통달하되, 나머지 전체적인 분야까지 다룰 줄 아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이러한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또 있다. 이러한 1인 개발자가 되면, 비교적 시간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이 부분이 굉장히 매력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여 커리어의 최종 목표를 잡았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으로는 내가 해보지 않았던 기술 스택을 배우고 도전해보고, 많은 기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테스트와 최적화를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다. 프론트엔드는 정말 빠르게 트렌드가 바뀌고, 그렇기에 쉴 틈 없이 공부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분야일수록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 많이 쓰이는 기술 스택에 대한 새로운 습득과 적용, 그리고 테스트와 최적화 경험을 얻고 싶다. 항상 말로만 들어보고, 초입에서 깔짝대고 시험 적용을 해 보았을 뿐, 이렇다 할 제대로 된 경험을 쌓지 못해서 아쉬웠다. 그렇기 때문에 1-2년 안에 이 분야에서 이정도면 꽤 해보았다, 할 만한 정도의 경험을 쌓고 도전해 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이다. 물론 고객 관점에서, 왜 이 테스트를 하고 왜 이 최적화를 해야 하는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하고 싶다는 말이다. 무지성으로 하는 거 말고.
이러한 기준들을 쓰니 어느정도 나의 커리어에 대한 방향성과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좋다. 역시 이래서 글로 정리하는 것은 나를 정제한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5. 이제 그만 코딩테스트를 풀러 가볼까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리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제 갈 길들을 잘 찾아 나서는 것 같은데, 나만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그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나대로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오늘 괜찮은 기업에서 면접이 또 잡혔다. 느리지만, 분명히 뭔가 이뤄지고 있다. 단기적인 목표가 생기고 있다. 면접을 본다고 해서 모두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나와 함께 해주고 있는 좋은 동료들과 좋은 친구들, 그리고 멘토, 나를 응원해주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걱정은 그 상황이 되고 해도 늦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 그만 생각과 마음을 다잡고 코딩 테스트 연습이나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