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영 Jun 12. 2022

Old Céline '올드'셀린느

여전히 Old Céline을 그리워하는 이유, 그 중심의 피비 파일로.




프랑스 럭셔리 하우스 Celine은 새로운 디자이너를 맞이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여전히 올드 셀린의 피비 파일로를 그리워하는 소비자가 다수이다. 나 역시 피비가 올드 셀린 그 자체라고 생각했기에 그 반응에 진실히 공감할 수 있다. 사람들이 올드 셀린을 이토록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피비는 셀린에 도대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했는가. 




Old Céline이란 피비 파일로(Phoebe Philo)가 creative director로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끌었던 셀린을 의미한다. 현재 New Celine은 생로랑의 수장이었던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이끌고 있다. 그는 기존 CÉLINE의 E에 있던 어포스트로피를 과감히 삭제하고 CELINE으로 로고를 변경했는데, 어포스트로피의 부재는 올드 셀린을 사랑한 사람들에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 브랜드의 디렉터가 바뀌었다고 해서 대중이 브랜드의 이름 앞에 “Old”와 “New”를 붙여 구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그만큼 대중에 미친 피비 파일로의 영향력이 대단했다고 증명되는 현상이다. Old Céline이라는 말이 생긴 것뿐만 아니라, 대중은 자발적으로 자처해 올드 셀린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이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표현한다. 더불어 old셀린의 중고제품이 new셀린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신기한 현상도 목격할 수 있다. 


 

 

Phoebe Philo는 2018 pre-fall collection을 마지막으로 셀린을 떠나기 전까지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쏟아부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자신을 위해 옷을 입고, 자신이 원하는 걸 입으라는 거죠. 타인을 위한 옷을 입지 마세요. (중략) 난 우리 고객이라면 우리가 중요시하는 가치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더불어 “과도한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한 적도 있다.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초점을 타인에 맞추지 않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뒤로하고 스스로를 위한, 편안하고 멋스러운 옷을 입으라 말한다. 


그녀는 프렌치 모더니즘 감성을 기반으로, 여성의 편안한 아름다움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옷을 선보였다. 가방 역시 타브랜드처럼 로고를 크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가방 속에 로고를 숨기는 등 과도한 스타일을 지양하고,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한다. 그녀가 만들어낸 셀린의 세계는 뉴트럴 컬러 기반의 심플하고 미니멀한 톤앤매너를 유지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으며, 제품 하나 하나로부터 중성적 무드, 편안함, 절제 등을 느낄 수 있다. 또, 셀린의 쇼룸에 방문하면 타 쇼룸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파, 요란한 소품 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기울어진 거울 하나가 셀린과 함께하는 고객을 비춘다. 과도한 것은 필요하지 않으며 나와 나라는 사람 자체를 빛내줄 셀린에 집중하라는 것. 







결국 old celine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celine의 브랜드 그 자체는 물론, 브랜드 속에 녹여낸 피비 파일로의 가치를 구매한 것이다. 대중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세계관을 만든 그녀.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는 최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과감하게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다.

 

Chloé의 디자이너로서 커리어가 정점으로 향하고 있을 때 그녀는 가족을 위해 휴식을 택했고, 성장해서 셀린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였다. 이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셀린에 몸 담았으나 그녀는 또다시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을 택했다. Old Céline을 그리워하는 대중은, 그리고 나는 그녀가 가진 재능, 역량, 가치, 용기, 단단함, 취향 등 그 모든 것이 담긴 셀린이 진실히 와닿아, 잊을 수 없는 건지도 모른다.

 






Photo credit CELINE, Phoebe Philo

Copyright © 2021 Jayoung. All Rights Reserved. 




해당 칼럼의 무단 사용을 금지하며, 협의 후 사용 시 출처를 밝혀주세요.





원문링크 https://blog.naver.com/jajaaa/222231088663


매거진의 이전글 Aesop 이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