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지만 너 말고도 읽을 책이 너무 많아
‘몇 주년 기념’ 혹은 ‘무슨 상 수상 기념’ 또는 ‘xx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명목 하에 출간된 수많은 “한정판” 책들이 어느새 책장을 가득 메웠다.
그저 독서가 좋아서 모았던 책들이 이제는 한정판 컬렉션인 양 책장에 가득하다.
진리의 선구자 테스 형 말씀처럼
나 자신을 알아보자.
명작이긴 해.
고전은 역시 고전이야.
이 작가는 진짜 시대를 앞서가는구나.
그런데 또 읽을까?
아, 나는 어쩌면 다른 건 몰라도 이것에 대해서는 나 자신을 잘 알지. 안 읽을 거야.
제인 오스틴의 <설득>은 그녀의 마지막 작품으로 결국 노처녀로 늙어가는 제인 오스틴의 쓸쓸함과 후회가 짙게 느껴지고,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운 내용이었지만 읽던 그 당시의 충격이 너무 강렬해서 또 읽기 두려운 점도 있다.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전개는 너무 좋았으나 결말이... 아... 고구마 200개를 30분 안에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이었다고나 할까?
생각해보니 샬럿 브론테의 자매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도 아주 힘겹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한번 읽은(다시는 보지 않을) 책들이 너무나 많이 쌓여있다. 내일은 중고 서점에 가서 이 아이들을 새 주인과 만날 수 있도록 풀어주고 올 생각이다.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설레서 만났던 그 순간처럼 이 ‘한정판’ 책들을 발견할 누군가에게도 설렘을 주는 책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