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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핵추남 Oct 30. 2024

나의 투고기

출판사와 계약을 해요


오늘 완전원고를 출판사에 보냈다.


이는 출판사에서 리뷰를 하고 수정 보완을 거쳐서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우리의 책이 나올 것이다.


우리라 하면 나와 아내를 말한다.



작년과 올해 초 쓴 두 번의 전자책은 내가 스스로 ISBN 번호도 받고 유페이퍼 통해서 유통사에 올려 지금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보신 김에 한 권 사주시면 감사 혹은 추천글이라도!!!)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sam/E000008746201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480D240511990


이미지 썸네일 삭제




스스로 낸 전자책을 홍보하여 판매가 계속 이뤄지게 하는 건 참 쉽지 않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계속 활동하고 노출해야 하는데 나는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여기까지는 어렵구나란 한계를 느끼던 중.



그러다 한나전단체방에서 전자책을 넘어 종이책을 냈다는 분의 이야기에 문득 '나도 한 번 투고를 직접 해볼까?' 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면 나 혼자 하던 한계는 보완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떤 글을 투고할까? 어떤 글이 더 많은 독자에게 닿길 원하는 걸까?



브런치 스토리에 아내와 같이 쓴 글로 하자.


직장인, 대기업, 여성, 30대, 우울증, 번아웃 등등.


현대인의 주요 아젠다를 모두 다룰 수 있는 우리의 생생한 글들.


나는 이보다 더 잘 쓸 자신이 없고 더 솔직한 글은 더더욱 자신이 없다.


그러니 이 글이야말로 내가 출판사에 직접 투고를 해볼 만한 글일듯하다.


https://brunch.co.kr/brunchbook/cielo-diary











아내의 허락을 받아 투고를 해보기로 결정하고 인터넷에서 투고를 하는 방법들을 찾아보는데 쉽지 않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기로.



'출판 기획서'라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양한 양식이 나오는데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떻게 출판담당자가 이 책에 주목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열심히 기획서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다른 기획서들과 양식이나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하루에도 책을 내주세요 하고 연락이 오는 메일들이 수십 통이 넘을 텐데 바쁜 담당자의 이목을 끌기 어려운 평범한 이메일 제목이라면? 막상 메일을 열고 보게까지는 만들었는데 본문의 내용이 너무 장황하거나 두서가 없다면?


이런 것들을 잘 고민하고 만들 필요가 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PPT로 본인만의 출간 기획서를 만들었다는 글이었다. 이 글을 참고하여 가장 효율적이고 내게 맞는 방법을 고민해 보니 기존의 출간 기획서의 내용을 충실히 하되 이미지를 활용해 보자는 것이었다.








제목, 분야, 한 줄 소개, 핵심 콘셉트, 간략한 내용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은 작가의 기획의도이다. 특히 이 의도가 과연 출판사로 하여금 책으로 낼 건인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시장 분석과 핵심 독자도 잘 생각해서 (혹은 저자로서 어떤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는지 생각해 보면서) 충실하게 작성을 해봐야 한다.


바쁜 출판 담당자들이 고민하게 하지 말고 작가가 먼저 고민하고 제안하는 기획서가 되어야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할 수 있다. 나는 브런치 북의 인사이트 기능을 이용하여 주 타겟층을 설정하여 강조했다.








목차와 샘플 원고도 첨부하면 기획서가 완성된다.


정말 오랜만에 집중해서 상대의 입장에서 설득될 만한 기획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나니 스스로가 뿌듯해진다. (고작 기획서만 만들었을 뿐인데)



나는 Word와 PDF 두 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위의 박보영의 사진을 배경으로 한 첫 이미지는 별도로 만들어 '표지'라는 형식으로 하여 총 3개의 파일을 출판사에 보내기로 했다. 기획서를 읽지 않으면 핵심적인 내용이 적혀있는 표지라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제는 투고를 할 출판사를 정리해야 한다.


어떻게?


스스로 찾아야지 별 수 없다.


나는 에세이 위주로 대표적인 출판사들을 찾아 이름을 정리했다.


대략 50개 넘는 곳을 정리하였고, 교보문고에 도서를 올린 개수를 기준으로 나름 대형, 중형 그리고 소형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내 것과 같은 유사도서는 출판했는지 주요 출판 장르는 어떤 건지, 사이트에 들어가 투고 방법도 확인하고 회사의 비전이나 가치도 참고한다.












요새는 인스타로만 운영하는 곳도 많고 블로그를 이용하는 출판사도 많다.


독립출판사라고 무시할 것이 아닌 게 그중 베스트셀러를 보유한 곳도 많다.


이메일로 투고를 안 하고 별도 투고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적절히 참고해서 진행하면 될 듯하다.


나는 위와 같이 만든 리스트를 이용해서 기본적으로 이메일 커뮤니케이션할 내용의 양식을 만들었고 이를 참고로 하여 인스타 DM 등으로 투고를 하였다.


인터넷에 보면 저런 출판사 투고 리스트를 돈 받고 팔기도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찾아보며 출판사가 어떤 곳인지 살피고 나와 잘 맞을 것 같은지 상상해 보고 그런 곳은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의 투고기를 요약하면,


58곳을 추려 50곳에 보냈고 (85%)


그중 17 곳이 지금까지 회신을 줬고 (32%)


그중 3곳은 아직도 확답은 없고


2곳은 의향을 보였고 나머지는 아쉽게도 거절


2 곳 중 종이책을 내겠다는 곳은 계약 초안까지 줬지만 무언가 감성이 끌리지가 않고 나머지 한 곳은 최근 유사 내용의 출간물과 겹쳐 종이책은 어렵지만 오디오북과 전자책은 좋다고 하셨다.



아래는 거절은 하였지만 좋은 피드백을 준 곳들의 답변이다.






안녕하세요! 먼저 출간 문의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같은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라는 데 공감합니다. 다만 xxx가 투고 원고를 검토하여 책을 내는 구조의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일 년에 2권 정도 내는 1인 출판사이고, 소수의 책을 미리 계획한 기획 방향에 맞춰 내고 있어서요. 죄송하지만 책을 좀 더 활발히 출판하는 회사에 투고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내내 평안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나는 F형 회사원입니다 원고 투고해 주셨던 ooo입니다.


소중한 원고 내부에서 잘 검토하였고 아래와 같이 회신드립니다.죄송하지만 해당 도서의 종이책 출간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원고는 충분히 좋고 완성도도 높습니다. 종이책 출간이 어려운 이유는 기존에 저희가 출간한 <xxxxxxx>와 비슷한 도서를 내는 것이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우울증 환자의 남편 관점의 도서를 저희가 추가로 내는 것은 기존 작가님에 대한 상도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도서는 이제 출간 반 년을 갓 넘긴 도서로, 저희가 비슷한 카테고리의 도서를 내기는 어렵습니다.실제 저희는 그동안 기존 도서 카테고리와 겹치는 책을 추가로 내지 않았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작가님의 종이책 출간이 어려운 점 깊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단, 작가님께서 종이책을 배제한 전자책과 오디오북 출간만 원할 경우는 저희와 진행이 가능하오니 다른 출판사들과 종이책 출간 협의가 잘 안되면 말씀주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저희에게 좋은 제안을 주셨는데 기대하셨던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작가님 가정에 건강과 평화가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도서출판 @@의 편집자 ㅎㅈㅇ이라고 합니다.먼저 저희 출판사의 책을 눈여겨봐 주시고 귀한 원고를 투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꼼꼼하게 정리해주신 기획서와 원고 잘 살펴보았습니다.그런데 저희 출판사는 개인적 에세이는 거의 출판하고 있지 않아, @@에서의 출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매력적인 기획이니 더 잘 맞는 출판사와 연이 있으시리라 믿고, 좋은 책 출간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편집부입니다.


좋은 원고를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부에서 함께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희가 잘 만들어내고 또 잘 판매할 수 있을지 신중하게 논의해 보았지만, 장점이 많은 원고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에 대한 자신이 서지 않습니다.


이 원고에 적합한 또 다른 빼어난 출판사가 있어서,


성공적으로 발행되고 독자들에게 널리 전해지길 기원합니다. 여러 출판사들이 있는데도, &&를 기억해서 소중한 원고를 보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추후 또 다른 기획으로 다시 말씀을 나누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좋은 날 보내십시오.




안녕하세요, 님.


₩₩입니다.


저희 출판사에 공들여 쓰신 소중한 원고의


검토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만 저희 출판사의 방향과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아쉽지만 이번에는 출간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듯합니다.긍정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원고를 읽으며, 아내분의 우울증을 함께 이겨나가는모습과 부부의 삶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모쪼록 두 분 모두 몸 건강, 정신 건강 잘 챙기시고 항상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앞으로도 저희 ₩₩을 아껴주시기를 부탁드리며,


모쪼록 원하시는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aa출판사입니다.


우선, 저희 출판사에 귀한 원고를 투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요즘 우울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작가님의 글은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의 입장이 아니라 직접 이 글을 아내 분이 쓰시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병을 앓고 있는 누군가가 그 일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해야, 독자들이 더 몰입해서 읽고, 공감도 더 할 것입니다.우울증과 공황장애는 남이 설명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내면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찰의 입장에서 표현되는 현상보다는 직접 겪고 있는 당사자 스스로 자신의 심리에 더 초점을 맞추면


더 훌륭한 원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한 번 투고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다음 기회에 좋은 인연으로 만나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위의 피드백만으로도 힘이 되었다.


50개 중 2 곳이나 의향을 주었다는 것도 엄청난 타율이라고 한다.



아무튼 출판 의향을 주신 곳은 두 곳인데 꼭 종이책이어야 하나?


고민이었다.


위에 이야기했듯 나와 맞을 것 같은 출판사에 표시를 했는데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먼저 하자는 곳이 그곳이었다. 최근 나와 유사한 카테고리의 책을 이미 종이책으로 내어서 상도의상 바로 종이책을 낼 수 없기 때문이어서인데 고민하다 이곳과 종이책이 아니더라도 진행하기로 하였다. 종이책은 전자책의 판매 추이 등 보고 이후 고려하기로. 아내 또한 시장의 파이가 큰 종이책으로 꼭 내야 하느냐란 생각이어서 이렇게 출판할 곳을 정하고 서로 의향을 확인하게 되었다. (출판은 좋은데 너무 알려지는 건 부담되는 입장)



이렇게 했다고 끝이 아니다.


계약서를 완료해야 하니까. 문구 하나하나 검토하고 이래저래 협의하여 계약서까지 완성. (지난 10월 9일 한글날이었다.) 계약을 하고 나니 출판사에서도 '작가'라고 불러주신다.


작가라니.... 감개무량.



그리고 끝일까?


아니다.


브런치북으로 만들었던 것을 다시 원고로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매주 연재로 그때마다의 감정에 충실해 썼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윤문을 하고 글도 추가하고 일부는 수정 및 삭제를 하고.


퇴고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



이렇게 퇴고까지 마치고 오늘 마무리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것이다.


(책이 나오면 구매해 주실 거죠?)



투고를 결심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3달이 좀 넘게 흘렀다.


만약 투고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안 온다고 거절당했다고 좌절하지 말자. 어딘가와는 맞는 출판사를 찾게 될 것이고, 그 사이 나의 글을 조금 더 다듬고 출판사와 독자에게 끌리는 글이 어떤 걸까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올해 출판사와 정식으로 진행하는 책이 완성되어 나온다면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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