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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Dec 04. 2023

하루에 꾼 꿈들의 기록

그리고 치열한 고민. 

오늘로서 대학영어와 영어듣기연습 두과목의 시험을 마침으로 반이 끝났다. 

이번 학기에 4과목밖에 신청을 안했으므로... 거기에 원격대학의 이해 1학점 하면 총 13학점인데, 

졸업 이수학점이 140학점에서 130학점으로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알아봐야겠다. 


비록 많은 복잡한 마음이 있었지만, 오늘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나오니 너무 걱정했었나 싶다. 

시험은 의외로 순조로웠고 쉬운 문제도 많았다. 그리고 모두 객관식이니 일반대학에 다니는 것에 비하면 쉬운 편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마 수월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직도 내 꿈은 현재 진행형이고 마음 속에 소중히 품고 있다. 꾹꾹 눌러 담으며. 


현실적인 부분을 절충해가며 꿈을 품어 가는 것이 어떨까 하는 지인의 조언에 나도 끄덕거렸듯이, 

지금은 이기적인 선택은 조금은 보류해두고 양보하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터지겠지. 


인스타그램에 돌아다니는 '만약 당신이 젊었을 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것 같으세요?' 라고 외국 노인분들에게 물어보는 릴스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대답한다. '위험을 감수할 거에요' 리스크를 감수하겠다고. 더 많이 도전하겠다고. 그들은 지금의 삶도 행복하고 나쁘지 않지만, '그 때 그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가 그 기회를 잡았다면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이다. 


그 말들이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고, 나문희 배우님의 드라마 속 대사 '네 일은 그 아무에게도 물어보지 말라. 아주 그냥 네 멋대로 살아라.' 라는 말도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허성태 배우의 '하고 싶은 걸 하세요' 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조금은 이기적인 선택을 해서 자기처럼 너무 늦게 결정하지 말고 조금 더 빠르게 꿈을 이루어 가면 어떨까 하는 마음을 전하는 그 영상을 보며, 그의 진정성이 느껴졌고 '아,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검색창은 이런 것으로 가득찼다. 내 병을 잘 관리하며 살아가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 


그러나 오늘 시험을 보고 난 후 , 할머니 댁에 갔을 때,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난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할머니께서는 방통대에 다니는 것을 알고 계셔서 '그거 하면 애들 영어도 가르칠 수 있지 않아?' 

'할머니는 이렇게 너가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걸 보는게 행복이야.' 라고 말씀 하셨다. 


내가 병의 후유증으로 무너져 있었을 때도 할머니는 '버텨, 잘 버텨.'라고 하셨던 분이다. '뭐라도 해. 너가 씩씩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 걸 보는게 내 행복이야.' 라며 말씀해주셨던 분. 


난 정반대였기 때문이었다.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고 상처받으며 나서는 것을 싫어하고 사람들과 두루두루 친해지는 법도 모르는 온실 속의 썩어가는 화초마냥.. 물을 너무 많이 머금은 나머지 그 썩어버린 마음으로 내20대 중반과 30을 살아냈다. 그것도 버틴 것이라고 .. 나름 내 방식으로는 버틴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 남들의 눈으로 봤을 땐 힘들어보이고 안타까워보여 정작 가족 자신들이 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아버지의 안타까운 한숨과 어머니의 '괜찮아, 들어가서 쉬어.' 라는 말 한마디가, 동생의 비웃음이. 나를 더 힘들게 했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그들의 무너지는 마음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들을 봐왔고 나에게는 그들이 전부라는 것을 알기에 그들의 소중함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 병때문에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했었기에, 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도 20대 초반의 열정과 패기보다는 소심함과 조심스러움과 겸손이 벤 내 행동과 생각이 항상 남들과의 거리를 두게 하는 것 같아 한숨이 나오고 내가 남들보다 한참 부족한 것 같아 내가 불쌍하게 느껴지지만, 내 병이 아니었다면, 그 병을 겪어오지 않았다면, 남들의 아픔을 그들의 결점으로 생각하는 못된 사람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 오랜만에 학교 선배에게 연락을 해서 나도 전공을 살리고 활동하고 싶은데 평일에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더니 직장인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을 추천해 주었다. 그리고 며칠 후, 문의를 했지만 공부와 병행한다면 버거울 수도 있겠다고 했다. 


'공부를 최대한 빨리 끝내볼까?' 하는 마음과

'아니면 내 마음이 가는대로 휴학을 해버리고 할까?' 마음이 번갈아 가며 들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난 직장에 매여있게 될 것이고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의 일상을 삼키게 될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꿈에서 한발자국 두발자국 떨어지게 되겠지. 


월급이 올라 계약서를 다시 작성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고 아예 이쪽길로 가자라고 마음을 먹었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일을 하는 곳에서 다른 꿈을 키워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삶 같았다. 


그러나 나는 한방을 꿈꿨고, 지금도 그런 꿈을 꾼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 나도 잘 모르겠다. 


노래는 배우고 있는데, 시험준비한답시고 요새 빠지고 있고. 

돈은 냈는데 반은 수업을 못들었다. 


내 꿈은 노래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이쪽으로 기운다. 

가스라이팅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그쪽으로 기울어지는 꿈에 도움이 되는 교훈들이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한 행동은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그 사람이 가르쳐준 것들 중에 다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을 하는 것. 그게 내 목표다. 그렇게 되어 버렸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예술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잘 생각해 볼일이다. 

그냥 생각만 많이, 고민만 많이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적어보고 풀어보고 

계획도 짜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그래서 저번에 브런치에 글 쓰면서 울면서 바로 2024년 다이어리도 구매했다. 




이제 두 과목 남았다.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차선의 최선을 다해보자. 

그리고 완전히  이번 시험이 끝나면 하고싶었던 것들과 이번 한해를 돌아보고 얼마나 성장했으며, 내년에는 어떤 것들의 성장에 집중해야 할지. 어떤 것들을 찾아보며 성장해야 할지 계획을 잘 세워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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