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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Oct 06. 2024

미안하고 사랑해

근래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가 죽어서 슬픈것도 있지만 내 삶을 다시 반추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남의 눈치보느라 불안해서 이어나갔던 관계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내가 꿈꿨던 모든 여러가지의 것들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좋거나 남이 심어준 것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카톡을 정리하고 마지막 하나 남은 하고싶은 것이 있었다.

그건 베이킹이었다.


브런치에도 내 꿈들을 많이 나열해 왔었는데..

영어에 관련한 꿈도 떨어져나갔으니 내가 많이 허무해졌었나 보다. 그 중 제과제빵도 있었다.

'아, 나는 이게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거였구나.'하고 깨달았다.


교회 단톡방도 다시 다 나왔다. 카톡을 다시 가입하면서 저절로 정리가됬었는데 하나님 생각을 하니 다시 교회에 가고싶어 다시 단톡방에 초대를 받았는데.. 결국 이런저런 교회사람 관련된 기분 나쁜 일로 그냥 조용히 나와버렸다.


다시 평일 퇴근시간이 되면 내가 톡방을 나왔던게 후회가 될지 모르겠다. 분명 후회할 것이다. 그래도 이젠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후회, 미련이라도 남기지 않으려고 케이크 가게에 이력서도 넣었었다. 열람은 한 것 같은데 연락은 오지 않았다. 내가 바라던 바이긴 하다. 적어도 미련은 없으니까.  


강아지의 죽음으로 애도보다는 나에게 초점이 확 집중되는 것이 우리 강아지에게 미안하지만.. 그렇게 살아있는 것 같은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고 인간은 안그럴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내가 하고싶은 걸 하고 미련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었다.


현실과 타협해서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계속 일할 것이지만 베이킹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부모님 집에서 이렇게 한다는게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 인생 내가 살아내는 건데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이 책임져주거나 대 살아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근래의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글을 써봤다.

많은 고민과 거기에 수반되는 에너지 소모와 아픔이 있었지만,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싶다는 욕망이 수면위로 떠올랐던 계기가 되었다.


미안하다 , 그래도 사랑해 우리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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