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진 Apr 15. 2023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워케이션을 마무리하며

짧았지만

 3박 4일이란 너무나도 짧았다. 그렇지만 너무 오래 있을 필요는 또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혼자서 일하는 예술가가 아니고 함께 머리를 맞댈 동료가 있으니까. 얼른 동료들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했다. 또 머릿속으로 고민만 할 게 아니라 빠르게 실행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분명 떠날 땐 조금은 현실로부터 조금은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은데, 결국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느끼는 여행이었다. 내 삶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잠시 멈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돈' '경제적 자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멍청이라고 주입시키는 듯한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삶이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돌아본 시간이었다.


내가 원하는 삶은 바로
첫 번째로, 내가 원하는 삶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건 너무 거창하다. 또 행복을 좇다 보면 (피할 수 없는) 불행을 맞이할 때 괴롭다. 반면, 즐거움은 내가 당장 판단할 수 있는 감정이다. 오늘 당장의 김유진이 할 수 있는 건 그냥 오늘의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삶이 단순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냥  ‘그 일이 나를 즐겁게 하는가? 혹은 즐겁게 만든 지 않는가?’만을 판단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왕이면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찾는 것도 중요할 테고ㅎㅎ


두 번째로, 내가 원하는 삶은 '의미 있는 삶'이다.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시간을 의미 있게 쓰는 삶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내가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수가 없다. (?ㅋㅋ) 억만금의 돈을 준다고 해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싫다. 소크라테스 문답법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결국 내가 열정적으로 일하는 이유는 나의 시간이 누군가의 마음을 살리는데 쓰이고 있다는 믿음 덕분이다. 대학교, 대학원에서 모두 심리상담을 전공했으니 1:1 대면상담을 하는 상담자의 삶도 물론 의미 있었겠지만,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혹은 나와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도 우리가 만든 마음여행키트로 오늘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얻고, 내일을 살아갈 희망을 얻는다는 게 내겐 의미가 크다. (나 또한 마음이 힘들 때 이런 전문가들이 만든 키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한 것이니까..)

 물론 따듯한 의미를 쫒으면서, 차가운 현실과 충돌하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나와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현실적인 보상도 당연하게 따라올 거란 생각을 했다. 회사는 사람들의 문제를 많이 해결해 줄수록, 많은 돈을 버는 곳이니까. 그러니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할 뿐, 조급해할 필요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다짐다짐!)


혼자였기 때문에

 그러고 보니 여행동안 내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혼자 떠났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했다면 매 순간 외롭진 않았겠지만 이렇게 나 자신과 대화하고, '아하'하는 모먼트를 많이 경험할 순 없었을 거다. 누군가와 대화했다면 시야가 넓어질 수 있었겠지만, 이번만큼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묻는 시간이 분명 필요했다.

 무엇보다 나는 혼자였기 때문에 워케이션 내내 온전히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당장 오늘 먹을 것부터, 가게 될 곳부터, 머물 곳까지.. ‘그냥 바다에 좀 더 머물자’라고 생각이 들면 그냥 그렇게 하면 됐다. 오롯이 나의 의사를 존중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그 감각을 일상으로 돌아가서도 잊고 싶지 않았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노라조의 ‘형’ 노래를 크게 틀었다. (ㅋㅋ) 랜덤재생으로 우연히 흘러나온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눈에서는 눈물이 났는데, 입은 너무나도 기뻐 활짝 웃었다.

 이번 워케이션이 나에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강릉에 초대해 준 파도의 집 담당자님, 내가 자리를 비워도 든든하게 일을 해내고 있는 팀원들, 혼자 떠나는 것을 걱정해서 매일 전화해 준 엄마까지 모두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고마웠다. 어쨌든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 준 거니까 그런 선택을 한 나한테 고마웠다.



[강릉 워케이션] (어느새!) 다음 주에 마지막 화가 연재됩니다. :)
혹시 여기까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요 ㅎㅎ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