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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진 Mar 25. 2023

떠나자마자 발견한 의미

맞아, 나 이런 걸 위해 일하고 있었지


워케이션을 가게 된 계기


 어느 날, 강릉에 있는 ‘파도의 집’에서 연락이 왔다. '파도의 집'은 퇴사한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2박 3일 힐링 프로그램인데, 이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당시에 나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여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 호텔이용권 5박을 준다는 제안에 우리 팀 연초 워크숍을 강릉에서 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락했다. 그런데 막상 워크숍을 서울에서 간단하게 진행하게 됐고, 호텔이용권이 붕 떠버렸다. 이 이용권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다가, 어느 날 번뜩 워케이션을 하러 떠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잠시 멈춤 하는 시간, 여러 가지 얽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워케이션을 떠나게 됐다

 출발하기 전까지 정해진건   

1. 3박의 숙소 

2. 로 이동한다는 것

3. 희망을 찾고 오자는 목표

딱 이 세 가지뿐이었다.


 전날 늦게까지 일하느라 피곤했지만, 강릉으로 출발을 하려는데 왠지 모를 설렘으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떠나자마자 발견한 의미

 강릉에 도착한 나는 파도의 집으로 바로 가서 강연을 의뢰주신 파도의 집 담당자님을 처음 만났다. (어찌나 기쁘게 반겨주시던지, 이곳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D )


 나는 파도의 집에서 ‘나다움’을 주제로 마음여행을 진행했다. 그날은 괜히 강연 때 하는 질문을 나에게도 건네보고, 소모임시간에 직접 참여해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리고 2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는데 파도의 집 담당자님께서 다가오셨다.


 담당자님은 '사실 대표님을 처음 보자마자 눈물이 날뻔했다'라며 말을 주저하시더니 왈칵 눈물을 흘리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전에 마음이 힘들 때 마음여행키트를 푸시면서 많이 울기도 하고 큰 도움을 받으셨다고 하셨다.


 우리는 한동안 가만히 서로를 껴안으면서 토닥였다. 포옹을 하는 동안, 지금 내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으면 했다. 당신이 받은 위로를 전해줘서 나 또한 감사하다는 마음과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이 포옹으로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했다.


 그리고 파도의 집을 나서기 전, 담당자님은 슬쩍 내 손에 편지를 쥐어주셨다.


 아쉬운 인사를 하고 난 뒤, 나는 차로 돌아와 편지를 읽었다. 마인드웨이의 팬이라는 말, 우리가 도움이 되었다는 말, 제 인생에 최고의 콘텐츠라는 말. 제 눈물을 흘릴 만큼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맞아. 나 이런 걸 위해 일하고 있었지.”

 마음이 보람과 감사로 서서히 번져갔다. 나는 걸음을 재촉해 카페로 달려가 팀 메신저로 팀원들에게 편지를 공유했다. 나에게 전한 편지지만 사실 마음여행키트를 함께 만든 우리 팀원들에게 쓴 편지이니, 내가 느낀 감동을,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빠르게 공유하고 싶었다.


의미 있는 일이란 것

 강릉을 떠나온  얼마 되지 않아 깨달았다.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고
그게 나에게 아주 큰 의미를 가진다고.


 나는 새삼 내가  일을  시작했었는지 돌아보면서, 마음이 힘들  일주일에   상담사 선생님을 만난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티던 날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심리상담의 문턱으로 인해 어떻게 마음을 돌봐야 할지 모르겠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 떠올랐다.


 워케이션을 떠나자마자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을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며 의미 있게 쓰고 싶다는  다짐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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