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不眠(불면).
잠들지 못하게 하는 반갑지 않은 밤손님, 아주 성가신 놈이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 혼자서 말똥말똥,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다음날 헤매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 대하기 어렵게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런 일이 잣다.
허........
어떡하랴. 적응하기로 해야지.
한동안은 심각하게 염려도 했지만 요즘은 편히 마음먹기로 했다.
안 오는 잠, 어떡하라고.......
언젠가 오겠지. 까짓 놈의 잠.
다만 주위에 폐만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언젠가 홀로 부스럭거리다가 온 가족을 다 깨워 논적도 있었다. 엄청난 민폐.
조용히, 조용히.
그것만 아니면 나는 괜찮다.
마음 하나 편히 먹으니 금세 별거 아닌 일이 되었다.
오늘 못 자면 내일 자면 되고, 그 시간에 뭐라도 하면 되니까.
따듯한 차라도 한잔 마시며 글도 쓰고,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괜히 자 보려고 낑낑대어봤자 나만 힘들어.
잠 못 드는 밤을 위해 구체적으로 뭘 할까 정해나 둘까 보다.
그래 혹시 아나. 밤에 엄청난 일을 생각해낼지도.
근데 좀 피곤하다.
오늘 밤에는 단잠, 꿀잠을 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