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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민 Jul 19. 2024

<뒤라스의 말>, 마르그리트 뒤라스, 델라 토레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어깨너머로 타자기가 보이고 정면을 응시한 채 한 손엔 담배를
다른 손에 글씨 쓰인 종이를 쥐고 있다.

'... 렌즈를 응시하며 파란 눈과 손가락 원석 반지들이 프레임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다분히 의도한 포즈임이 문장 속에 나타난다.
당연하다. 인터뷰 아닌가?
난 이 사진이 맘에 든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를 정의하는 것 같아서.
더하여
'자기중심적이고 거만하고 완고하고 수다스러운 인물이었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다정하고 흥이 올라 목소리가 높아지는가 하면 소심해지고
큭큭 참거나 깔깔 터트리는 웃음소리를 낼 줄 알았다.
또 돌연 왕성하고 제어되지 않는, 거의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만면에 생기가 돌기도 했다.'
에 이르러 작가 특유의 성질이 보였다.
 

<연인>의 대성공 이후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뒤라스를
이탈리아 일간지가 인터뷰하고 추후 책으로 출간했다.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의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삶과 문학 영화 희곡들을 말하고
작가에 영향을 끼친 주요 사건들과 거기에서 파생된 작품을 되짚는다.
새삼 그녀의 자전 소설 <연인>을 다시 보는 기분으로 '뒤라스의 말' 그 자체를 듣고 있다.

어머니와의 애증관계, 레지스탕스 활동, 이별과 상실에 대하여 그리고 알코올 중독 경험 등
당시 카뮈와 사르트르 등 유명 인사들을 비판하기도 하면서
전방위적 사회생활과 개인적 애정사를 거침없이 노출한다.
이 부분에서는 사실적 글쓰기로 유명한 아니 에르노가 떠올랐다.
나도 자기 검열 다 빼버린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그 솔직함이 가장 어렵다.
인생 말년을 서른여덟 살 연하의 비서이자 연인 얀 앙드레아와 함께 했고,
그는 뒤라스의 알코올중독 치료 기록과 두 사람의 열정적 관계를 책으로 냈으며
뒤라스 사후 약 20년 후 몽파르나스 묘지 그녀 곁에 묻힌다.

애증의 모녀 관계와 치명적 사랑 그로 인한 글쓰기를 가감 없이 보았다.
거장의 영화 같은 삶,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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