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이정이 Jan 10. 2021

뭐 때문에 살아?

어떻게 하면 잘 사는 걸까요?

"넌 뭐 때문에 살아?"

늦은 시간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던 길에 학생처럼 보이는 무리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물음이었다. 무슨 대화를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귓가에 들려온 그 질문은 그저 그런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도 큰 물음표로 다가왔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큰 사건으로 인해 삶의 범위는 너무나도 제한되어 버렸다. 취미생활도 다른 사람과의 만남도 매우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활동 자체가 줄어들었으니 삶이 너무나 무료하게 느껴지는 나날들이었다.


"주말에 뭐했어요?"

"그냥 별거 안 하고 집에 있었어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해요?"

"예전엔 뭐 이것저것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했었죠"


보통 새로운 주를 시작하거나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건네는 질문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도 이제는 어색할 뿐이다.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열심히 살고 있는 건가, 나만 제자리에 있는 건지 하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은 덤으로 돌아오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 때문에 사냐는 질문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건네주었다. 나이가 들어가고 사회생활도 길어질수록 지나온 세월에 대한 미련이 남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이 자연스레 이어졌다.

 

"70살 까지는 일해야 하는데"

"70살 정도면 이제 그만 다른 삶을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

두 자녀를 둔 회사 선배와의 대화에서 문득 70살까지 어떻게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과 동시에 그때까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전에 은퇴해서 삶을 즐기고 어느 정도 나이가 되었을 때 생을 마감하는 건 어떻겠냐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흔히 100세 시대라고 하며 평균수명은 80세를 훌쩍 뛰어넘은 시대가 되었다. 요즘에 환갑은 잔치도 하지 않는다며 60도 젊은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나이가 들어감과 함께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오는 듯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신체적이든 경제적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현재의 삶과는 분명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상황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을 때 그런 상황에서도 천운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잔인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삶을 즐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때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은 조금이라도 더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늘 하는 말이기도 했다.

'뭐 때문에 사는 것일까'

'단순히 현재를 즐기기 위해?'

'혹은 다가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결국 각자의 생각과 신념에 따라 삶의 방향을 정하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을 하고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틀에 박힌 일들을 하며 무언가 커다란 기계 속 부품이 되어버린 듯 살아가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렇게 퇴근 후 그날의 에너지는 모두 소진해버린 사람처럼 멍하니 핸드폰 혹은 티브이 화면을 바라보는 삶 속에서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게만 느껴졌다.


그 학생들의 대화는 결국 어떻게 흘러갔을까? 각종 과목들을 공부해야 하고 입시를 걱정해야 하는 삶 속에서 그들의 삶은 과연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다고 정의했을까 궁금해졌다.



#Photo by Brett Jordan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새해 계획 세우셨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