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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Dec 27. 2023

산울림 편지 콘서트 '쇼팽, 블루노트'

[Review] 연극과 클래식이 함께하는 공연


 뮤지컬, 연극, 클래식 공연을 각각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연극과 클래식이 '함께'하는 공연은 처음이라 어떻게 공연이 자연스럽게 흘러갈지 궁금했다. 연극이 진행되면서 클래식 연주로 넘어가는 구간의 흐름이 극을 방해하지 않고 잘 흘러갈 수 있을지도 알고 싶었다. 아트인사이트 덕분에 문화를 다양하게 향유하면서 이렇게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예술의 끊임없는 발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산울림 편지 콘서트는 만 10년째이고 피아노, 현악기, 성악이나 발레 같은 공연과도 함께 한다고 하니 새로운 시도가 차곡차곡 쌓였을 것 같아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공연을 보러 간 날 정말 정말 추웠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있었기에 같은 마음으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나에게 늘 클래식은 어려운 분야이지만 공연은 쇼팽의 서사를 그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그렇기에 쇼팽의 이야기를 낯설지 않고 빠르게 알 수 있었다. 폴란드의 혼란스러웠던 상황, 천재라고 불렸지만 끊임없이 스스로의 음악에 몰두했던 예민함과 집중력 그리고 아팠던 몸까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또한 연극의 중간중간 쇼팽의 곡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히 그의 삶을 보는 게 아닌 그의 전부였던 음악까지 함께 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 이 노래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데.'라고 생각했던 것이 쇼팽의 음악이라는 것까지도 알았다. 아직까진 클래식에 대해 깊게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연극과 음악을 함께 즐기면서 더 기억에 남은 것 같다.  



 나는 '이별의 왈츠', '빗방울 전주곡', '녹턴'이라고 불리는 곡들이 기억에 남았다. 글을 쓰면서 쇼팽의 음악을 생각하기 위해 많은 연주자들의 노래를 들어봤는데 이 3곡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들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클래식 공연을 보고 난 후 글을 쓰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이 글을 쓰면서 그런 부담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 모르면 이렇게 또 새로운 공연을 접해보고 내가 까먹었던 곡들을 다시 상기시키고 그 음악을 충분히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최근에 본 드라마 '사랑의 이해' 속 쇼팽의 곡, 인상 깊게 본 영화 '피아니스트'의 쇼팽 곡까지 다시금 쇼팽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쇼팽의 삶은 짧았지만 그 짧은 삶 속에서 풍부하게 채워진 그의 음악을 떠올리며 2023 연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신선한 공연이었던 만큼 내년에는 또 어떤 공연으로 찾아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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