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 언어가 다 느린 아이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의 이중언어 중요성을 깨달았고 아이에게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므로 아이가 만 2.5세였을 때쯤부터 아빠표 한국어를 시작했다.
말은 거창하게 아빠표 한국어라고 썼지만, 사실 엄마표 영어를 하는 엄마들만큼 열정이 있진 않았다.
직장일을 하고, 영어 원어민들보다 기술적으로 앞서기 위해서 꾸준히 공부도 해야 했고, 아이랑 놀이터도 자주 가고 놀아주면서 피로가 쌓였다.
그렇게 아이는 만 3살이 되었고 한국어는 당연히도 약한 편이었다.
한국에 살면서 만 1.5세부터 어린이집도 가고 양쪽 부모로부터 주위 사람들로 부터 한국어도 듣는 아이들에 비해서 인풋양은 상당히 적었을 것이다.
그나마 나는 자택근무를 하였기에 아이랑 중간중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며 주로 오후 5시에 칼퇴근을 하고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아이 대비 30% 정도의 인풋양을 추정한다.
한국어와 달리 영어는 영어권 아이들과 비슷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영어 모국어자인 엄마가 있었고, 주변에 영어가 들리는 미국에서 살고 있으며 처갓집 또한 영어모국어자들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감염자 수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아내는 둘째 임신을 했고 육아로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아이는 TV를 자주 보았으며 처갓집에서 부정확한 발음으로 말을 하다 보니, 한국말을 하나보다 하고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한국어를 하는 아빠와 같이 보낸 시간은 영어 인풋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1개 국어를(영어)하는 아이 또래 대비 70% 정도의 인풋을 추정해 본다. 근거는 내 직감이다.
제1 언어인 영어의 인풋양을 최소 8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며, 한국어도 최소한 60% 이상을 해주어야 2개에 언어가 동시다발적으로 올라가고 실력을 발휘할 텐데 현재는 남들이 한 개 언어를 가르쳐주는 시간의 인풋의 양을 영어와 한국어로 나눠서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언어감각 또한 느린 편이라 생각하지만 이 부분은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기에 크게 고민하지 않도록 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양쪽 언어의 인풋의 양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 만 4세가 되기 전에 내년(2023년) 1월부터는 주 2일 어린이집에 보낸다.
- 만 4세가 되기 전에 내년(2023년) 1월부터 주 1일 한국어학교에 보낸다.
- 한인교회에 매주 출석한다.
- TV 시간을 줄이고 영어와 한국어 각각 의사소통 시간을 늘린다.
- 책을 좀 더 읽어준다.
코로나로 인해 보육 및 교육기관에 아이를 보내지 않았지만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한다.
아내의 둘째 임신으로 좋은 타이밍은 아닐지 모르지만 또 긍정적인 면은 그만큼 휴식을 더 취할 수 있고 같이 있는 시간에 좀 더 집중 케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한다.
부족한 인풋의 양이 올라가 조금씩 조금씩 영어만을 구사하는 또래들과 비슷해지며, 한국어만을 구사하는 또래들보다는 늦어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로 되길 기대해 본다.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