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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윌버와 샬롯 Aug 29. 2024

다른 세상, 같은 세상!

: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스무 살, 이 동아리에 들어왔던 그때의 나를 칭찬해~


친구야, 나도 마찬가지야. ^^


어느 날 오랜만에 동아리 여학우가 뭉쳤어요. 그냥 정말 벙개였는데 솔직히 시간들이 다 힘들었을 텐데 신기하게도 단번에 쫘악 모인 거 있죠. 서로가 사는 곳도 먼데 말이죠.


같은 학교, 같은 동아리로 젊은 날을 함께 했던 친구들, 지금은 서로가 많이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사는 곳도 다르고 일도 다르고 키우는 아이들 나이대도 제각각이지만 우리는 같은 게 있어요. 외출할 때는 꼭 책은 챙긴다는 것!


어머, 뭐야.
너도 지하철에서 책 읽었어?


약속한 건 아니에요. 그런 일상을 살고 있는 내 친구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냥 그녀들의 가방 속에는 책 한 권이 있는 게 당연한 거니까요. 저처럼 말이죠. ㅋ


근데 참 재미난 건 말이죠. 학교 다닐 때는 함께 책을 읽어본 기억이 전혀 없다는 거예요. 그때 책모임이라도 할 걸 그랬나 봐요. 아니다, 그때는 그런 걸 원하지도 않았겠죠. 그보다 재미난 게 얼마나 더 많았던 시기인가요. ^^


떡볶이와 치킨의 흔적들. 먹기 전에 찍을 걸. ㅜㅜ


책을 보니 친구들의 관심사가 훤히 들여다 보입니다.


희곡에 미친 서점 하는 아이,

사춘기 아이를 키우며 더 좋은 엄마가 되고자 하는 아이,

삶의 지혜를 찾고자 하는 아이,

프로에서 더욱 프로가 되고자 노력하는 아이,


학부 때 전공은 모두 달랐지만 책을 곁에 두고 그 안에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어른으로 우리는 이렇게 자랐습니다.


"알만한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어서 돼요?"


네, 아주머니.

저희 완전체가 오늘 5년 만에 만났어요.

그러니 얼마나 재밌겠어요.

이해해 주세요.

저희는 잠시 세상의 시름을 잊은 20대 젊은 때가 되었거든요.


서로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시끄러웠던 호프집이었는데, 그곳은 마치 축구장처럼 모두가 응원하듯 떠들고 있었는데, 난데없는 어르신의 테러에 우리는 어리둥절했습니다.


어쩜 그분은 우리가 부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가 저리 재미있을까 하고 말이죠. 조신하게 집에 있어야 할 주부들이 이 밤에 여기서 뭐 하고 있나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괜찮습니다. 잠깐 돌은 맞았지만 우리는 이젠 그런 사소한 것에 멈칫은 하지만 다시 탄력을 회복하고 굴하지 않는 교양 있고 단단한 아줌마가 되었으니까요. ^^


친구들의 다음번 가방 속 책들이 궁금합니다.


너희가 내 친구들이어서 감사해!

근데 얘들아, 우리 또 언제 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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