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이번 명절에도 만두를 만드시겠죠. 남은 묵은 김치에 두부와 고기를 버무려 국물을 꼭 짜 만두소를 만드실 겁니다. 직접 반죽해 만든 말랑말랑한 만두피를 동그랗게 해주실 거고요. 두런두런 어머니 옆에 며느리는 없는 솜씨로 겨우겨우 소를 넣은 만두를 여미겠지요.
제게 어머니의 소울푸드를 꼽으라면 만두라고 말할 것 같아요. 친정에서는 떡국에 떡만 넣어 먹었는데 결혼해 시댁은 만두 없는 떡국은 상상할 수 없는 거였죠. 냉동만두가 아닌 손수 빚은 두툼한 만두! 너무나 많이 먹어 흔하디흔한 음식이지만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주려고 그렇게나 만두를 만드십니다. 그림책에서 보이는 손 큰 할머니에 결코 뒤지지 않으시죠.
아, 어머니 이제 그만하세요. 어머니 건강이 걱정되고 나이 많은 며느리가 이제는 얻어먹는 것에 어쩔 줄 모르겠습니다.
"일찍 눈이 떠져서 대충 만들어놨다."
어머니는 며느리 고생 안 시키려는 마음이신지 아니면 정말 잠이 일찍 깨져서 미리 하신 건지, 어두컴컴한 새벽에 출발해 일찍 도착해도 그 많은 전이 그새 부쳐져 있을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다 하시면 제가 민망하고 심심해요. 제 일도 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