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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May 02. 2022

딸배야

쇳가루 쳐 마시며 일했고

구덩이 똥 밟으며 일했고

발가락 꼼지락 되다 끽 하고 쓱 해 뒤질뻔도 했다

샤워하고 뽐좀 냈으면 몰라

젖같은거 땀좀 흐르면 더 당당하질 못해

젖탱이 몇개 허벅다리 몇개 보면

직업에 귀천 있단걸 누가 몰라

그런 내도 딸배는 상종 안했지 안했어 안해


음식 만들어 놓고 십분이 지나 이십분이 지나

직이고 싶다가도

얼마나 바쁘면 그럴까 하며 상종 안해

혼자 식당 안 일해 심심하나? 괴로우나?

물어 볼 만도 한대

얼마나 바쁘면 그리 상종 안해주네


쿠왕 내달리는 소리에 씨발것들

훽 가버리는 싸가지에 씨발것들


나라도 웃으면 달라지겄지 했다 하다

젖빠지게 일해도 가게 적자 본다는 형 말에

웃을수 없어

어떤 새끼들은 돈 벌겠지 하며 가슴이 앙 차가워지더라


급하게 내달리다 비명지르며 나자빠지는 놈도 봤다

건넨 음식 받아드는 손 추위에 퉁 부은 년도 봤다

언제 죽을지 몰라 무서 그만둔다는 놈도 봤다

비라도 내리는 날 상종안한다는 내도 가슴이 벌렁거려

물론 이 참에 디졌으면 하는 놈 하난 있어

이 따위것들이 차가워진 가슴 살짝 뎁혀 주더라


이쯤되면 아니 애초에 알고 있어

문제는 크게 크게 보일수록 외면 당한다


이쯤되면 그래 애초에 알고 있던거

직업에 귀천은 있다


월오백 우습다, 월천 버는 사람도 있다며

수줍게 말해준 딸배야

니가 버는 돈도 내가 벌었던 돈도 왜 천한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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