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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일 도슨트 May 13. 2020

파리 미슐랭은 별로야, 그래도 한 번

그리고 정말 정확한 기준인가? 파리지앵이 말해주는 미식

여행은 익숙한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가는 데에 큰 즐거움이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새로운 음식문화를 접하게 되는 데, 어떤 곳에서 무엇을 먹느냐 또한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파리에 오는 분들이 수많은 식당 중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까 고민될 때, 그 결정을 도와주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제일 쉽게 하는 것은 바로 네이버나 구글, 혹은 트립 어브 바이저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맛집 정보를 찾는 것입니다. 이미 방문한 사람들의 리뷰나 평점 등을 참고해서 선택하게 되는 데, 때로는 돈을 주고 거짓 리뷰나 평점 등을 조작해서 광고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신뢰를 줄 수 있는 매체나 곳을 찾는 데, 오래전부터 약 100여 년 전부터 음식이나 식당에 관해서 평가를 해왔던 곳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바로, 미슐랭입니다. 1900년부터 시작된 역사가 오래된 여행 관련된 음식 평가 잡지입니다.



코믹한 느낌의 미슐랭 이탈리아 편


미슐랭의 로고에는 타이어 모양을 한 남자가 등장하는 데, 이것을 보면 미슐랭이 왜 유명한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세기, 1900년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바꾸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중세 시대부터 많은 세월 동안 사람들의 이동 수단이 되었던 마차는 말의 힘을 이용해서 이동하면서 사람의 힘을 들이지 않고 이동하지만 단점이 바로, 이동거리와 속도였습니다.


그 속도는 지금의 자전거 정도인, 어떻게 타고 다녔을까 생각하면 끔찍한, 한 시간에 5마일 정도(약 8km) 가는 속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 최대 이동거리는 60 - 70마일(97 - 113km)였기에 서울에서 부산을 간다고 생각하면 고속철도인 KTX로 약 3시간여 걸리는 거리를, 3일에 걸쳐서 가도 도착 못하는 교통수단이었습니다.


1885년에 제작된 Benz의 차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일의 럭셔리 자동차 '벤츠 Benz'의 창립자 칼 벤츠 Carl Benz는 1885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량을 만듭니다. 새로운 교통수단의 발명은 사람들의 이동거리가 늘려 나갈 수 있게 하였고, 이후에 시속 100KM가 넘는 차량들이 등장하면서, 하루에 걸려서 도착하는 거리를 한 시간 만에 갈 수 있도록 만들면서 생활 반경이 넓히는 데 가장 공헌을 했습니다.



여행이라는 것도 이동거리가 늘어나면서 가능한 행위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유럽 전역을 누비면서 새로운 지역에 대한 방문은 고된 일이 아니라 유희, 놀이로 변합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의 중부 클래르 몽페랑 Clermmont ferrand이라는 지역의 타이어 회사인 미슐랭 michelin에서 자동차를 더 이용하게 하면 타이어의 소모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든 잡지가 바로 미슐랭 가이드, 불어로는기드 미슐랭 Guide michelin입니다. 프로모션의 성격으로 여행에 대한 정보를 적힌 잡지를 나누어 준 것이지요. 여행지에 대한 설명, 식당, 호텔 등입니다.


기드 미슐랭의 등급 Guide michelin


1900년에 프랑스 판의 출판을 이후로 다양하게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 지역들. 그거 아세요? 미셀린 책자는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고 합니다. 1926년부터 지금의 빨간색으로 변하게 되었다네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게 되어서, 1931년에는 미식 Gastronimie의 등급을 별로 정의하기 시작합니다.






: "

Une très bonne table dans sa catégorie

"


이 분야에서 매우 좋은 식당




: "

Table excellente, mérite un détour

"


훌륭한 음식, 우회를 선택해도 될 만한.




: "

Une des meilleures tables, vaut le voyage

"


최고의 음식, 여행의 가치, (이 식사를 위해서 여행을 떠나도 될)


이 식당들에 대해서 선정되는 기준이 명확하고 공신력을 가져왔던 이유는 다름이 아닌"익명성"입니다. 식당을 평가하는 데에, 왜 이 단어가 등장할까요? 여러분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그곳에 유명 음식 평가 단체에서 온다고 미리 알고 있다면 제가 평소에 손님들에게 내어 놓는 음식들 훨씬 더 신경 써서 기존에 쓰지 않았던 비싼 재료들까지 동원해서 준비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소위 말하는 "미슐랭 평가단"을 동원해서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한 끼에 30만 원 40만 원이 넘어가는 식사에 대한 모든 부분을 회사에서 지불하고, 식당에서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10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뢰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매년 그 갱신합니다. 올해 미슐랭의 별을 받았다고 해서 내년에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품질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변화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미슐랭의 비판점


미슐랭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비판적인 시각 중에 하나가 프랑스 음식과 일본 음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좋은 평가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 예를 제대로 보여주는 자료가 하나 있습니다. 다음은 전 세계의 미슐랭 3스타 리스트입니다. 만약 이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요리사 chef로서 최고의 영광스러운 자리이겠지요. 미슐랭의 별은 대부분 하나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갑니다. 정말 훌륭한 식당이라고 하더라도 한 번에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9년 자료를 보시면 별 3개가 가장 많은 나라가 일본과 프랑스로 공동 1위입니다. 이 나라들은 29개가 선정되어 있는 데, 2위인 미국과 무려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식당들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지요, 그래서 월스트리트 저널 The wall street jounal에서는 2010년 일본에서 별을 받았던 미슐랭 식당 중에 하나는 손님들을 너무나 많이 받아서, 도저히 미식 fine dining이라고 보기 힘든 곳이라며, 미슐랭이 프랑스와 일본 음식에 대해서 너무나 후하다는 비판적인 기사를 실기도 했습니다.


2019년 미슐랭 3스타 나라별 리스트



합리적인 미슐랭


미슐랭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해가 찾아오고 봄이 되면 프랑스의 부자들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사람 모양을 타이어가 있는 빨간색 책자(미슐랭 책자)"의 발간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어떤 식당이 미슐랭 3스타에 선정될까? 그리고 발표가 되면 바로 예약을 서두른다고 하지요.



한 번쯤 그런 식사를 여행자나 평소에 먹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미슐랭의 빕 구르망 Bib gourmand입니다.




1955년부터 생겨난 제도로 "좋은 음식을 적절한 가격에"라는 모토로 만든 제도입니다. 기존 미슐랭의 식당들이 미식 gastronomie라는 이름으로 가격 책정이 높다 보니 다수가 보지 않는 정보가 생겨난 등급입니다. 빕 구르망에 선정되려면 반드시 메뉴(전식, 본식, 후식)을 지역의 경제에 맞춰서 가격이 책정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Bib이라는 말은 미슐랭 맨(michelin man, 광고에 등장하는 타이어 형태로 만든) 캐릭터의 이름이고, gourmand은 미식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미화 40달러 이전으로 가격이 책정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파리의 수많은 식당들 중에 저는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미슐랭 1스타보다도 빕 고 르망에 선정된 식당들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맛도 훌륭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다음 편에서는 파리의 식당 중 제가 갔던 미슐랭 빕 구르망중에 가격 대비 좋았던 식당 몇 개를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하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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