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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영 Jul 19. 2024

85. 내가 만난 100인

MZ와 꼰대

그대들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 놓은 세상을 살고 있죠

우리는 앞으로 그대들이 만들어갈 세상을 살아가겠죠


우리가 만든 세상은 온갖 고쳐야 할 것 투성이죠

그대들이 만들어 갈 세상은 벌써부터 어렵기만 하죠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자주 하고

그대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하죠


우리는 말이 편하고

그대들은 글이 편하죠


그래서 우리는 전화통화가 편하고

그대들은 문자메시지가 편하겠죠.


지금은 그대들이 우리 밑에서 일을 하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그대들 밑에서 일을 하게 되겠죠.

취업문은 그대들이나 우리들이나 어렵긴 마찬가지겠죠.


우리는 예전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을 하고

그대들은 나중에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을 하죠

그리고 우리 둘 다 무슨 근거로 이렇게 확신하며 살아가는지 모를 일이죠.


우리는 매일 반복해서 하는 일도 꾸준히 실수를 하죠

그대들은 처음 하는 일에 주로 실수를 하죠

그래도 우리 둘 다  광활한 인생 앞에서는 그저 실수투성이일 뿐이죠.


우리는 오늘을 유지하기 위해 버티고 있고

그대들은 오늘을 좀 더 성장시키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죠


우리는 트림과 하품을 서슴없이 할 때가 있고

그대들은 비속어를 서슴없이 할 때가 있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는 같은 곳에서 시작하고

모두 같은 곳에 머물며

결국 인간대 인간으로 이어진답니다.


물론 우리들 눈에 보이는 것과

그대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완전히 달라요.

우리에게 그대들을 계속 어린아이처럼 보일 것이고

그대들에게 우리들은 계속 꼰대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약간의 시간차를 둔 인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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