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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OT Aug 11. 2023

일하는 장소 취향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공유오피스 이용권이 끝났다.

오늘로써 공유 오피스의 이용권이 끝났다. 이렇게 또 2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음을 느끼고 있다. 2달을 되돌아 생각해 보니, 벼르던 텀블벅을 보류하게 된 아쉬움을 달래고, 이용권을 끊은 기간을 어떻게 하면 알뜰히 보낼까 궁리를 했었다.


하지만 역시나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다는 것은 마음을 헛헛하게 한다. 지난 2개월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곳에서 2개월 시간을 보내면서 알게 된 내적가치가 있다면 일하는 공간에 대한 나의 취향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유오피스는 좋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나는 가장 좋은 것은 역시나 조용한 집이라는 생각이 있다.

집안에 있는 1인 사무실 같은 공간.

하지만 이것을 어찌 보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로망일 수도 있다. 지금껏 내가 일해왔던 환경에는 이런 종류가 있다. 후에 온전히 내 공간이 생긴다면 또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지금껏 내가 일했던 공간들은 이랬다.

1. 회사

2. 동네카페(자주 가는)

3. 낯선 카페

4. 공유오피스

5. 집


일단 내향형인 나는 3번 낯선 카페에서 일하는 것은 약간의 버거움을 느꼈다. 이는 내가 상상했던 디지털 노마드족의 모습이었는데, 막상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면서 시도해 보니 어려웠다. 차로 이동하지 않는 이상 노트북과 충전기를 함께 들고 이동해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피로감을 보상받고 싶어 이리저리 구경을 한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 가면 신선함보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여 약간의 피로함을 준다. 보통 도착 후 30분은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예쁜 곳에 와서 화장실 위치를 파악하고, 물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자리를 정해 앉았다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동선으로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묘하게 집중력이 흐려진다. 새로운 장소가 주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정보는 놀러 갔을 때 즐기는 것이 딱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카페는 어디를 가나, 3시간 있기가 사실상 어렵다. 프리랜서라면 식사끼니를 해결하러 집에 가야 한다. 오히려 직장인 일 때는 토요일 오전에 방문하여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장소지만 지금은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게 되면서 반나절 기분전환을 위해 갈만한 장소가 되었다. 직장인이라면 동네 근처에 주말에 한적한 카페를 하나 뚫어서 잠깐 사이드잡을 하기에 좋다. 그리고 익숙한 카페는 새로운 임무에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하는 경향이 있다.



5번 집은 집의 상황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자취를 하는 사람이라면 사실상 나는 최상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 한달살이를 하면서 느낀 바도 그렇다. 집이 일을 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는 가족이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주도권은 아무래도 부모님에게 당연히 있다. 어쩔 때는 이것만 마무리하고 식사를 하고 싶지만, 그런 내 마음을 속속들이 알리 없는 부모님은 끼니때 불쑥 뿔쑥 몰입을 깰 수 있다. 함께 사는 이상 가정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에 온전히 나 혼자라서 변수는 크게 줄어든다. 온전히 나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유동적인 작업은 물론 오히려 소리를 내어서 작업을 해야 할 작업의 경우 조용한 집은 나의 일을 따라서 독서실이 될 수도 스튜디오가 될 수도 있다.


사실 독립할 수 있는 집이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것인데, 이는 쉽지가 않다. 누군가는 쉽게 독립을 하라고 하는데 서울에 살면서 서울로 따로 독립한 친구를 1명 본 것 같다. 대부분은 대학을 입학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본가가 멀어서 자취를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직 자본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의 자산이 대부분 주거 초기 부담에 기여된다. 이런 면에서 지금의 나는 딱히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오직 나의 진짜 독립을 위해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


공유오피스는 다 좋다. 물론 그곳까지 가야 하는 시간과 금전적인 것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나 사무실을 차릴 예정이라면 들어가는 것이 금전적으로 더 이득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그 정도의 자본력을 가지려면 사실상 어느 정도 사업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일 것이다. 지금의 나로서는 사실상 한 달권을 끊어서 다니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1인 사무실을 구하게 되는 상황이라면 공유오피스는 아주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라운지를 이용하는 공유오피스를 이용하였지만, 다음에는 1인사무실도 함께 이용하고 싶다.


이제 다시 집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인데, 참 사람이란 게, 공유오피스로 가다가 안 가려니 가장 먼저 불편한 것들이 눈에 보인다. 일단은 책상이다. 나에게는 사실 책상이 없다. 작은 선반이 있는 데 생각보다 조금 낮은 편이라 아버지자세로 오랜 자세로 앉아 있기가 생각보다 좀 힘들다. 그래서 책상을 살 까 진지하게 고민이 되는데 일단은 동생이 직장을 나가는 사이 동생의 책상을 노려서 잠시 써볼까 한다.


요 며칠 동안은 다시 부모님과 어떻게 잘 지내며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을 하며 달라진 루틴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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