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HOOT Oct 14. 2023

결혼준비를 하며, 이혼 관련 유튜브를 보다.

내 마음이 편하고자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핑계될까 봐 무서운 마음이 든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요즘 오히려 이혼사유에 관한 유튜브들을 보고 있다. 결혼 관련 검색을 하니 의외로 알고리즘이 이혼 관련 콘텐츠를 소개해준다. 김 tv를 보다가 결혼하면 안 되는 여자로는 사치스러운 여자가 아니라, 분노장애가 있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이혼전문변호사는 이렇게 말한다. 결혼을 하기 전에 꽤나 똑똑했고 잘해나갔던 사람들이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지면서 집에 주저앉아 있는데, 남편은 똑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진급을 하고 여전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내는 것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박탈감은 분노로 남편에게 표출된다고한다.


그렇다. 상대적 박탈감. 과거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 가 생각을 하면, 질투가 많고 상대적 박탈감을 잘 느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결혼을 해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다. 결혼 그 자체로 그 얼마나 큰 프로젝트인가.


결혼준비하는 6개월은 무척이나 바쁜 시간을 보낼 것이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직장생활에 적응을 하는 것도 두렵고,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 소망해 왔던 1인기업가로서 활동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도 유감스럽다. 그런데 한편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그 기간에 따른 유한성이 있다. 공백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나이가 더 들수록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돈 벌 수 있을 때 벌으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머리가 어지럽다. 현시점에서 모든 것을 알고 과거에 이랬더라면, 회사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런 전제로 내게 주어 진 상황을 원망하기도 한다. 조금 더 빨리 준비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회사가 폐업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상상한다. 그런데 인생이란 게 내 입맛 데로 되지가 않는다. 회상을 하며 원망과 남 탓은 쉽다. 빨리 결혼준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보다 남은 시간을 어찌 효율적으로 보낼지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과 1인기업에 대한 고민이 쉽게 해결이 되지 않는다.


신혼부부가 가장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기간은 아이를 낳기 전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 커플이 자녀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노후문제까지 하여서 점점 돈이 들어가는 부분들이 늘어나니, 신혼부부일 때 가장 많이 돈을 모을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반대로 자녀가 없기 때문에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중요한 기간이다.


이미 회사를 2-3년 다니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퇴사를 하고 쉬는 기간에 취업과 동시에 결혼을 준비하려니 어려운 것이다. 보통 직장인보다 무척 힘들 것이다. 시기적으로 지금 입사를 하게 된다면,  욕먹을 각오를 하고 가야 한다. 결혼을 앞두거나, 기혼한 자녀가 없는 여성은 기피대상인력이다. 육아휴직의 가능성이 있는 1순위의 사람이 되고, 이는 아무래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영향이 간다. 결국은 이런 상황을 보강해 줄 인력을 구해주지 않는 사장이라던가, 아니면 사회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사도 결국은 이익집단이니 본인에게 위험분자를 끼고 고용할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스스로가 집에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을 결혼을 핑계 삼아, 취업을 거부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내 안에 선택이 먼저 정해지지 않아 내 마음이 편하고자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핑계될까 봐 무서운 마음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에너지 총량을 관리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