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이적편

천재 뮤지션의 노래들

by 서원경 변호사

오늘 천재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유시인 이적님이 <불후의 명곡>의 전설로 출연했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 진솔하고 시의성 있는 가사, 감수성을 깊게 자극하는 멜로디,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 전공과 상관없는 길을 선택한 자유로운 영혼..그가 가진 모든 요소가 뮤지션답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이적의 노래를 내로라하는 실력파 가수들이 부르니, 새벽녁이나 깊은 가을밤에나 느끼는 감성이란 게 흘러넘쳤다. 즐겨 듣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이적의 노래들에는 그 당시 내가 만났던 사람들, 그 당시의 상황들, 그리고 그 당시의 추억들이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곡에는 사람향기 나는 일상적인 가사부터 그만의 인생철학, 가치관과 세계관, 사랑의 진한 감정,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메세지가 담겨 있어, 대중가요의 격조를 한 단계 높여주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길은 아직 머니깐'이라는 첫 소절부터 위로가 되는 <같이 걸을까>, 코로나로 힘든 이들을 달래주고 당연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당연한 것들>, 함께 했던 추억을 숫자로 표현한 발상이 이색적인 <숫자>, 생애 한번의 뜨거운 설렘이 두번 다시 또 오지 않는건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모든 곡들에서 그의 천재성과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어린 시절 나의 영혼에 날개를 달아준 인생곡들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곡들이 오늘도 나를 포근하게 감싸준다. 잠시 복잡한 현실에서 빠져나와 부드러운 감성과 아름다운 낭만 속에서 저절로 치유가 된다. 이적 노래를 듣고 나면 힘들었던 일들도 순식간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는 마력이 있다.

[내 마음에 저장된 가사들]
<같이 걸을까>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길은 아직 머니깐
물이라도 한잔 마실까 우리는 이미 오랜 먼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니깐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길을 잃은 때도 있었지 쓰러진 적도 있었지
그러던 때마다 서로 다가와 좁은 어깨라도 내주어
다시 무릎에 힘을 넣어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어느 곳에 있을까 그 어디로 향하는 걸까
누구에게 물어도 모른채 다시 일어나
산을 오르고 강을 건너고 골짜기를 넘어서
생에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당연한 것들>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얼 누리는지
거릴 걷고 친굴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들
처음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봄이 오고 하늘 빛나고
꽃이 피고 바람 살랑이면은
우린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잊지는 않았잖아요 간절히 기다리잖아요

<숫자>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모두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생각을 멈추려고 해봐도 내 안에 나도 모를 작은 방이 있나봐
그곳에 웅크린 한 아이가 연필 하나 들고 써내려가는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이제는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네가 걸어왔던 적은 몇 번이었나 우리가 봤던 영환 몇 편
커피에 시럽은 몇 번 눌러서 넣었나
우리 처음 키스를 나눴던 시각과 제일 길었던 통화 시간
내게 이별을 선언할 때의 눈 깜박임
수없이 많았던 추억들을 감히 세어보려 밤을 지새 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이제는 숫자로만 남은 것 같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다가 새어 나오는 한숨은 삼키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음 언제쯤 이걸 그만 둘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말 한 적은 몇 번이었나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그땐 아주 오랜 옛날이었지
난 작고 어리석은 아이였고
열병처럼 사랑에 취해 버리고
심술궂게 그 맘을 내팽개쳤지

내가 버린 건 어떠한 사랑인지
생애 한번 뜨거운 설렘인지
두번 다시 또 오지 않는건지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오랜 뒤에 나는 알게 되었지
난 작고 어리석었다는 것을
술에 취해 집을 향하던 봄날에
물결처럼 가슴이 일렁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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