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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희수 Dec 24. 2019

내 자리 5

기억 자리 _ 20191031

기억이란 건 참 왜곡되기 쉽다.

오래된 기억은 말할 필요도 없고 

불과 얼마  기억도 그렇다.

지난주에 가족들과의 대화에서 분명히 내가 꺼냈던 말을 

언니는 자기가 했었다고 기억한다.

예전 같으면 발끈 했을 텐데 이제 내 기억에도 자신이 없다.

 번은 친구가 유난히 뽀얘 보여서 무슨 화장품을 발랐냐고 

물어봤더니 가방에서 꺼내서 보여주었다.

나도 사려고 찾아보니 이미 집에 있었다.


어떤 자리에 10명이 있었다면 7명은 일치감치 까먹었고,

3명은 모두 다른 기억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니 나 혼자 기억하는 어린 시절 기억은 긴 세월 동안

얼마나 휘어지고 쪼개지고 떨어져 나갔을까.

나이가 들수록 최근 기억보다 예전 기억이 잘 난다고 하는데 

정말 맞나 보다. 부정하고 싶어도 그렇다.

노안과 아주 흡사하다. 가까운 것이 더 어른어른하다.

벌써 돋보기를 껴야 하나 싶다. 자존심이 있지,

앞자리가 바뀔 때까지는 버텨볼 생각이다.

@seat6_minisu


어젯밤에는 갑자기 학창 시절 진짜 히스테릭컬 한,

선생이라고 하기도 싫은 인간이 생각나서 불쾌했다.

그 당시도 괴로웠는데 또 생각나는 게 분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스위치를 어디 뒀었는데 

한동안 쓰질 않았네.

다시 찾아서 그지 같은 기억들은 꺼버려야겠다. 뚝!

@mini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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