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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갑재 Mar 18. 2020

감히 교육을 상품화하다니?

당신이라는 상품


음식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클레임을 걸고 나오는가. 열에 아홉은 클레임조차 없다. 다신 안 가면 그만이다. 뭐 하러 클레임을 거는가.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 대체재는 많다. 갑자기 음식점 얘기냐고? 학원업이라고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점은 음식을 팔고, 학원 강사는 교육을 판다.


'숭고한 교육에 감히 판매라니?' 

속물같이 들려 불쾌한가. 교육은 돈을 떠나서 생각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 글은 진전되기 어렵다. 교육은 고결해야 할 것 같은가. 내면에선 높은 연봉을 받고 싶은 목소리가 강하지 않나. 정말로 그게 아니라면 무급 교육봉사를 해도 충분하다.


학원은 교육 상품을 철저히 '판매'하는 곳이다. 강의에는 가격이 매겨지고 사용 기한이 정해진다. 진열대에 오른 강의 상품은 한 달을 기점으로 재구매가 결정된다. 상품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상품으로 취급받긴 싫은데 돈만 많이 벌고 싶은 것인가.


퇴원생이 발생했을 때 이 문제는 명확해진다. 강사의 태도에서 모든 것이 드러난다. '공부가 하기 싫다고', '통학거리가 길어서', '그 학교 시험이 어려워서' , '그냥 그 놈이 이상해서'라고 탓해선 답이 없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하기 위한 자기방어기제 아닌가.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너를 가르쳤는데 네가 어떻게 감히...'(대충 결혼까지 생각했어 브금)


세상에서 가장 냉정한 판단법이 있다. 모든 데이터는 평균으로 회귀하게 되어있다. 갑자기 잭팟이 터져 해트트릭을 한 선수라도 수차례 경기가 계속되면 자신의 평균치로 회귀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평균회귀의 법칙이다. 평균적으로 내가 얼마나 많이 팔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는가. 퇴원생이 발생했다는 건 미안하지만 내가 팔리지 않은 것이다. 고객은 다시 구매할 이유를 못 느낀거고.


재미있는 건 이 모든 것이 강의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점에 들른 손님은 음식의 맛이나 가격보다 점원의 표정을 더욱 강렬하게 기억한다. 점원이 인상을 썼다면 더욱 강렬하게 말이다. 같은 맥주를 팔아도 '50% 할인'이 적힌 전단지를 뿌려대는 것보다, 선심 쓰듯이 한 잔을 서비스로 주는 것은 어떤가. 전자는 환경오염이지만 후자는 팬을 견고히 하는 과정이다. 맥주가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학원업에도 이런 재미있는 일들이 많다. 




#한달 #day2 #학원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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