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올리자마자 팔린다. 매진도 어렵지 않으니 장사의 신이 된 것 같다. 자연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판매왕의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마스크를 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적어도 파리는 날리지 않으니 이런 생각도 든다.
'아, 내가 장사를 좀 하는구나.'
대형 학원에 근무하는 강사들이 이렇다. 자신의 수강생은 모두 자신의 덕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그만두면 학생들도 모두 그만둘 거란 망상도 한다. HP가 바닥난 상대방에게 막타를 치고는, 자신의 공이라 여긴다. 남들 얘기 같지만 종종 나의 이야기이다.
대기업 직원은 자신의 명함을 잃어봐야 정신을 차린다. 신분증 대신으로 쓰이던 명함이 사라지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턱짓으로 부하 직원을 부리던 부장님은 이제 항공권조차 예매하지 못한다. 명함이 사라지니 얼핏 바보 같아 보인다. 부리나케 달려나가던 직원은 사실 부장님이 아니라 자신의 명함을 위해 뛴 것이었다. '내 명함아, 이번 달 카드값을 부탁해'라면서.
기저효과를 분석해야한다. 내가 아니어도 일어났을 결과를 냉정히 받아들여야한다. 기업의 매출을 따지기 전엔 반드시 환율부터 계산해야 한다. 트럼프 덕에 돈을 벌어놓고 성공한 기업가 행세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지금은 자신이 슈퍼맨 같지만 없어져도 그만이다. 없으면 아이언맨을 부르면 되거든. (사실은 아몬드맛 빼빼로가 없으면 오리지널 빼빼로를 사면 되지. 팔렸던 것도 롯데 마크 달려있으니 샀던거고.)
#한달 #day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