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내면의 소리를 따르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따라 충을 지키며 사는 것만큼 좋은 삶은 없다. 여기서 말하는 충'忠'이란 글자 그대로 자기 마음속 한가운데를 뜻한다. 영원한 道를 안다는 것은 결국 마음을 다하여 온갖 세상일을 냉정하고 객관적이며 사사로움 없이 공명정대하게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자의 말 도덕경/삼모미디어/2022/2판1쇄p42 중에서>
며칠 전 친구와 코엑스에 들른 나는 커피 수혈이 긴급히 필요했다. 친구는 일을 보고 커피를 take out 해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 간절했던 김이 모락 나는 커피 한 모금은 정신의 오아시스다. 오래간만에 들른 서점엔 쇼펜하우어의 책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음흠~~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함인가?라는 생각을 하며 돌던 중 노자의 책을 보자 친구가 생각났다.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책두 권을 구매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동양철학가가 바로 장자와 노자이기에. 실은 장자는 친구에게 좀 어려울 듯싶었다.
감자와 걷다가 만들었다. 떨어진 새영이 다시 태어난 기분이랄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시간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에는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다. 즉 삶과 죽음 같은 생리적 시간 그리고 약속과 기한처럼 주어진 기간의 시간 또한 추상적 개념으로 본다면 찰나의 순간을 감정으로 느끼는 시간 등 다양하다 하겠다. 요즘 내게 시간이란 생리적 시간과 주어진 시간의 연속이다. 실은 내겐 많은 여성들이 겪는 갱년기라는 것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무슨 근거였는지. 오만했었다. 일단 몸이 얻어맞은 것 같으며 더웠다 추웠다 하는 신체적 증상은 견딜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우울증을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 정신적 고통이 함께 있으니 산다는 행위에 회의감마저 들 때가 문득 있다. 집을 나서는 것조차 귀찮지만 요즘은 감자와 매일 나선다.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동네 할머니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감자. 내겐 제일의 사랑이다.
두 주일 후 감자와 하노이로 떠난다. 이번엔 처리할 일들이 제법 있어 한 달 이상 머물러야 한다. 지금의 힘듦을 잠시만 견디려 한다. 감자와 떠나 "네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라는 가삿말처럼 나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다가올 중장년의 삶을 계획하려 한다. 나는 나니까. 그리고 내 삶의 시간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시곗바늘이 아니라 바늘을 잡고 있는 나사가 바로 '나'이기에 단단히 바늘을 조일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
감자가 앞을보며 총총걸을 때면 늘 가슴이 메인다. 언젠간 나를 두고 멀리 저렇게 걸어가겠지 하는 생각에.'
비 내리는 만추의 아침. 우울함을 토로하는 나의 모습이 씁쓸하다. 에이~~ 즐거운 노랠 들어야겠다.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