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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Oct 23. 2021

불합격 통보, 받고 나서 꼭 해야 할 일

불합격을 통해 찾는 기회

합격자 발표의 시간. 두근두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메일을 확인한다. 


'이번에는 모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OO님의 소중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정중하게 이야기해도 기분이 나쁘다. 더 이상 읽고 싶지도 않고 그냥 꺼버리고 싶다.


하지만 차분하게 메일을 잘 읽어보자. 

때로는 채용을 진행하다가 모든 채용이 중단된 경우도 있고, 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마저도 아니어서 단순히 합격기준에 못 미쳐서 불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차분하게 불합격 메일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야 할 것은 '왜 떨어졌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나의 자기소개서가 급한 마음에 다른데 지원했던 것을 그대로 쓰다가 다른 회사 이름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면접까지 봤었다면 면접 관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천천히 복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다음에 다른 회사를 지원할 때는 그런 반성할 점을 잘 반영하여 그러한 점을 반복하지 말자. 


그래도 내가 도저히 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면?

불합격 메일에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는 연락처가 있다면 연락해서 물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해보지 않지만 의외로 답을 들을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잘 생각해보고 대략 이유를 알 것 같아도 전화해서 물어본다. 그러면 내가 기대했던 내용들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지 못했던 이유로 합격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듣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번은 상당히 매력적인 포지션에 지원을 했고, 그 업무를 해왔던 경력도 있어서 지원을 했지만 서류에서 떨어졌다. 이력서에 있는 내용은 이미 그 포지션에서 하고 있는 포지션을 충분히 경험한 자리인데 왜 떨어진 거지? 납득할 수가 없어서 해당 회사의 채용팀에 연락해서 물어봤다. 이번에 이런 포지션에 지원했고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역할인데 왜 합격하지 않았는지 정중히 물어봤다. 


"실무적으로는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것 같지만 그 자리는 나이가 좀 드신 분이 상징적으로 계셔야 하는 필요가 있다고 해서 나이가 어리신 것 같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별 거지 같은 일도 다 있다고 생각했다. 실력이 아닌 나이를 보고 사람을 뽑다니. 듣고 나니 미련도 없고 속도 후련했다. 이후 나는 해당 회사에서 다른 포지션으로 진행이 되었고, PT면접, 일반 면접을 통해 다른 포지션으로 입사해서 일을 하고 있다. 그때 PT면접을 보면 임원이 


"다른 포지션에 썼다고 했는데 그건 왜 떨어진 건지 아시나요?"


하고 물어봤다. 정말 모르는 눈치였다. 


"나이가 어려서 좀 더 나이가 있는 사람을 뽑고 싶다고 하더군요. 별로 납득되지는 않았지만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다고 생각하고 더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말하자 임원 둘이 서로를 쳐다보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표정으로 양 손을 치켜올려 보였다.


사실 이건 경력직이고 많은 사람을 뽑지 않기 때문에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대학생 때 어떤 공공기관의 해외봉사활동 단원으로 지원한 적이 있다. 1년에 한 번 선발이 있어 한 번 불합격하면 1년을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떨어졌다.


나의 결심은 1년을 더 준비해보자 였다. 그리고 전화해서 물어봤다. 


"지원자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름을 물어보고 수험번호를 물어보더니, 


"아, 네 평가 점수를 보니까 영어 점수도 좋고 논술 시험 면접시험 모두 좋은데, 실기 시험 점수가 다른 참가자들보다 낮아서 불합격하셨네요."


정말 의외였다. 다른 점수들은 평균 이상인데 실기점수가 낮다니. 나는 그다음 해까지 1년 동안 실기시험만 준비했다. 거의 매일 밤 실기시험 치르는 순간을 상상하며, 낮에 연습했던 내용들을 시험장에서 시행하는 시뮬레이션을 혼자 했다.


그리고 1년 뒤 합격했다.


만약 내가 화가 나서 더 이상 도전하지 않겠다고 결정하고, 불합리하다고만 생각했으면 절대로 그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정말 전화한다고 불합격 이유를 알려주기나 할까? 반신 반의 하며 전화를 했지만 정말 상세한 이유를 듣고 내가 집중해서 보완해야 할 점을 알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활동 경력은 이후의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나는 어떤 도전에 실패하면 무조건 그 이유를 생각하고 다음 도전을 준비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재도전할 때 그 배움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선배는,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지원을 했는데 불합격을 해서 전화해서 물어봤다고 했다. 그러자 인사팀에서 정말 우리 회사에 오고 싶다면, 본인이 지원한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지원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고, 실제 지원해서 합격해서 오랫동안 해당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모쪼록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불합격 통보를 받고 단순히 포기하지 마시고, 혼자 생각하면서 괴로워하지 마시고, 전화해서 속 시원하게 물어보시기 바란다. 


의외로 당신은 성공에 꽤나 가까이 있었고, 재도전을 통해 성취할 수 있으며, 의외로 다른 기회를 찾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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