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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Nov 01. 2021

면접관이 면접에 늦은 지원자에게 하고 싶은 말

솔직히 이랬습니다

면접관으로써 기억에 남는 지원자들이 가끔 있다.

자주 잘해서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별로 안 좋았던 지원자들이 기억에 남을 때가 있다.

보통은 '와... 정말 면접 보러 오는 준비도 안됐네' 하는 경우가 많다.


모쪼록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런 실수는 하지 않으시길 바라며 글을 시작한다.


몇 년 전, 어느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을 진행할 때였다.

면접시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은 지원자가 있어서 이후 지원자를 먼저 면접을 진행했다. 그리고 1명을 먼저 진행하고 나서 해당 지원자가 도착해서 면접의 기회를 주었다.


면접장으로 지원자가 들어왔고, 첫 번째 질문은,


"면접에 늦으셨는데 혹시 무슨 일 때문에 늦으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지원자는 크게 당황하지 않고,


"설거지하고 집안일을 하다가 시간이 이렇게 늦었는지 몰라서 좀 늦게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사실 답변을 들은 나와 다른 면접관들도 당황해서,


"네? 설거지를 하다가 늦었다고요?"


"네, 설거지가 좀 밀려있는데 제가 설거지가 밀려있는 것을 싫어해서요"


뭔가 당당한 지원자의 답변에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회사 면접인데 설거지보다 일찍 출발하는 게 먼저 아니었을까요?"


지원자는 대답이 없었다.


사실 대답도 대답인데, 특별히 미안해하는 느낌도 없었고 죄송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렇다고 이후의 면접 내용이 특별히 인상 깊지도 않았고, 결국 지원자는 불합격했다.

면접 시작부터 끝난 이후까지도 면접관들과 공통된 인상이 '별로 우리 회사에 오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면접에 늦으면 안 된다. 면접 시간에 늦을 이유들을 미리 제거하고 만약 불가능하다면 면접 시간이 변경이 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 만약 낯선 지역에서 보는 면접이라면 시간이 있을 때 미리 한번 그 장소까지 이동해 보고 이동시간을 체크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지도 어플에서 거리와 시간 측정이 가능하니 안되면 그 정도라도 체크해보고 넉넉하게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늦었더라도 일단 늦은 것에 대해 명확한 사과는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면접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준비를 했다. 면접관들도 면접을 보기 위해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어가며 예상 질문도 준비해서 들어왔는데 불가피하게 늦을 수는 있지만 사과도 안 하는 것은 그냥 면접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물론 사과로 시간을 다 보내라는 뜻은 아니다. 당황하지 않고 처음 시작할 때 사과를 하고, 이후의 면접을 잘 봐서 만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면서, '제가 오늘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면접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도의 인사까지 하는 것을 추천한다.


면접이나 시험을 보는 것은 면접이나 시험의 내용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시험이나 면접을 볼 때 나의 몸상태, 해당 장소나 분위기에 대하 나의 적응, 시험이나 면접의 운영 형태 등을 알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수들이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해당 무대에서 직접 리허설을 해보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학생 시절, 기다리고 기다리던 결전의 면접 전, 주말에 미리 면접 보는 회사가 있는 동네를 보고 온 적이 있다. 면접 장소는 테헤란로의 멋진 빌딩들이 많이 있는 곳의 한 빌딩의 사무실. 내가 살고 있던 곳에서 지하철로 이동해서 지하철 입구에서부터 회사 건물 입구까지 걸어도 가보고, 미리 도착해서 다시 한번 자기소개서를 보며 면접을 준비할 만한 카페도 알아보고, 회사가 몇 층에 있는지 등을 보고 돌아왔다. 만약 면접 당일에 처음 와봤다면 더 긴장했을 텐데 오히려 한번 와왔던 곳이라고 긴장이 훨씬 덜 되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면접이라면 이런 방법도 추천한다.


면접에 늦으면 늦은 자신도 굉장히 당황스럽다. 당황하면 면접에서도 잘 답변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서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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