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은 내게 왜 질문을 하라고 할까?
"오늘 제가 많은 질문을 드리고 잘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반대로 지원자분이 질문이 있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면접관으로 들어가면 내가 하는 질문이기도 하고, 내가 지원자로 면접을 볼 때마다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대부분 내가 면접관으로 이러한 질문을 하면 10명 중 8명 정도는 없다고 대답을 하며, 질문을 하는 2명 중 1명 정도만 이 질문을 기회로 잘 활용하는 것 같다.
마지막 질문이 기회라고?
면접의 답변을 보고 지원자의 수준을 판단하기도 하지만, 질문의 수준을 봐도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답변으로 보여줄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도 있으며, 정말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면서 해당 직무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어필할 수도 있는 기회이다.
보통 마지막 질문은, 회사, 지원 직무, 면접 및 추후 절차 등을 물어본다.
회사에 대한 질문은 보통 회사의 비전이라던가 인재상, 현재 회사의 우선순위에 관한 질문이다.
"현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 가치나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필자가 지원자로 면접에 참여하면 면접관에게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이다. 보통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내가 지원하는 회사의 수준을 볼 수 있기도 하며, 면접관이 지원자를 새롭게 보게 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면접관으로써 정석적인 답변은 회사의 비전에 연결하여 설명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지원자분이 생각하는 것은 어떤 건지 역으로 여쭤봐도 될까요?"
라고 다시 답변의 기회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답변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역시 정석적인 답변은 회사의 비전과 연결하여, 최근 언론에서 다루어진 해당 회사의 행보나 이슈를 예시로 들어 답변하는 것이 가장 무난한 답변이다).
그 외에도,
"면접관님은 회사를 다니시면서 직원으로서 어떠한 점이 자랑스럽고, 어떤 점은 아쉬운지 말씀 주실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으로,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약간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면서,
"저도 그런 부분 때문에 이 직무를 선택했는데, 감사합니다"
정도로 내가 이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될까요?"
등의 질문으로 앞으로의 절차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궁금하면 가능하다.
그리고 약간 분위기 봐가면서 해야 할 질문은,
"저는 오늘 최선을 다해 면접을 준비하기는 했는데, 혹시 제가 지원자로서 면접을 볼 때 개선하면 좋을 피드백을 좀 주실 수도 있을까요?"
이 질문은 몇 번 해봤는데, 확실히 면접관 별로 온도차가 느껴졌었다.
"전반적으로 저는 긍정적으로 들었고요, 논리적으로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보통은 이런 반응이면 통과),
"글쎄요, 제가 면접에 대한 피드백을 드리기보다는 이후 인사팀을 통해 들으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답변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합격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었다).
면접은 그 회사의 문화를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소개팅의 목적이 맹목적인 '솔로 탈출'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자기 어필이듯, 면접의 목적이 단순히 '취업'이 아니라 그 회사에 대한 이해도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어진 기회를 통해 꼭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한 것은 꼭 물어보자.
어떻게 보면 정말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