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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햇살 May 10. 2024

어른으로 익어가는 시작-

인간으로 살아가기

봄이 왔네요

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새싹이 어느새 푸르른 잎을 틔우고 꽃을 피웠내요

꽃은 봄을 화려하게 수놓고 떨어질때쯤

열매를 맺었어요

열매는 따뜻한 햇빛과 빗물을 머금고 점점 성장하고

자신이 무르익어감을 알고 나무와 이별할 준비를 하죠

이제 열매는 누군가에게 자신을 다 내어주고

그렇게 남은 씨앗은 다시 생명을 틔울 준비를 해요


제가 바라본 삶은 과실수 같아요

저는 잎사귀고 꽃이고 열매고 씨앗이 될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무릇 과실수만 삶에 비견 될까요?

아니죠..무엇이든 삶이 될수 있죠

다만 푸르른 5월에 나무가 그러하듯

파랗게 펼쳐진 하늘이 그러하듯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나는 어디만큼 자라고 있나…

과실수처럼 나를 비추어 생각해 보게 되네요


이제 갓 생긴 어린 열매의 시작인지,조금씩 익어가는 열매인지,아님 아직 뭣도 아닌 떨어진 꽃에 잔재인지-


20대 초반,직장내에서 30대 후반인 선배들 바라보던 저는 그때 그 선배들이 무척 어른스러워 보였어요

어린 마음에 왠지 어른은 저 정도 나이가 되야 좀 어른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왜냐하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고 한 가정의 가장이고 사회적 위치도 안정된 곧 마흔을 앞둔 나이…

그게 그땐 더욱 어른스럽게 느껴지고 저에겐 한참 멀게만 느껴졌던 때가 있었어요


근데 제가 그 나이를 훌쩍 지나고 보니 30대 후반은 너무 젊은나이였더라구요

그리고 그때는 그 선배들 얼굴안에 숨겨진 그림자는 잘 보지 못했던것 같아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익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무거워 지는 현실을 받치고 있는 얼굴의 그림자를 좀처럼 알아차리기에 저는 아직 어렸으니까요


물론 마흔이 되었어도 모두가 무르익지는 않아요

과실수 나무에 열매조차 맺히지 못할수도 있죠…

인간의 삶이란 변수가 많아 자연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열매처럼 인생이 꼭 같게 펼쳐지진않아요

그래서 마흔이 되었다고 갑자기 열매를 맺지는 않지만현실을 깨닫기는 하죠-


삶은 선택에 연속이니까요

과실수 처럼 자연이 선택해준 삶은 살수 없어요

그래서 결국 익어가는 열매와 썩어가는 열매로 남을지도 선택하게 되어요


저의 마흔은 계속 꽃이였어요

그리고 그 즈음 결정을 했죠

열매다운 열매가 되어가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요


이제 마흔 중반을 넘기니 아주 조금 어른이 된것 같아요

20대 초반 멀리서 바라보던 선배들 나이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이제 조금 어른에 다가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니 저는 좀 더디 커카는 열매 같아요


좀 늦으면 어때요…

끝은 알수 없지만 다시금 씨앗으로 돌아가고 싶으니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것 만으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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