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배신의 메아리
“쿨럭... 거의... 다 됐습니다.”
이바노프 중사의 헬멧 캠이 보내오는 영상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지직거리는 방사능 노이즈 너머로 그의 거친 숨소리와 금속을 비트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베를린 안가의 스피커를 통해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그의 시야에 잡힌 핵융합로의 연결부는 이제 단 하나의 볼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방호복 계기판은 이미 생명의 한계치를 넘어선 붉은 경고등을 미친 듯이 점멸하고 있었다.
톰슨 장군과 ‘스피어’ 팀, 그리고 베를린의 ‘프로메테우스’ 팀원들은 숨을 죽인 채 한 군인의 마지막 사투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 누구도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모든 말은 이 숭고한 희생 앞에서 의미를 잃었다.
바로 그 순간, 안가의 다른 쪽 스크린에서 경고음이 울렸다. 스발바르의 ‘그림자 컨소시엄’ 중앙 서버에 접속한 알렉산더 팀의 데이터 흐름을 추적하던 린 샤오위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상해요... 이건 파괴 패턴이 아니에요. 오히려... 시스템의 제어권을 장악하려는 시도에 가까워요.”
다카하라 준 교수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복잡한 데이터 스트림을 응시했다.
“틀림없어. 저 자, 서버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통째로 삼키려는 속셈이야! 우리를 이용해 컨소시엄을 제거하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거야!”
분노가 회의실을 채웠다.
그들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동료의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는 동안, 알렉산더는 그 뒤에서 가장 달콤한 과실을 훔치려 하고 있었다.
“연결을 끊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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