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산의 숨결
한반도와 중국의 국경을 가르는 압록강 상공은 칠흑 같은 어둠과 광기 어린 폭우가 지배하고 있었다.
스텔스 수송기의 화물칸에서, 톰슨 장군과 ‘스피어’ 팀은 마지막 장비 점검을 마쳤다.
그들의 헤드셋 너머로 ‘네메시스’에 있는 이수민의 차분하지만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하 지점은 제가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약초를 캐러 다니던 곳입니다. 그곳의 지형은 제 머릿속에 있어요. 위성을 피할 수 있는 가장 깊은 협곡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지질학자의 분석을 넘어, 고향의 산을 지키려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강하가 시작되자, 거대한 자연은 이방인들을 거부하려는 듯 거세게 저항했다.
찢어질 듯한 바람과 번개가 그들을 위협했고, 땅은 수 분 간격으로 미세한 경련을 일으켰다.
백두산이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7분 후, 알렉산더의 위성이 발사각에 들어섭니다! 그전에 중계기를 무력화해야 해요!”
린 샤오위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네메시스’에서는 사이버 전쟁이 절정에 달했다.
그녀와 다카하라 준은 알렉산더가 구축한 철벽같은 방화벽에 균열을 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마침내 톰슨 장군의 팀은 폭포 뒤에 교묘하게 위장된 동굴 입구를 발견했다.
알렉산더의 용병들이 지키는 중계 시설이었다.
소음기를 낀 총성이 빗줄기를 뚫고 울려 퍼졌고, 인류의 운명을 건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치열한 교전 끝에 그들은 마침내 시설의 심장부에 도달했다.
거대한 수정 기둥처럼 생긴 공명 중계기가 푸른빛을 내뿜으며 지축을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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