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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자연인 Mar 08. 2023

틀밭

따뜻한 봄날 주말에 큰 벽돌 50장을 사다가 절반을 써서 슈필라움에 틀밭을 만들었다. 일전에 도윤이가 자주 읽는 추피 책을 보고 꽃을 심고 싶다고 했다. 폭은 세장 너비는 열 세장이 들었다. 큰 벽돌 간에 단차를 맞추기 위해 삽으로 흙을 파거나 돋았는데 도윤이가 필요하다며 삽으로 흙을 가져갔다.


방해만 하던 도윤이가 한 동안 안 보였는데 오렌지를 들고 나타났다. 틀밭에 흙을 채우는 걸 도와달라고 하니 그건 또 잘 도와줬다. 틀밭에 흙을 절반 정도 채우고 힘들어서 다음에 하기로 하고 관뒀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도윤이는 틀밭에 소시지를 심고 문어도 심고 싶다고 했다. 안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속으로 나도 저렇게 생각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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