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gi Aug 20. 2024

복숭아 디저트, 코블러(Cobbler)

  나는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꽤나 많이. 빵, 과자, 케이크, 과일, 젤리,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 가리지 않고 늘 먹는다. 설탕은 아무래도 건강에 썩 좋은 것은 아니니 많이 먹으면 안 좋지만 그 다양한 달콤함의 세계는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정말이지 참는 사람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사 먹는 것보다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설탕량을 조절하기 쉽다. 꼭 필요한 양만 넣어도 좋고 대체당을 사용할 수도 있으니깐. 설탕과 더불어 버터나 계란 등 다른 재료들도 나에게 맞춰서 만들면 꽤 건강한 디저트 생활을 잘 이어갈 수 있다(아무래도 나에게 디저트 없는 삶은 싫다!). 버터를 빼고 견과류를 가득 넣은 비스코티는 늘 구워서 먹는다. 시나몬이나 카카오 닙스를 추가로 넣기도 하고, 커피 가루나 코코아 파우더를 조금 넣어 먹기도 한다. 따뜻한 커피와 비스코티 몇 조각만 있으면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시간 동안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진다. 하루에 한 번,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오후 3시면 종이 울리고 모두 준비한 디저트를 꺼내고 커피를 내리는 상상을 한다.).


 요즘엔 여름을 맞이해 복숭아를 이용한 디저트를 만들었다. 바로 복숭아 코블러(cobbler)이다. 과일 필링 위해 비스킷처럼 만든 반죽을 덩어리째 올려 구워내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얹어 먹는 뜨겁고 차가운 디저트다. 위 방법 외에 묽은 반죽을 만들어 과일 필링과 섞어 한번에 오븐에 구워내는 조금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나는 뒤의 방법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촉촉하고 흐믈흐믈 거리는 식감의 뜨거운 코블러에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푼을 얹는다. 위에 계피 가루도 톡톡 뿌리면 좀 더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새콤달콤한 천도복숭아가 잘 어울리지만, 블루베리나 백도, 자두 등 다양한 과일로 만들 수 있는 디저트이다. 요즘은 이 코블러에 제대로 빠져서 안 먹는 날이 없을 정도이다.


 코블러는 굉장히 사랑스럽고 포근하다. 소박한 레시피의 디저트는 나를 더 편하게 만들어 준다. 따뜻하고 달콤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코블러 한입에 오늘 하루치의 행복을 채울 수 있다. 이토록 맛있는 복숭아도 여름이 아니면 못 먹는 과일이니 또 여름이 고맙다. 잘 구워진 코블러를 보면 마음이 벅차고 뿌듯해진다. 시원한 커피와 디저트 한 접시는 이 무더운 여름과 반복되는 매일에서 나를 구한다. 참 사랑스러운 여름이 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