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초의 기록
지난 주말에도 데이트 남 AK를 만났다.
근데 그 전주와 많이 달라진 느낌이라 약간 얼떨떨.
분명 내 기억엔 말수 없고 수줍어하던 사람이었는데, 이번엔 조잘조잘 말도 잘 하고, 식사하면서 좀 더 사적인 얘기를 하면서는 엄청 나름 씬나하면서 얘기하고, 같이 오후 3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놀았는데도 계속 얘기하고 싶어해서 놀랐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급 바뀔 수 있는 거?
원인으로 추측되는 몇 가지는
1. 지난 번 데이트 중,
나는 대화가 중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몇 달 전 만났던 데이트남 S 와 안된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한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이 얘기를 듣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을 하는 거 같기도 하고,
2. 아님 천천히 친해지는 성격이라서 조금씩 친근감이 들어서 편하게 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하다.
3. 내가 본인에게 호감이 어느 정도 있는지 확신이 없었는데, 이번에 데이트하며 팔짱을 살짝 끼고, 나름 더 호감표시를 하려고 노력한 걸 보고 자신감이 더 올라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위의 중 하나일수도, 모두 다 일수도, 모두 다 아닐수도있으나 결론은 말수가 확 늘어서 나는 좋다.
듣기만 해도 되구, AK에 대한 정보를 더 단시간에 수집할 수 있으니 좋다.
급 AK의 MBTI 가 궁금해졌다.
확신의 I 와 P 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나머지는 약간 아리까리해서 MBTI 를 물어보니 봤는데 기억이 안난다고 하길래 링크까지 친절하게 보내주며 봐보라고, 궁금하다고 하니 INFP - A 라고 보냈다.
INFP 구나아. 역시 서로 대화가 원활하게 통하진 않았어도 은근 유대감이 느껴진 이유가 있었어!
둘 다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 가족 및 친구들과의 퀄리티 시간 - 이 비슷하고, 또 감성적이고 공감력도 좋은 편이라 이 점도 비슷한데.
관심사 여러 개 열어두고 막 헤집어 보는 나와는 달리 관심사 하나 두개만 딱 집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향이라 나에게 없는 점이라 대단해보이고.
또 약간 독하다고도 생각되는 식단 관리를 해내는 거 보면서 자기관리랑 절제 잘하는 것도 대단해보인다고 생각.
철학이랑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나면 관련 책들을 읽는데 최근엔 칼융의 The Red Book 을 읽고 있는다고 한다. 나도 칼융 좋아하는데 책을 딱 잡고 읽어본 적은 없네.
지지난 주는 기차역에서 헤어지기 전에 급 시골 똥강아지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라,
아 다시 못볼 것 같아서 그러나보다 짐작하고, 우리 다음 주에 또 만나자하고 보냈는데,
지난 주는 기차역에서 밍기적 밍기적, 8시간이나 같이 붙어있었는데 가기 전에 차를 마시자길래 너무 피곤하다고 집에 간다고 하니 얼굴에 아쉬움이라고 쓰여져있어 길게 안아주었다. 그러니 다음 주에 또 볼래?라고 물어봐서 그래!라고 답했다.
연애도 체력이 되어야 하지. 하루 반나절 밖에서 뽈뽈 거리면서 다니는 거 진짜 힘드네 ㅠㅠ
나는 내 나름대로 호감 표시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AK가 계속 불안해하는 느낌이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손도 잡고 해야겠다고 생각. 음흉한가요...? ㅋㅋㅋ
이번에 놀란 건 정신차리고 보니 내가 그렇게 AK 사진을 찍어대고 있더라. 이전에 데이트할 때는 뭐 안찍은 경우도 많고, 많아봤자 한 두장?인데, AK는 내 눈에 인물이 좋으니 계속 찍게 돼...
그래 역시 난 얼빠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