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우리에게 남는 시간은 무엇으로 채울까?

by 바담풍


AI가 바꿀 노동의 풍경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현재 직업 상당수가 사라지거나 변할 것이라 예측한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대 8억 개의 일자리가 자동화로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법률 검토, 의료 진단, 재무 분석 같은 전문직 영역까지 AI가 침투하고 있다.


'평생직장'은 이미 옛말이 되었고, 고용은 불안정해지며, 디지털 플랫폼 노동이 중심이 되는 시대다. 우리는 곧 하루 네 시간만 일하거나 아예 전통적 의미의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 세상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2023년 샘 알트먼은 의회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AI가 가져올 가장 큰 도전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일의 의미를 잃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이 진짜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남는다. 일이 사라진 그 시간을 우리는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인간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행복해지지 않는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에 따르면, 실업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우울증과 불안장애 발생률이 63% 증가한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의미'다. 삶의 이유를 잃은 사회는 어떤 첨단 기술보다 위험하다.


정년퇴직한 직장인들이 무너지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본다. 수십 년간 조직 안에서 ‘부장님, 이사님’으로 불리던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는 순간,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잃는다. 아침마다 입던 양복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고, 누구에게도 보고할 일이 없어진다. 처음엔 자유처럼 느껴지지만 곧 공허로 변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도 사회적 연결이 끊긴 인간은 외롭고,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느낀다.


직장이 곧 나였던 사람들에게 일이 사라진 자리의 경험은 공허함이 아니라 존재의 소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대 남성 자살률은 OECD 최고 수준이다. 퇴직 후 1년 내에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은 직장 재직자보다 약 세 배 높다. 이는 단순히 노년의 문제가 아니라, ‘일’이 곧 ‘존재의 이유’였던 세대가 의미의 단절을 경험하는 사회적 증후다.


많은 사람이 일에서 자아실현, 타인과의 연결, 사회에 대한 기여를 찾는다. 일의 의미를 잃게 되면 삶의 목적의식과 만족감이 저하된다. 이는 우울감, 무기력증, 소외감으로 이어진다.


AI가 바꿀 노동의 변화에서 일자리 감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바로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 결정해 주면 편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생각하는 힘을 약화시킨다.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점점 퇴화하는 것이다. 마치 내비게이션만 보다가 길을 외우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판단력이 약해지면 AI가 없는 상황에서 불안하거나 무기력해진다. 더 나아가 AI가 우리의 일상과 선택에 깊숙이 개입하면 인간 고유의 가치와 존엄성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결국 우리는 기계에 의존하는 존재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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