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도 없는 아주 작은 시절부터
나는 어떤 꿈을 꿨다.
숲보다도 큰 사과가 구르는 꿈.
그곳은 분명히 숲속이어서
성냥같은 나무들이 빽빽했다.
굴러오는 거대한 사과를 피해
나는 계속 달렸다.
그러다 겨우 잠에서 깨면
촘촘한 식은땀에 온몸이 더웠다.
눈에선 눈물이 계속 샜다.
악몽이라면 늘 그랬다.
사과는 매번 같은 속도로 굴렀고
하릴없이 달리던 나는
눈물에 젖어 찬 얼굴을 만들었다.
기억에도 없는 어느 시절엔가
더이상 그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은
그 무서운 꿈이 보고 싶었다.
뒤척거림 속에서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도 모를
컴컴함 속에서 그랬다.
오늘밤 꿈에
숲보다 큰 사과가 굴러온다면
나는 작았던 내가 그랬듯
잠에서 깨어 울어버릴까.
그런 꿈을 꾸다
눈물이 나기엔
그래, 난 너무 커버렸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밤이 오면
그 이상한 꿈을 꾸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