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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 Oct 27. 2021

이상한 꿈에 대한 이상한 생각


기억에도 없는 아주 작은 시절부터

나는 어떤 꿈을 꿨다.


숲보다도 큰 사과가 구르는 꿈.

그곳은 분명히 숲속이어서

성냥같은 나무들이 빽빽했다.

굴러오는 거대한 사과를 피해

나는 계속 달렸다.


그러다 겨우 잠에서 깨면

촘촘한 식은땀에 온몸이 더웠다.

눈에선 눈물이 계속 샜다.


악몽이라면 늘 그랬다.

사과는 매번 같은 속도로 굴렀고

하릴없이 달리던 나는

눈물에 젖어 찬 얼굴을 만들었다.



기억에도 없는 어느 시절엔가

더이상 그 꿈을 꾸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은

그 무서운 꿈이 보고 싶었다.

뒤척거림 속에서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도 모를

컴컴함 속에서 그랬다.


오늘밤 꿈에

숲보다 큰 사과가 굴러온다면

나는 작았던 내가 그랬듯

잠에서 깨어 울어버릴까.


그런 꿈을 꾸다

눈물이 나기엔

그래, 난 너무 커버렸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밤이 오면

그 이상한 꿈을 꾸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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