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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 Apr 06. 2023

더이상의 봄


달밤을 비추던

어제의 목련잎은

하루 새

발아래 초라함만 남긴다.


스치는 훈풍에도

앓는 이가 있다는 건

매정한 봄비 때문이지

봄비의 매정함을 알아버린

우리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두 눈에는 언제나

눈물이 고여있었더랬다.

겁 없이 찾아온 것들을 가두기 시작했다.

슬픔을 내려뜨리는 데에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현관에 들어선 봄을

안아줄 수 없어도

지는 해의 아쉬움이

창문 너머 번질 때면

설익은 꿈을 꾼다.


툭툭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을 설친다.

여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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