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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치 Dec 14. 2021

침대에서의 20시간

누워서  끝을 까딱거리고 있어

남의 집에서 티비 보는 건 좋아하지만 우리 집에서 티비는 썩 안 보게 돼

왤까

혼자 방에 있을 때는 적막한 게 좋아

휴대폰으로 게임할 때도 소리를 줄여두고 하게 돼

사실 나는 고양이들만 아니면 1.5룸이어도 괜찮을지도 몰라

20시간 동안 침대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야

그래도 난 나중엔 우리 집에 식물들이 지낼 온실도, 고양이들이 바깥 구경할 테라스도, 누가 놀러 오면 손을 잡고 이끌 베란다도 있었음 하는 바람이야

내 방은 창문이 컸음 싶은데 그게 산이 보이는 방향이었으면 좋겠어

겨울 아침에 눈 오는 걸 오랫동안 보고 싶거든

늦게 퇴근한 B와 방금 저녁을 먹었으니 난 아무래도 좀 더 뒹굴거리다가 잠에 들어야겠지

머리맡엔 티비를 틀어뒀어

피아노로 연주한 캐롤들을 잔뜩 들을래

잔뜩 듣다가는 레이니 무드를 틀고 눈을 감아야지

또 월요일이 온다니 이를 앙다물게 되지만

금방 또 지나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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